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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전 체대 대신 군대 간 남자, 그 남자에 전세대 열광

“해적 잡아봤냐고요?” 최정예 특수부대 저격수 출신이 전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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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병기'라고 불리는 특수부대는 그만큼 악명 높은 훈련을 받는다. 이들의 훈련 기간 중엔 4박5일 동안 한숨도 못 자는 ‘지옥주’, 아무것도 먹지 못하는 ‘생식주’ 등이 있다. 이러한 경험담 등을 전하는 최정예 특수부대 저격수 출신 유튜버가 있다. 소말리아 해적으로부터 우리나라 국민을 구출한 경험담 등을 전하는 등 실감 나는 군대 이야기에 전세대가 열광하고 있다. 유튜브 개설 4개월 만에 구독자 수는 약 60만명에 달한다. 현재 한 스타트업의 이사이자 유튜브 '미션 파서블'을 운영하는 해군 특수전전단(UDT/SEAL) 저격수 출신 ‘에이전트H’(34)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에이전트H의 군 복무 시절.

출처본인 제공

-자기소개해 주세요.


“해군 특수전전단(UDT/SEAL·Underwater Demolition Team/Sea, Air and Land) 저격수 출신으로 현재 유튜브 ‘미션 파서블’을 운영하는 ‘에이전트H’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좋아하던 그는 체육 선생님을 꿈꿨다고 한다. 그러나 체대 입시를 준비하던 고등학생 시절 갑작스럽게 가세가 기울면서 대학 진학 대신 입대를 해야 했다.


-왜 UDT였나요.


“더 많이 배우고 경험할 수 있는 곳으로 가고 싶었습니다. 선배들의 권유로 UDT(Underwater Demolition Team·해군 특수전전단)에 지원했습니다. 20살 당시엔 시력이 좋지 않아 라섹 수술 후 2006년 UDT에 입대했습니다.” 

군 복무 시절의 H.

출처본인 제공

21살 나이에 입대한 그는 2007년 UDT를 수료해 특수임무대대 저격수를 맡았다. 2009년에는 청해부대(소말리아 아덴만을 통과하는 한국 선박의 해적 피해를 막기 위해 창설된 부대) 2진으로 소말리아에 파병돼 납치된 선원을 구출하기도 했다. UDT는 혹독한 훈련으로 유명하다. 그만큼 중도 포기하는 사람도 많다. 20주의 교육 과정을 통과하는 사람은 절반도 채 되지 않는다고 한다.


-UDT는 무슨 일을 하나요. 어떤 훈련을 받는지 궁금합니다. 


“UDT는 전천후 부대로 육해공을 넘나들면서 특수전을 수행하는 부대입니다. UDT 훈련 과정은 체계적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크게 3단계로 1단계 기초학, 2단계 잠수학, 3단계 특전전술학입니다. 병 과정의 경우 10주, 부사관 이상은 20주 과정을 받습니다.


1단계 기초학에서는 체조/구보, 수영, IBS(소형 고무보트) 훈련 등을 합니다. 특수부대 훈련을 받을 수 있게끔 몸을 만드는 게 목적입니다. 협동심, 전우애, 정신력 등을 주로 테스트합니다. 잠수학에서는 개방회로, 폐쇄회로 두 가지 방법으로 훈련을 받습니다. 오리발 수영, 표면 잠수, 스킨다이빙 등 평가를 통과해야 합니다. 부사관 이상은 폐쇄회로 과정을 소화하는데 폐쇄회로 장비에는 정화통이 달려 산소 방울이 표면 위로 올라가지 않아 침투 작전을 할 때 씁니다. 특전전술학 심화 과정에서는 폭파, 사격, 근접 전투, 독도법 등과 같은 훈련을 받습니다. UDT 훈련을 수료하고 나면 UDT 전문 교육을 받습니다. 대테러 EOD(Explosive Ordnance Disposal·폭발물 처리) 과정 등 작전 수행을 높일 수 있도록 훈련받습니다.

군 복무 시절의 H.

출처본인 제공

UDT 훈련은 양성 과정이 아닌 선별 과정입니다 100명의 교육생이 있다고 하면 30~40명만 수료합니다. 특수 부대원이 되면 6~7명이 한 팀이 되어 작전 수행을 합니다. 특수 상황 발생 시 암살, 폭파, 시설 붕괴 등 한 팀이 모든 걸 해내야 합니다. 한 명이라도 버티지 못하는 경우 작전 실패 확률이 높아지기에 함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동료를 선발하는 게 목적입니다. 단계별로 평가를 하고 통과해야 수료할 수 있고,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퇴교하게 됩니다.”

지옥주와 생식주를 설명하는 H.

출처유튜브 채널 '미션파서블' 영상 캡처

-가장 기억에 남는 훈련은 무엇인가요.


“지옥주와 생식주가 기억에 남습니다. 지옥주는 120시간 동안 잠을 잘 수 없는 훈련입니다. 옷도 갈아입지 못하고 군화도 벗지 못합니다. 대소변도 알아서 처리해야 합니다. 삼시세끼 먹을 건 다 챙겨주지만 잠을 못 자게 합니다. 졸음이 쏟아져서 정신이 없습니다. 그러면서 해상 훈련과 육상 훈련 등을 그대로 합니다. 바다에 들어 갔다 오면 군복이 햇볕에 마르면서 빳빳해집니다. 재봉선 라인대로 겨드랑이, 목 뒤, 사타구나, 오금 등이 쓸려 상처가 생겨요. 나중엔 제대로 걷기도 힘듭니다. 지옥주가 끝난 뒤 군화의 끈이 안 풀려서 가위나 칼로 찢어야 하는데 발톱 10개가 다 빠져있었습니다. 이 지옥주를 버티지 못하고 퇴교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생식주 때 교관들은 훈련생들 앞에서 삼겹살을 구워먹는다고 한다.

출처유튜브 채널 '미션파서블' 영상 캡처

생식주는 120시간 동안 먹지 못하는 훈련입니다. 처음엔 ‘설마 아무것도 안 줄까, 빵이라도 하나 주겠지’ 싶었습니다. 그런데 오직 지급되는 건 수통의 반 정도 차 있는 물뿐이었습니다. 너무 배가 고파서 칡뿌리를 캐 먹었는데 초콜릿 맛이 날 정도였습니다. 훈련 도중 교관들끼리만 삼겹살을 구워 먹을 때가 있습니다. 먹진 못하고 삼겹살 익는 소리와 냄새만 맡아야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생식주가 더 힘들었습니다. 밥은 못 먹는데 훈련은 그대로 하니 힘은 없고 고된 과정이었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훈련은 무엇이었나요.


“생식주 때 했던 폐소공포증 훈련이 기억이 납니다. 40여 명이 좁은 폭약고에 7시간 동안 서 있는 상태로 갇혀 있었어요. 깜빡 졸면 앞사람 무릎을 칠 정도로 좁은 간격이었습니다. 당시 창문이라고는 문 밑에 있던 작은 창살뿐이었어요. 11월, 추운 바다에서 냉수욕 견디기를 하고 난 후 젖은 상태로 들어갔어요. 밀폐된 공간에 많은 인원이 있어 더 힘들었습니다. 오랜 시간 문이 열리지 않자 많은 사람이 울부짖었습니다. 살려달라고 소리를 지르거나 벽을 두드리거나 제발 문을 열어달라고 손가락으로 문을 긁는 친구도 있었습니다. 생식주 때라 배도 고프고 춥고 어지러워서 더 힘들었습니다. 다들 부둥켜안고 있었어요. 유일하게 힘들었던 훈련입니다. 지금은 없어진 훈련이에요.”

그는 5년간의 군 생활로 후유증을 겪고 있기도 했다. 현재 허리 디스크로 재활을 하고 있다. 상태가 좋지 않아 실제로 운동하는 콘텐츠를 찍은 후 2~3주간은 아예 운동을 하지 못할 정도였다고 한다.

출처인스타그램 캡처

그렇게 지옥 같은 훈련이 계속되는 나날 속에서도 그가 버틸 수 있던 이유는 동기들 때문이었다. 


“사실 훈련 6개월 내내 힘들었습니다. 밤이 되면 ‘오늘 하루도 잘 버텼다’라는 생각에 뿌듯했지만, 아침에 일어나면 ‘오늘은 어떻게 버티지’라는 생각에 고통스러웠어요. 힘들다는 생각은 하지 말자고 스스로 주문을 걸었습니다. 한계선을 정해두지 말고 무조건 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훈련 중 ‘퇴교병이 돈다’는 말이 있어요. 누군가 한 명이 나간다고 하면 참고 있던 다른 사람들까지도 동요돼 많이 나갑니다. 주기적으로 이런 때가 와요. 동기들을 보면서 버텼어요. 함께 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 서로 힘들어하면서도 어떻게든 해내는 모습을 보고 용기를 얻었습니다. 서로를 버티게 했습니다.”


-작전 중 ‘이러다가 죽겠구나’ 싶었던 순간도 있었나요.


“천안함 피격 사건 이후 해군 링스 헬기가 서해에 추락했습니다. 조종사가 탈출하지 못하고 그대로 바닷속에 가라앉아 급하게 파견을 하러 갔고, 수색 구조 임무에 투입됐습니다. 당시 조류가 심하고 물살이 거세서 시야가 안보였어요. 임무 도중 갑자기 줄이 끊어졌고, 수심 33m의 바닷속에서 조류에 휩쓸려 갔습니다. 계속 구르다가 정신을 차리고 손으로 바닥을 잡았습니다. 칠흑같은 어둠에 앞이 하나도 안 보여 당황스럽고 무섭기도 했습니다. 수온이 차가워 으스스한 기운이 들었고, 제 호흡 소리밖에 안 들려서 세상에 혼자 남은 기분이었습니다. 조류가 세서 일직선으로 올라가지 못했고, 100~200m 떨어진 곳으로 이동한 후 올라가서 소리쳤습니다. 보트를 타고 온 선배가 ‘살아줘서 고맙다’고 말했어요. 죽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 유일한 순간이었습니다.


실제로 군 생활 중 유서를 쓴 적이 있습니다.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된 선원을 구하기 위해 청해부대 2진 저격수로 파병을 하러 갔을 때입니다. 아무래도 총탄이 오가는 현장이기에 아무리 훈련을 잘 받았다고 해도 위험합니다. 혹시 모를 상황에 가족들에게 편지를 남겼습니다. 부모님께 혹시나 이 편지가 도착하면 너무 슬퍼하지 말라고 적었어요. 그럴 때 많이 울컥했습니다.


그래도 작전에 투입되기 전 떨리거나 무섭지는 않았습니다. 날 지켜주는 동료가 있고, 우리가 훈련한 대로 하면 문제없다는 자신감이 있었어요. 당시 해적들이 총을 버리고 투항해 무사히 선원들을 구출했습니다.” 

에이전트 H.

출처본인 제공

그는 5년간의 군 생활로 후유증을 겪고 있기도 했다. 당시 과도한 훈련으로 인해 허리에 무리가 왔고, 현재 허리 디스크로 재활을 하면서 운동하고 있다. 또 오른쪽 귀에서는 ‘삐’ 소리가 계속 들리는 이명 증상이 여전하다. 사격을 워낙 많이 하기에 귀마개를 꼈다고 해도 청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었다. 


군 생활을 하면서 국민을 안전하게 지키고 있다는 생각에 가장 큰 보람을 느꼈다는 그가 전역한 계기는 소말리아 파병에서 느꼈던 현실적인 부분 때문이었다. 


“평소 가정을 꾸리고 나면 가족이 늘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소말리아 파병 당시 선배들을 보면서 계속 이 일을 한다면 그게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걸 느꼈습니다. 임무 중에는 가족과도 연락하지 못합니다. 만삭인 아내를 두고 옆에 있어 주지 못하고, 아기를 낳았는데도 연락하지 못하는 선배를 보면서 마음이 아플 때가 많았습니다. 보람을 느끼고 위대한 일을 하고 있지만 이후에 비슷한 상황이 생긴다면 내 가족, 나의 아내가 먼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말리아 파병에 다녀온 후 2011년 부사관으로 전역했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군 시절의 향수가 진하게 남아있습니다. 제대 이후 군대에 다시 가고 싶었던 적도 많았습니다. 어디서도 느껴보지 못하는 동료애가 있습니다. 모두가 나의 등을 지켜줄 수 있는 동료들이라는 생각이 들어 더욱 돈독하고 끈끈합니다.” 

유튜브 채널 '피지컬갤러리'의 웹 예능인 '가짜 사나이'의 선임 교관으로 출연한 이후 네티즌들의 관심이 더욱 늘었다.

출처인스타그램 캡처

그는 지난 4월 유튜브 ‘미션 파서블’을 시작했다. 군 생활을 하면서 군인들의 명예나 처우에 아쉬움을 느꼈고, 이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싶었다고 한다. 초기에는 특수부대 저격수라는 포지션에 관심을 가지는 구독자가 많았다. 이후 유튜브 채널 '피지컬갤러리'의 웹 예능인 '가짜 사나이'의 선임 교관으로 출연한 이후 네티즌들의 관심이 더욱 늘었고, 약 4개월 만에 유튜브 구독자 60만명을 넘어섰다. 


-유튜브를 시작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직접 군 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열악한 처우와 아쉬운 사회 분위기에 목소리를 내고 싶었습니다. 군인을 존중하기보단 우리나라 남자라면 누구나 다녀오는 것이라는 시선이 대부분입니다. 유튜브를 하면서 군인의 고충에 대해 알리고, 선한 영향력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또 다른 나라 군인들과 훈련하면서 우리나라 군인에 대한 처우가 열악하다는 걸 알았어요. 당시 기본급은 150만원 정도였습니다. 폭파수당, 위험수당, 잠수수당, 파병수당 등을 포함해 180만원정도 받았어요. 우리나라의 경우 중복 수당 지급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여러 수당 중 가장 금액이 큰 수당만 받습니다. 예를 들어 여러 수당 중 파병수당이 가장 많다면 다른 건 제외되고 기본급에 파병수당만 추가로 받는 식입니다. 외국의 경우에는 군인의 명예가 높습니다. 또 수당도 중복으로 지급돼 금전적인 처우도 상대적으로 좋습니다. 미군의 경우 1200만~2000만원을 받는다고 합니다. 목숨을 걸고 나라를 지키는 군인을 바라보는 시선과 처우가 더 나아지면 했어요.”

에이전트 H.

출처본인 제공

-콘텐츠 제작 과정이 궁금합니다.


“콘텐츠는 PD와 함께 직접 기획합니다. 저격수라는 전문적인 분야를 다루기 때문에 아이디어를 내고 콘텐츠를 구성하는 데에 가장 오랜 시간을 들입니다. 콘텐츠의 완성도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처음엔 카메라를 쳐다보는 게 어색해서 촬영 시간이 오래 걸렸어요. 보통 일주일에 1~2편씩 업로드하고 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유튜브 영상은요.


“현충일 영상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현충일의 의미를 되짚어보고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과 UDT 선배님들을 기리기 위해 경남 창원 진해에 있는 대죽도 UDT 충혼탑을 찾았습니다. 실제로 촬영하면서 마음이 울컥했습니다. 


2010년 천안함 사건 당시 장병들을 구조하고자 바다에 뛰어들었던 고(故) 한주호 준위님을 기리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UDT 수료 후 특임대에 갔을 때 훈련관님이자 안전책임관님으로 아버지 같은 분이셨어요. 현충일이 단순히 쉬는 날이 되어가고, 천안함 사건 등 군인이 희생한 사건이 점점 잊히는 것 같아 아쉬웠습니다. 군인의 희생을 알아달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콘텐츠입니다.”

H는 많은 사람이 군인들의 희생을 좀 더 알아주길 바란다고 했다.

출처유튜브 영상 캡처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를 말씀해주세요.


“유튜브에 좀 더 집중할 생각입니다. 많은 관심을 받는만큼 목표를 잃지 않고 좋은 콘텐츠로 보답하고 싶어요. 최근 ‘가짜 사나이’ 이후 많은 분이 힘이 된다는 메시지를 보내주셔서 정말 놀랐습니다. 많은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나갈 생각입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많은 군인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복무 기간 동안 자신의 청춘을 나라에 바쳐 복무합니다. 국민들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지켜주는 고마운 사람들이라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글 jobsN 임헌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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