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중반 악착같이 5억 모은 뒤..이렇게 10억 만들었죠

조회수 2020. 9. 6. 06: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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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사는 '욜로족?' No! 악착같이 돈 모아 조기 은퇴하는 '파이어족!'

유튜브 채널 〈파이어족-대퐈마TV〉 자매 신현정·영주

동생 퐈마(신영주)와 언니 대퐈(신현정·오른쪽) 자매.

유튜브 채널 〈파이어족-대퐈마TV〉를 운영하는 ‘대퐈마’는 파이어족 5년 차 자매다. 언니 ‘대퐈’(신현정·44)와 동생 ‘퐈마’(신영주·43)는 4년 동안 악착같이 종잣돈 5억 원을 모아 30대 후반에 조기 은퇴했다. 이후 이들은 노동 시간을 줄이고 부동산과 주식 투자로 5년 만에 10억 원으로 자산을 두 배 늘렸다. 지금은 누구보다도 여유로운 일상에서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파이어족의 삶을 알리고 있다.


퐈마는 ‘fire myself’의 줄임말로 ‘내가 나를 해고했다’, 즉 자발적 은퇴를 의미한다. 언니 신현정 씨의 별칭인 대퐈는 그런 퐈마를 ‘파이어족으로 이끈 대모’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대퐈마 자매가 파이어족을 꿈꾼 건 30대 중반이었다. 20대에 패션 사업가라는 원대한 꿈을 안고 고향 구미를 떠나 서울로 상경한 자매는 낯선 도시에서 자리 잡기 위해 밤낮없이 일했다. 


“의상디자인을 전공한 동생과 함께 의류 사업을 꿈꾸며 서울로 왔어요. 옷을 만들어 도매 사업을 하려 했는데, 뜻밖에 분양 사기를 당했죠. 가진 돈은 이미 옷을 만드는 데 다 썼고요. 어쩔 수 없이 당시 제 애마인 ‘마티즈’를 팔아 산 1톤 트럭으로 경기도 외각을 돌며 옷을 팔았어요.” (대퐈) 


‘밀레니엄’이라는 말이 처음 등장한 2000년. 이들은 어깨에 ‘밀레니엄 바겐세일’이라 적힌 띠를 두르고 노상 판매로 돈을 모아 1년여 만에 남대문 쇼핑몰에 세 평(9.9㎡)짜리 매장을 얻었다. 사업 수완이 좋은 자매는 동대문에 점포를 하나 더 늘릴 만큼 금세 성장했다. 하지만 매일 두세 시간씩 새우잠을 자며 사업을 키우다 보니 번아웃이 왔다. 서울 생활 7년을 넘긴 어느 날, ‘나에게 꿈이 있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매는 하던 사업을 모두 접고 2007년 어학연수를 핑계로 영국으로 떠났다. 


유럽에서 보낸 1년여의 시간은 꿈만 같았다. 3개월씩 도시를 옮겨 다니며 유럽 곳곳을 즐겼다. 하지만 돈이 문제였다. 가져온 4000만 원이 바닥날 즈음, 한국으로 돌아갈 채비를 하며 자매는 깨달았다. ‘원하는 삶을 살려면 돈이 필요하다’는 것을. 


귀국 이후의 삶도 이전과 다르진 않았다. 2008년 다시 아동복 로드매장을 열었고, 이듬해 백화점으로 적을 옮겼다가 스파 브랜드 점장을 맡기까지 자매의 고군분투는 계속됐다. 


“2012년 겨울 아버지가 지병으로 돌아가시고, 상실감에 어머니는 석 달에 두 번이나 입원할 정도로 몸과 마음이 약해지셨어요. 이후 돈에 대한 이런저런 회의가 들었어요. 열심히 살았다고 자부하는데 왜 돈은 턱없이 부족한지. 서울에서 아파트는 대체 누가 사고, 부자는 어떻게 되는 건지. 답 없는 질문들이 머릿속을 어지럽혔죠.” (대퐈) 


동생 퐈마도 마찬가지였다. “일도 잘하고 있고, 월급도 보통 사람들보다 많은데 왜 나는 집 한 채가 없을까. 이렇게 돈을 벌면 행복할까?”라는 신세 한탄을 했다. 주말과 휴일이 보장되지 않는 일, 감정노동이 극심해 영혼을 갉아먹는 하루하루가 계속됐다. 


“하루는 강성 고객의 항의를 받고 책임자라는 이유로 고객 앞에 무릎 꿇은 동생의 모습을 봤어요. 그 순간 평생 이렇게 살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일을 하루빨리 때려치우고 싶었죠.” (대퐈) 


자매는 “더 늦기 전에 내가 원하는 삶을 살려면 파이어족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부자’이기를 포기하는 대신, 노동으로 번 소득을 아끼고 모아 ‘미래의 시간’을 사자는 결심이 섰다. 제일 먼저 차와 집, 취미, 해외여행을 포기했다. 동료들이 외제차를 탈 때 그들은 버스를 고집했다. 월세 90만 원, 어머니 용돈 100만 원, 차비와 식비를 제외하고 모든 소비를 줄일 수 있는 데까지 줄였다. 4년 동안 악착같이 아끼고 아껴 대퐈 나이 마흔, 퐈마 나이 서른아홉에 5억 원을 손에 쥐고 ‘자발적 은퇴’를 선언했다. 그리고 2015년 파이어족을 꿈꾸며 첫발을 내딛었다. 


10억 아닌 5억으로 시작하는 한국형 파이어족 


파이어(FIRE)란 ‘경제적 자립, 조기 퇴직’을 의미하는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의 약자다. 1990년대 미국에서 시작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퍼져나간 파이어운동(fire movement)은 이후 영국, 호주, 네덜란드 등으로 확대됐다. ‘리먼사태’로 월가의 고학력·고소득자들이 줄줄이 파산할 때였다. 저축한 돈이 없어 급격하게 극빈층으로 떨어지는 선배 세대를 지켜보며 2030세대 고소득 직장인들은 극단적으로 소비를 줄여가며 돈을 모으기 시작했다. 잘 벌 때 돈을 모아 스스로 은퇴하고 남은 인생을 주체적으로 살아가겠다는 의지에서다. 


“미국에서 파이어족으로 살기 위해선 10억에서 20억 원 정도를 모아야 한다고 해요. 목표 생활비의 25배를 미리 준비해야 하는 거죠. 한국에서 30대에, 부모 도움 없이, 오롯이 직장생활로 10억 원을 모으기란 쉽지 않아요. 그래서 우리나라 상황에 맞게 적은 돈으로 ‘한국형 파이어족’을 실천하기로 했어요. 적은 돈으로 은퇴하고, 은퇴 전에 미리 재테크를 공부해 현금 흐름이 나오는 파이프라인을 만들어놓는 거죠.” (대퐈) 


파이프라인의 종류는 여러 가지다. 부동산 투자로 월세 수익을 얻거나, 해외 주식 투자로 배당금을 받을 수도 있다. 또 각자의 콘텐츠를 만들어 팔거나 책 인세, 음원을 통해 저작권료를 받는 방법도 있다. 대퐈마는 “파이프라인의 능력을 키우는 것도 파이어족의 시작을 앞당기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자매는 파이어족을 선언한 후 종잣돈을 지키고 키우기 위해 분투했다. 먼저 가계부를 살펴보면서 씀씀이를 확인하고, 연간 소피 패턴을 파악했다. 얼마를 모아야 경제적 독립이 가능할지, 현실적인 눈높이를 키웠다.


파이어족 삶을 선언한 2015년 8월 자매의 자산은 4억 9500만 원이었다. 10억 원의 절반. 앞으로 80세까지 이 돈을 쓴다고 치면 40년, 총 480개월, 한 명이 한 달 약 52만 833원씩 쓸 수 있다는 계산이 나왔다. 100세 시대에 60년을 더 산다고 치면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었다.


은퇴 후 파이어족의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재테크를 병행해야 한다는 판단에서 대퐈는 부동산과 주식 투자에 눈을 돌렸다. 우리나라에서 부동산 투자를 빼고 자산 증식을 논하기는 힘들다. 대퐈마 자매는 소형 아파트 두 채를 사서 전세를 주고, 미국 주식을 매수해 매달 배당금을 챙기고 있다. 중국 주식에도 투자해 지금은 연 10%의 배당이 나오고 있다. 


주식 투자를 위해 연금보험을 과감하게 해지했다. 연금은 너무나 먼 훗날의 이야기였다. 중도 해지로 2500만 원을 손해 봤지만, 수중에 약 1억 5000만 원이 생겼다. 당장은 손해지만 목돈을 만드는 데 큰 힘이 됐다. 투자에도 활력이 붙었다. 2015년 1억 6500만 원을 투자해 5년 만에 3억 2500만 원으로 불렸다. 국내외 주식에 골고루 투자한 결과다. 


“중국 증시가 폭락할 당시 20년을 내다보고 2000만 원을 넣어뒀어요. 미국의 배당주 투자도 하고 있고요. 또 투자 외에도 현금을 미리 빼두고 갑자기 생길 상황에 대비하고 있어요.” 


삼중사초, 많이 벌고 악착같이 줄이자

유튜브 채널 〈파이어족 - 대퐈마 TV〉

대퐈마 자매는 파이어족의 삶을 시작하는 데 ‘삼중사초’가 적기라고 말한다. 30대 중반에서 40대 초반 직장인이라면 회사 내에서도 어느 정도 위치에 올라 절약만으로도 종잣돈을 만들 수 있는 시기로 봤다.


“20대는 경험을 통해 몸값을 올리는 몸테크, 30대는 절약을 하는 짠테크, 40대는 투자를 하는 재테크를 권해요. 직장생활을 하면서 큰돈을 벌기란 어려워요. 그러니 20대엔 마음껏 경험하고 쓰세요. 30대 중후반이 되면 사회적 지위도 얻게 되고 그에 따르는 수입을 보장받아요. 이때 중요한 건 아끼는 습관이에요. 돈이란 안 쓰면 안 쓸수록 저수지처럼 잘 모여 3억이 5억이 되고 10억이 되는 동안에도 곁에 머뭅니다.” (퐈마) 


여기서 기억할 건, 종잣돈은 절대로 건드리면 안 된다는 점이다. 


“종자란 농부의 씨앗이에요. 다음 해에 밭에 뿌릴 씨앗이라고 생각하면 쉬워요. 올해 배가 고파 종자를 건드리면 내년엔 쫄쫄 굶어야 해요. 내 종자는 투자가 되어야 할 돈이죠.” (대퐈) 


대퐈마는 “보이스피싱처럼 우리 뇌에도 ‘뇌피싱’이 있다”고 말한다. 


“소비는 본능이에요. 우리 뇌는 할인하는 물건을 구입하며 돈을 아꼈다고 착각해요. 소비를 합리화하는 거죠. 합리적인 소비란 없어요. 소비는 그냥 소비예요. 조기 은퇴를 꿈꾼다면 지금부터 돈을 아껴야 해요. 요령 피우지 말고 농부의 마음으로 종자를 키워나가세요.” (퐈마) 


투자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마음가짐도 중요하다.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한 발짝 떨어져서 멀리 봐야 투자 수익률도 좋아진다.


“1억을 모으기까지는 쉽지 않지만, 그 1억이 돈을 벌어온다고 생각하세요. 노동 없이도, 내가 모은 1억이 돈을 벌어오게 해야 해요. 돈이 나를 대신해서 일을 해주고 있구나, 몸으로 느껴보는 거죠. 여기서 긍정의 시그널을 갖는 것이 중요해요.” (퐈마) 


우리나라 사람들은 ‘경제적 독립’보다 ‘경제적 자유’를 원한다. 돈을 빨리 벌어서 빠른 은퇴를 하고 ‘부자’로 돈을 쓰며 살아가고 싶다는 거다. 부자가 되고 나면? 그다음은? 은퇴 후에 무엇을 할 것인가? 


“돈 관리를 할 때 가장 먼저 명확한 목표를 세워야 해요. 왜 이 돈을 모아야 하는지, 이미지맵을 만들어보면 좋죠. 명확하고 현실적인 계획이어야 해요. 해외여행을 하든 집을 사든 원하는 상황을 사진이나 그림으로 그려 벽에 붙여두고 고비가 찾아올 때마다 봐요. 나를 지탱해주는 힘이 되죠.” (퐈마) 


대퐈마 자매는 자신들이 파이어족으로 지내며 몸으로 부딪쳐 깨달은 알짜배기 정보를 다른 사람들과 나누기 위해 지난해부터 유튜브를 시작했다. 이게 계기가 되어 방송 출연도 하고 최근에는 출판 제의를 받아 책도 쓰고 있다. 경제적 독립을 이루니 N잡러의 삶이 저절로 따라왔다. 


파이어족 선언 5년 차에 찾아온 평안 


파이어족으로 산 지 5년. 이제 자매는 매일 아침 여유롭게 눈을 뜨고 커피를 내리는 것으로 일상을 시작한다. 창문을 열어 환기를 하고 느긋하게 브런치를 즐기며 오늘 할 일을 생각해본다. 각자의 공간에서 공부를 하거나 책을 읽고, 맡은 일을 한다. 절약 습관이 몸에 배서 식사는 주로 집에서 직접 요리해 먹고, 저녁이면 주변 공원을 산책하고 잠드는 평화로운 일상이다.


“파이어족이 되고 나서 가장 크게 누리는 점은 안정이에요. 생활비가 안정적이 되니 투자에 여유가 생기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투자를 하니 결과도 좋고, 자산이 늘면 또다시 쓸 수 있는 돈이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죠.” (대퐈)


대퐈마 자매는 시간과 돈에 여유가 생기면서 이제는 그동안 해보고 싶었던 일을 하나씩 이뤄가고 있다. 자매는 매일 아침 서로에게 묻는다. 


“오늘은 뭘 더 해보고 싶어?” 


대퐈마가 말하는 파이어족 7단계

1단계

앎 / 파이어족이 되기로 결심

한국형 파이어족의 정의를 제대로 알고, 내가 왜 파이어족이 되고 싶은지 명확하게 인지한다. 파이어족 이후의 삶을 꿈꾸는 단계다.


2단계 

자각 / 현재 자산 상태 파악

현재 나의 자산 상태가 어떤지 파악하고 빚과 수입, 지출 컨트롤이 잘 되는지를 아는 단계다.


3단계 

목표 설정 / FI(Financial Independence) 결정

파이어족의 정의도 세웠고, 자산 상태를 파악했다면 목표 설정이 필요하다. 최소 생계비용이 얼마일지 계산해봐야 한다. SNS에 지금의 과정을 공유하면서 진행하면 기록이 남아 후에 퍼스널 브랜드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4단계 

변화 / 투자 공부 시작, 추가소득원 확보 /FI 50% 달성

목표한 경제 자립금의 50%를 달성한 시기. 투자 공부를 시작해보자. 투자 액션 플랜으로 관련 책을 읽고 투자 강의를 들으며 나만의 투자 설계 맵을 세운다. 추가 소득을 만드는 데 도전하면 좋다. 승진해서 월급을 올리거나 부업을 통해 돈을 버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

5단계

실행 / 투자 시작 / FI ±50%

나의 투자 성향을 파악하는 단계. 부동산이 맞는지 주식이 맞는지, 투자 성향을 파악하면서 퍼스널 브랜딩을 구체적으로 계획해보자.


6단계 

달성 / K-FIRE(한국형 FIRE족) / 순자산 5억 원

근로(노동) 외 수입으로 최소 생계비를 해결할 수 있는 단계로 경제적 자립을 시작할 수 있다. 근로 외 수입은 투자 수익이나 콘텐츠 수익 등이 있다. 대퐈마의 경우 이 단계에서 은퇴를 결심했다.


7단계 

자유 / 순자산이 10억 원이 넘고, 투자 수익으로 생활비 충족

일반적인 파이어족의 단계로, 자기 순자산이 10억 원이 넘었을 때를 말한다. 투자 수익으로 생활비가 충족돼 마음의 여유를 갖고 안정적으로 투자해도 되는 상태다.


글·사진 톱클래스 서경리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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