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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신입이 만들었다고? 유명 배우·아나운서도 놀랐다

조회수 2020. 9. 16. 06: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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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못만드냐"는 신입사원 한 마디에 사장님은..

세정력은 강한데 자극없고 고급스런 클렌징밤 없을까?

클렌징 오일 밤 내놓은 ‘바바라도로시’ 전진수·박민우씨

“우리도 우리 것 만들자” 화장품 판매회사 직원들의 도전


“화장품 판매회사에 취직했지만, 언젠가는 우리 회사 이름으로 좋은 화장품을 만들어 보고 싶었어요.”


최근 고급 클렌징 밤(Balm) 제품을 출시한 ‘바바라도로시’의 전진수(35) 책임, 박민우(29) 주임의 얘기다. 바바라도로시는 중견 화장품 판매업체 예건에프앤씨(F&C)가 선보인 화장품 브랜드다. 화장품을 판매만 하던 회사가 브랜드 개발이란 신사업에 나서면서 경험이 전무한 20~30대 직원 두 명만 달랑 보냈다는 점이 의외다. 하지만 이들은 2년만에 클렌징 밤 ‘매직 리얼 딥 클린’을 성공적으로 내놓았다. 클렌징 밤은 화장 잔여물을 지워주는 왁스 형태의 오일이다. 세정력은 끌어올리면서도 피부에 자극을 주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온라인쇼핑의 기초 배우고 싶어 들어간 1인기업

클렌징 밤 ‘매직 리얼 딥 클린’을 내놓은 전진수(왼쪽) 책임과 박민우 주임. /바바라도로시 제공

전 책임은 원래 화장품 분야와는 거리가 멀었다. 대학에서 건축학을 전공하고 졸업 후 건축사무소에 근무했지만, 적성에 맞지 않았다. 2012년 회사를 그만두고 퇴직금으로 온라인 프로그램 관련 학원에 등록했다. 가파르게 성장하는 온라인쇼핑 분야에서 일해야겠다고 마음먹어서다. 그는 “작더라도 내가 A부터 Z까지 다 해볼 수 있는 회사에 취직하고 싶었다”고 했다. 당시 예건에프앤씨는 1인기업이었다. 대표 혼자서 상품을 오픈마켓에 올리고, 주문이 들어오면 제품 포장하고, 송장 붙여서 택배사에 보냈다. 1호사원인 전 책임의 업무는 상품 등록부터, 웹디자인, 포장, 소비자 불만 접수·응대까지 망라했다.


당시 월매출 5,000만원 정도에 불과했던 회사는 현재 연매출 300억원대 중견업체로 성장했다. 직원도 30여명이다. 전 책임은 “당장 매출을 해야 하니 할인판매를 하자고 해도 대표는 ‘파트너사 브랜드 가치를 손상시킨다’며 정찰판매 전략을 고수했다”며 “이러한 일관성 있는 모습 때문에 파트너사의 신뢰를 받으며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평했다. 현재 예건에프앤씨는 우르오스, 바이오더마, 보타니티, 쥬베라, 케어놀로지 등 유명 브랜드와 총판 계약을 맺고 있다. 


◇‘제조어린이’라서… “대충이란 것을 몰랐다”

화장품 개발 회의를 진행하는 모습. /바바라도로시 제공

온라인쇼핑 분야의 베테랑이 된 전 책임은 새로운 욕심이 생겼다. ‘유명 브랜드를 판매하는 것 뿐 아니라 우리가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도 병행하면 어떨까’하는 것이었다. 2018년 아이디어 회의에서 입사 1년도 안된 신입 사원이 클렌징 밤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박민우 주임이었다. 최근에는 클렌징 밤의 사용이 크게 늘었지만, 불과 2년 전만 해도 밤(Balm) 형태의 제품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박 주임은 “왁스나 연고 같은 고체 형태라 사용과 보관이 편리하고 무엇보다 자극이 없고 세정력이 우수하여 소비자들에 어필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다행이도 기존 파트너사들의 제품군 중에도 클렌징 밤은 없었다. 예건에프앤씨에선 화장품을 만들고 싶어하는 두 직원에게 바바라도로시를 맡겼다.


두 직원 모두 판매 노하우는 풍부하지만, 브랜드 개발은 완전히 다른 영역의 일이었다. 박 주임은 “‘제조어린이’다 보니 샘플만 수십 번 만들었다”고 했다. 통상 화장품 브랜드는 우선 제품을 출시한 후 소비자 반응을 보며 단점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개발을 진행하는데, 문제없는 제품을 개발하려다보니 시간이 많이 소요된 것이다. 밤 형태의 제형은 잘 녹아야 한다. 세정력이 우수하면서도 피부에 무엇인가 남는 것 같은 잔여감은 없어야 했다. 박 주임은 “국내에 유통되지 않는 해외 밤 제품까지 모조리 구매해서 직접 써보면서 문제를 좁혀갔다”고 했다.  


이렇게 샘플이 나오면 카톡 단체방에서 투표를 통해 방향을 결정한다. 이 방에선 대표도 신입사원도 각각 1표다. 박 주임은 “단순히 화장을 지우는 수준이 아니라 피지와 노폐물을 제거하는 효과도 담았다. 세정력을 강화해 2차 세안이 필요 없는 스마트한 딥 클린 제품”이라고 했다.

바바라도로시의 클렌징 밤 ‘매직 리얼 딥 클린’ /바바라도로시 제공

전 책임과 박 주임은 9월부터 본격적인 마케팅에 들어간다.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세안 후 보습에 민감한 건성피부가 더 사용하기 좋으며, 최근 마스크 때문에 예민해진 피부에 자극 없이 세안하기에 좋은 클렌징 제품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전 책임은 “파트너사들이 마케팅을 하는 것을 지켜보며 ‘우리도 나중에 이렇게 해보고 싶다’ 싶은 것들을 꼼꼼이 기록해뒀다”며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는 것보단 우선 클렌징 밤에 집중해서 소비자들이 일상 속에서 좀 더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글 jobsN 김충령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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