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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국민연금 내지만 불안한 노후, 거기서 힌트얻었죠"

조회수 2020. 9. 1. 06: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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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로저스가 투자한 한국 자산관리 서비스 회사입니다
김영빈 파운트 대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로 1700억원 운용
“일확천금 노리지 말고 지키는 투자 하세요”

“지금까지는 자산가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였어요.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파운트는 인공지능(AI)으로 자산을 관리하는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회사다. 고객 자산 1700억원을 운용한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서 일하던 김영빈(37) 대표가 2015년 설립했다. 머지않은 미래에 한국 사회가 맞닥뜨릴 노인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워런 버핏, 조지 소로스와 함께 세계 3대 투자 전문가로 불리는 짐 로저스도 초기 투자자로 참여했다. 대학생 시절 떠난 오토바이 세계 일주가 계기였다. 뉴욕에서 독도 홍보 활동을 하다가 로저스 지인을 만나 소개를 통해 식사 자리를 가졌다. 마찬가지로 오토바이 세계 여행 경험이 있는 짐 로저스와의 인연은 창업 이후까지 이어졌다. 지금은 파운트의 고문으로 여러 가지 투자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김 대표의 창업 이야기를 들어봤다.

출처: 파운트 제공
김영빈 대표.

-파운트는 어떤 회사인가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고객 자산을 관리하는 회사예요. 많은 분이 인공지능 투자라 하면 당장 내일 오를 급등주를 AI가 알려줄 거로 기대해요. 이 기대 심리를 이용해 대중을 현혹하는 사람도 있고요. 사실 급등주를 예측하는 건 기술적으로 어려워요. 내일 테슬라가 얼마나 오를지 전망하는 것도 힘들고요. 대신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는 자산을 지키면서 장기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게 돕습니다. 시장은 단기적으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지만, 위험 관리를 통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이 날 수 있게 만들 수 있어요. 지난 6년 사이 시장이 급격하게 커졌어요. 미국에서는 이미 800조원 넘는 금융자산이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통해 운용되고 있습니다.”


-창업 계기가 궁금합니다.


“스타트업은 문제를 해결하는 집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산관리 서비스업이 갖는 의미에 주목했어요. 최근 우리나라 금융환경이 극단적으로 변했어요. 예금 금리가 15%에 달할 때가 있었는데, 이제는 제로 금리 시대예요. 출산율도 나날이 내려가고 있고요. 반면 의학 발전으로 수명이 늘어 100세까지 살 수 있죠. 그런데도 청년층은 부모님 세대의 자산관리법을 그대로 따라 하고 있어요. 많은 돈이 예금통장에 들어가 있고, 연금성 자산도 대부분 무위험자산에 투자해요.


2030 세대가 노년층이 될 때 빈곤 문제를 겪을 수 있습니다. 은퇴하고 40년을 더 살아야 하는데, 예나 지금이나 소득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거든요. 생애 소득과 지출을 비교해도 지출이 압도적으로 많아요. 매달 국민연금을 내지만, 저조한 출산율 때문에 노후를 보장받을 수도 없습니다. 생존 걱정을 하지 않으려면 노동과 함께 자본도 반드시 같이 일을 해야 해요. 그 지점에서 창업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사업 초기 투자금을 모으기 쉽지 않았을 텐데요.


“개인 고객이 아닌 기관을 상대하면서 몸집을 키웠어요. 그래서 기술력을 키우는 데 집중했습니다. 보통 스타트업은 창업 초기에 디자이너를 채용해요. 스마트폰 앱을 예쁘게 만들고, 소비자 이목도 끌어야 하니까요. 우리는 회사가 일정 규모로 성장하기 전까지 마케터나 디자이너를 뽑지 않았습니다. 27번째 직원이 디자이너였어요. 금융공학 박사 출신 직원과 여러 교수님이 모여 서비스를 차별화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지금은 은행·보험사·증권사 등 20여개 기관에서 우리 기술을 활용해 자금을 운용하거나 투자 포트폴리오를 짜고 있어요. 고객과 직접 계약해 운용하는 자산은 1700억원입니다. 파운트에서 제공한 인공지능 기반 솔루션을 활용해 투자하는 금액은 2조원이 넘어요.”

출처: 파운트 제공
김 대표는 오토바이 여행에서 만난 세계적인 투자자 짐 로저스와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어디에 투자합니까.


“고객 돈으로 실험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있습니다. 여러 유형의 자산에 분산 투자하는 포트폴리오 투자를 해요. 한 나라가 아닌 전 세계 국가에 자산을 나눠 담고요. 특정 종목에서 큰 이익을 내기보다, 시장 전체 수익을 좇는 ‘잃지 않는 투자’를 지향합니다. 한국과 미국의 개별 주식·지수상품·금·원유·리츠(REITs) 등에 투자해요. 인공지능이 전 세계 실업률·금리·논문·보고서 등 많은 양의 데이터를 분석해 자산관리에 활용하고요. 기술은 진보하고 지구는 성장한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자금을 운용합니다. 목표 수익률은 7% 정도로 잡았어요. 높게는 10%까지도 노려볼 수 있겠죠.”


-포트폴리오 투자를 하는 개인투자자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 헤지펀드 브리지워터를 이끄는 레이 달리오 회장의 ‘올 웨더(All weather) 포트폴리오’ 전략을 따라 하는 분이 있다면 꼭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하고 싶어요. 그런데 중요한 건 금융시장은 계속 변한다는 거예요. 끊임없이 시장을 공부하면서 그때그때 변화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합니다. 스스로 자산 비중을 조절하는 파운트를 이용하면 코로나19와 같은 예상치 못한 사건이 터져도 투자에 신경 쓰지 않아도 돼요. 낮에는 본업을 하면서 노동생산성을 키우고, 퇴근 후에는 여가를 갖거나 유튜브 등 부업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수익률은 얼마나 나오나요.


“기관을 제외한 개인 고객이 1만명이 넘어요. 최소 투자금액은 10만원입니다. 2019년 기준 고객 99.1%가 수익을 냈어요. 평균 수익률은 8.7%입니다. 위험 성향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요. 2020년 초 코로나19 사태로 증시가 폭락할 때 안정형 상품에 투자한 고객은 3%, 공격형 투자자는 12%만 타격을 입었어요. 지금은 전체 펀드 가운데 99%가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시장환경이 급격하게 변해도 기민하게 대응해 포트폴리오를 조정해요. 그래서 충격이 덜합니다. 대신 폭락장에서 테슬라나 애플을 산 투자자만큼 수익을 낼 수는 없어요. 저축하듯 투자하고 싶어 하는 분들을 위한 상품인 셈이죠. 100만명이 투자하면 100만명 모두에게 기대한 약속을 지키는 게 로보어드바이저 자산관리 서비스의 핵심이라고 봅니다."


-수수료는 얼마입니까.


“고객이 1년간 투자해 이익이 날 때만 수수료를 받아요. 만일 손해를 봤다면 수수료를 단 1%도 받지 않습니다. 고객이 돈을 잃었는데 운용수수료나 거래수수료까지 받는 기존 금융 시장 체계가 납득이 안 갔어요. 판매수수료만 1%가 넘는 펀드도 있거든요. 고객이 돈을 못 벌었으면 우리에게 돌아오는 이익도 없다는 철학으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출처: 파운트 제공
코로나19 사태 전후 파운트 상품과 코스피, 미국 S&P500 수익률을 비교한 그래프.

-최근 시장 과열에 투자를 주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2~3년 단위로 시장을 보면 당장 투자를 시작하기 두려울 수 있어요. 그런데 결국 자본시장은 성장합니다. 5~10년 앞을 내다보면 언젠가는 목표 수익률에 도달할 수밖에 없어요. 2008년 금융위기가 왔을 때도 시장은 폭락했지만, 결국 증시는 회복했습니다. 지금이 저점인지 고점인지 따지면서 투자 시점을 저울질할 필요가 없어요. 꾸준히 저축하듯 투자하는 게 자산을 지키는 방법입니다. 7% 수익률이 너무 낮다고 하는 분도 있어요. 주식이라면 당연히 테슬라 같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7% 수익이 결코 적은 게 아닙니다. 10년이면 2배, 30년이면 원금보다 8배 오르는 거예요. 지금 20억짜리 강남 부동산이 30년 뒤에 160억원까지 오를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 급하게 가려 하지 말고 길게 봐야 해요.”


-파운트만의 경쟁력이 있다면.


“단순히 자산만 관리하는 게 아니라 끊임없이 고객과 소통하려고 노력해요. 수익률도 중요하지만, 불안해하는 고객과 이야기를 나누며 자산관리를 꾸준히 할 수 있게 돕는 것도 우리 역할이라고 봅니다. ‘월가의 전설’ 피터 린치의 마젤란펀드는 1977년부터 1990년까지 13년간 2700%라는 경이적인 수익률을 냈어요. 단 1년도 연수익률에서 손해를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13년 동안 고객 절반이 돈을 잃었어요. 많은 사람이 주가가 높을 때 돈을 넣고, 조금 하락하면 바로 투자금을 회수했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이익보다 손실에 더 민감하게 반응해요. 우리는 당장 15% 손실이 나면 돈을 회수할 고객이 있다면 4%대 수익을 목표로 하는 안정형 포트폴리오를 짜요. 챗봇(채팅로봇 프로그램) 등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고객과 여러 방면으로 소통하려 노력하고요.”


-앞으로 계획은 뭔가요.


“우리나라에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는 이제 막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요. 4년쯤 지나면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올라갈 거예요. 지금은 인공지능에 ‘내일 무슨 주식을 사야 하느냐’라고 질문하는 사람이 많지만, 서비스에 대한 이해도가 생기는 순간 인지도가 급격하게 높아질 겁니다. 판매수수료 등 중간 유통마진을 걷어낸데다 안정적으로 수익까지 낼 수 있으니까요. 투명성·비용·운용 안정성 면에서 인공지능이 사람보다 뛰어난 것은 분명합니다.


우리나라에 올바른 투자 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게 돕고 싶어요. 2030 청년에게 파운트를 널리 알리고 싶은 이유입니다. 하루빨리 대한민국이 금융 문맹국이라는 오명을 벗어던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파운트가 아니라도 꼭 투자하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일확천금을 노리지 말고, 언제나 지키는 투자를 하시기 바랍니다.”


글 jobsN 송영조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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