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빨대를 150만원 주고 사냐고요? 없어서 못 팝니다

조회수 2020. 9. 5. 06:00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150만원짜리 빨대, 220만원짜리 개 밥그릇..이런게 팔린다고요?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이 최근 빨대 세트를 출시했다. 얼핏 보면 지갑 같지만 열어보면 빨대 6개와 세척용 브러시가 들어있다. 고급스러운 금색과 은색 빨대 위에는 루이비통 로고인 LV마크가 모노그램으로 새겨져 있다. 케이스는 천연 소가죽으로 만들었다. 가격은 1300달러로 한화 150만원 정도다. 홈페이지의 제품 소개 글을 보면 이 제품은 파티 등에 적합하다고 설명한다. 누가 빨대 세트를 150만원씩이나 주고 사겠나 싶지만 실제로 이런 고가의 브랜드 굿즈를 구매하는 소비자가 적지 않다고 한다. 럭셔리 브랜드가 내놓은 다양한 굿즈를 알아봤다.

출처: 루이비통 홈페이지 캡처
최근 루이비통이 출시한 150만원짜리 빨대세트.
출처: 루이비통 홈페이지 캡처
1억원이 넘는 루이비통의 푸스볼 테이블.

샤넬, 에르메스에 이어 세계 3대 명품 브랜드 중 하나로 꼽히는 루이비통은 브랜드 창립 초기부터 옷, 신발, 가방뿐 아니라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관련 제품을 꾸준히 출시하고 있다. 게임 도구, 스포츠·레저 제품, 가구, 컬렉터 제품 등 종류 또한 다양하다.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가 만들어서 그런지 가격도 상상 이상이다. 지난 5월에는 무려 1억원짜리 푸스볼(foosball) 테이블을 내놓았다. 푸스볼이란 테이블 축구를 뜻하는데 테이블에 있는 스틱을 조정하면서 간단하게 축구 게임을 할 수 있다. 총 6가지 모델로 가격은 7만5500달러(한화 8900만원)부터 9만3000달러(한화 1억1000만원)로 다양하다. 게임용품 하나가 서울에 있는 웬만한 월셋집의 보증금 수준인 것이다.


이 밖에도 루이비통은 보드게임 중 하나인 젠가(블록 탑으로 하는 보드게임)를 출시하기도 했다. 보통 젠가는 나무로 만들어져있지만 루이비통은 메탈 소재의 블록 54개를 사용해 제품을 만들었다. 가격은 410만원으로 블록 한 개에 7만원 꼴인 셈이다. 또 덤벨 354만원, 핑퐁 세트 297만원, 발리볼 354만원, 줄넘기 88만원 등 여러 굿즈를 판매하고 있다. 

출처: 카일리 제너 인스타그램, 샤넬 홈페이지 캡처
샤넬 테니스 라켓을 들고 있는 할리우드 스타 카일리 제너, 샤넬 테니스 라켓과 요가매트.
출처: 샤넬 홈페이지 캡처
샤넬이 출시한 패들보드는 약 2340만원이다.

이처럼 옷이나 신발, 가방뿐 아니라 라이프 스타일 전반에 관련한 제품을 생산하는 명품 브랜드가 늘고 있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인 샤넬은 테니스 라켓, 럭비공, 농구공, 스노보드, 보트, 스키용품, 승마용품 등 스포츠용품 위주의 이색 굿즈를 출시하고 있다. 샤넬 브랜드 로고가 큼지막하게 박혀있는 테니스용품은 가수 지드래곤, 할리우드 스타 카일리 제너 등 유명 셀럽들이 들고나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제품을 출시할 때마다 고가의 가격도 이슈다. 샤넬이 출시한 부메랑은 약 220만원, 패들보드 약 2340만원, 테니스 라켓 약 190만원, 테니스 공 49만원, 요가 매트 약 770만원에 달한다. 이 밖에도 에르메스의 마작 게임판(4500만원), 가죽 제품으로 유명한 프랑스 명품 브랜드 벨루티의 축구공(약 770만원)이 소비자의 큰 관심을 받았다.

출처: 고야드 인스타그램 캡처
고야드가 출시한 개 밥그릇은 약 220만원이다.

명품 브랜드가 출시하는 이색 제품은 게임용품이나 스포츠용품에서 그치지 않는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고야드는 여행용 개 밥그릇을 선보였다. 가격은 약 220만원으로 일반 직장인의 월급 수준이다. 문구용품이나 장식품을 선보인 곳도 있다. 프라다의 머니클립(약 34만원), 구찌의 지우개(약 14만원), 주얼리 브랜드인 티파니앤코의 실뭉치(약 1410만원)가 대표적이다. 에르메스는 종이가 날아가지 않도록 누르는 데 사용하는 문진을 약 100만원에 내놓기도 했다. 

출처: 에르메스·티파니앤코 홈페이지 캡처
에르메스 문진(좌), 티파니앤코 실뭉치(우).

생필품도 아닌데 이런 고가의 제품을 사는 사람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법도 하지만 실제로 명품 브랜드의 이색 제품을 구매하는 이가 적지 않다고 한다. 최근에는 양쪽에 끈이 달려 쇼핑백처럼 생긴 발렌시아가의 가죽가방(125만원)이 출시 이후 며칠 만에 품절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예쁘고 새로운 것을 찾는 소비자의 심리와 레어품에 대한 소장 욕구가 주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또 특정 브랜드에 대한 애정이 구매로 이어진다고 한다.


한 명품 브랜드 MD는 “고가의 굿즈를 구매하는 고객의 경우 제품 하나를 사기 위해 오랜 시간 돈을 모아 사기보단 정말 갖고 싶거나 본인에게 어울린다고 생각하면 주저 없이 산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 명품 브랜드의 VIP인 A씨는 “명품 브랜드의 이색 제품을 사는 가장 큰 이유는 그만한 가격을 지불할 수 있는 경제적 여유가 되기 때문이다. 단순히 남에게 부를 과시하는 플렉스(flex)를 위해 사기보단 제품이 예쁘고 마음에 들어서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남에게 보여주기식으로 사기에 이런 굿즈는 가격대가 정말 높다. 딱히 남에게 자랑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자기만족으로 사는 경우가 많다. 또 평소 명품 브랜드 제품을 자주 이용하면서 자연스레 브랜드에 대한 관심과 애정도 높아진다. 이색 굿즈를 수집하는 의미로 사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명품 브랜드가 가방이나 옷, 신발 등에서 벗어나 여러 종류의 상품을 출시하면서 브랜드의 다양화를 꾀하고 있다. 흔하지 않은 제품을 출시하면서 소비자는 새로움을 느끼고 관심을 보인다. 또 일반적으로 소비자는 희소성에 대한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지 않은 나만의 것을 원해 고가의 명품 굿즈를 구매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글 jobsN 임헌진 

jobarajob@naver.com

잡스엔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