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에 귀 대고 번호키 누르며 택배 훔친 남성, 알고보니..

조회수 2020. 9. 11. 06: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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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조회 수 늘리려고 총으로 남자친구 쏜 10대

긴장한 표정의 미국 청년 페드로 루이즈 3세가 카메라 앞에 섰다. 그는 3.8cm 두께의 양장본 백과사전을 들고 있었다. 그의 곁에는 여자친구인 열아홉 살 모나리즈 페레스가 권총을 들고 서 있었다. 총구는 백과사전을 향한 채였다. 둘은 이미 한 차례 시범 사격까지 마친 상태였다. 당시 총알은 두꺼운 책을 뚫지 못했다. 비슷한 두께의 백과사전을 골랐으니 문제가 없어 보였다.


마침내 페레스가 방아쇠를 당겼다. 총알이 책을 뚫는 순간 루이즈는 반동으로 뒤로 밀려났다. 그는 자신의 가슴에 생긴 탄흔을 보고 비틀거리다 바닥에 쓰러지며 말했다. “엿 됐네”.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장난으로 시청자들을 납치하겠다’는 이들의 계획은 루이즈의 죽음으로 끝을 맺었다. 루이즈는 과다 출혈로 숨을 거뒀다. 페레스는 이 사건으로 6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출처: 픽사베이

영국 울버햄튼 출신 유튜버 제이 스윙글러와 롬멜 헨리는 2017년 ‘전자레인지 속에 머리를 집어넣고 시멘트로 발랐더니 구급차가 왔다…’는 제목의 동영상을 채널에 올렸다. 영상 속에서 이들은 시멘트와 비슷한 물질인 폴리필라를 문짝 없는 전자레인지에 부었다. 스윙글러는 호흡을 위한 얇은 플라스틱 관과 얼굴을 비닐 쇼핑백으로 감싼 뒤 전자레인지 속에 얼굴을 집어넣고 굳기를 기다렸다.


잠시 뒤 스윙글러는 머리를 빼낼 수 없음을 깨닫고 구조를 요청했다. 결국 그는 구급대의 도움을 받아 빠져나왔다. 이들의 도박은 성공적이었다. 이 동영상은 올린 지 이틀 만에 조회 수 200만 회를 기록했고 댓글도 2만5000개나 달렸다.


미국의 한 부부는 조회 수 늘리기 위해 자녀들에게 장난치는 동영상 찍어 구독자를 75만 명까지 늘렸다. 영상 속 부부는 다섯 명의 아이 가운데 한 명만 집에 남겨두고 디즈니랜드에 간다. 형제끼리 서로 뺨을 때리게 하면서 다투는 장면을 카메라에 담았다. 아동학대라는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던 이들은 대중이 등을 돌리고서야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이 부부는 아이를 학대한 죄로 5년의 보호 관찰형을 선고받았다. 자녀 양육권마저 잃었다. 영상을 만든 아버지는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가족 놀이로 시작했지만, 인기가 높아지면서 점차 즐거움 보다는 충격을 주는 영상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고 털어놨다. 


◇코로나 환자 행세부터 자작극까지… 국내서도 사례 쉽게 찾을 수 있어 


유튜브 조회 수를 올리기 위해 자극적인 말과 행동을 담은 영상을 올리는 사례는 국내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출처: 해당 유튜브 채널 캡처
코로나 환자를 뒤쫓는 듯한 내용으로 물의를 일으킨 대구 몰래카메라 영상의 한 장면

코로나 확산으로 한창 모두가 예민했던 시기 부산의 한 유튜버는 자신이 우한 바이러스에 걸렸다고 소리치며 길에서 쓰러지고, 전동차 안에서 코로나 감염자 행세를 하는 영상을 촬영해 물의를 빚었다. 대구에선 몇 명의 유튜버들이 흰색 방호복을 입고 코로나 환자를 뒤쫓는 듯한 영상을 찍었다.

출처: 송대익 유튜브 캡처
유튜버 송대익이 해당 지점에 전화를 걸어 불만을 말하는 장면

관심을 끌기 위해 자작극을 펼친 유튜버들도 있었다. 한 유튜버는 배달 주문한 치킨과 피자를 배달원이 훔쳐 먹었다며 점주와 통화하는 모습을 올렸다. 물론 사실이 아니었다. 피에로 가면을 쓴 채 남의 집 문에 귀를 대고 번호키를 눌러본 뒤 집 앞에 놓인 택배 상자를 가져가는 영상을 찍어 올려 불안감을 조성한 남성도 있었다. ‘소름 돋는 사이코패스 도둑’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이 영상은 택배 대리 수령 회사를 광고하기 위해 만든 영상이었다.


◇유튜브, 부적절 콘텐츠에 ‘노란딱지’ 붙여 관리한다지만…

출처: 픽사베이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인 유튜브에는 유익한 영상도 많지만 이처럼 위험하고 자극적인 콘텐츠도 적지 않다. 유튜브는 2019년 1월부터 ‘심각한 물리적 피해가 예상되는’ 위험한 도전과 장난 영상을 금지했다. 부적절한 콘텐츠에는 노란 딱지를 붙여 유튜버들의 주요 수익원인 광고를 게재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


전세계에서 올라오는 광범위한 영상들을 유튜브가 모두 관리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럴 때일수록 방법은 한 가지다. 콘텐츠 소비자가 주체적으로 똑똑하게 옥석을 가려내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진부하지만 조회 수에 눈이 먼 몇몇 유튜버들이 온갖 자극적 영상으로 정신을 흐려 놓는 이 세계에서 중심을 잡기 위해선 우리 자신의 노력이 필수다.


                                                           -참고도서: ‘유튜버들’ 크리스 스토클-워커, 미래의창


글 jobsN 고유선   

jobsn_book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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