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만에 1억3000만원 벌었다, 이게 가능했던 건..

조회수 2020. 8. 23. 06: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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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테슬라..누구나 알 만한 기업이 주식 쪼개는 이유는
올해 주가 폭등한 IT기업 중심 액면분할 나서
아마존 1주 350만원··· 3억원 넘는 주식도

‘2조달러(약 2370조원).’


애플이 8월19일(현지시각) 장중 시가총액 2조달러를 돌파했습니다. 미국 증시에 상장한 기업 가운데 처음입니다. 세계에서도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에 이어 두 번째 기록입니다. 2020년 우리나라 예산은 512조원입니다. 4년치 정부 예산보다 애플 시가총액이 더 높은 겁니다. 한국 주식시장에서 시총이 가장 높은 삼성전자(340조원) 7개가 있어야 애플 시총과 맞먹을 정도로 엄청난 규모입니다.

출처: 애플 유튜브 캡처
팀 쿡 애플 CEO.

애플은 7월 30일 주식 1주를 4주로 쪼개는 액면분할 결정을 발표했습니다. 액면분할이란 액면가를 일정한 비율로 나눠 주식 수를 늘리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시장가 1만원, 액면가 1000원인 주식이 2대 1로 액면분할 하면 시장가와 액면가는 각각 5000원과 500원으로 줄어듭니다. 지분이나 시가총액은 변하지 않고, 단순히 주식 수만 비율만큼 늘어나는 것입니다.


◇주가 내려가 투자 접근성 좋아져···테슬라도 액분


액면분할은 주가가 올라 투자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나빠진 기업에서 주로 합니다. 애플은 2018년 8월 처음 시총 1조달러를 넘어선 뒤 2년 만에 2조달러 돌파라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하기 전 애플 주가는 320달러대였습니다. 3월23일 199달러까지 폭락했지만, 이후 비대면·정보통신(IT) 분야 기업에 대한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8월 19일 460달러를 넘었습니다. 올해 3월 최저점에서 애플에 1억원을 투자한 사람은 5개월 만에 1억3000만원을 번 셈입니다.


애플의 액면분할 결정에는 이 같은 배경이 있습니다. 1주당 가격이 내려가면 더 많은 사람이 애플에 투자할 수 있습니다. 50만원이 넘는 주가가 10만원대로 낮아져 대학생 이나 사회초년생등 자본금이 적은 사람도 원하면 애플 주주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애플의 액면분할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1987·2000·2005년 2대 1로 주식을 나눴습니다. 2014년 액면분할 비율은 7대 1이었습니다. 이번이 다섯 번째입니다.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도 8월 11일 주식 1주를 5주로 쪼개는 액면분할 결정을 발표했습니다. 테슬라 주가는 불과 1년 전인 2019년 8월 220달러 수준에서 거래됐습니다. 하지만 1년 만에 장중 1900달러(8월 19일)를 넘어섰습니다. 1주에 200만원 넘는 ‘비싼 주식’이 되자 액면분할에 나선 겁니다. 액면분할을 발표한 날 테슬라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6% 올랐습니다. 투자 접근성이 좋아질 것이란 기대 때문입니다. 액면분할 전 미리 주식을 사두려는 투자자도 있습니다.

출처: MBCentertainment 유튜브 캡처
최근 테슬라 모델 X를 타고 예능 ‘나혼자산다’에 출연한 배우 유아인.

◇쪼개기 구매도 가능···1주 3억 넘는 주식도


사실 기업에서 액면분할을 하지 않아도 비싼 주식을 살 수 있는 방법은 있습니다. 증권사들은 주식을 소수점 단위로 살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데요, 예를 들면 0.01주 단위로 주식을 매수할 수 있습니다. 3000달러가 넘는 아마존 주식도 30달러에 살 수 있는 셈입니다. 일부 증권사는 별도 환전 없이 1000원 단위로 주문해 소수 여섯 번째 자리까지 나눠 매수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았습니다. 이밖에 개별 주식을 사지 않아도 해당 기업 지분을 보유한 상장지수펀드(ETF)를 매수해 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투자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에도 액면분할을 하지 않는 기업도 있습니다. 전자상거래 기반 서비스 업체 아마존이 대표적입니다. 아마존은 1997년 나스닥 상장 이후 3차례 액면분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3번 모두 2000년 이전이었습니다. 2000년 ‘닷컴 버블’(인터넷 시장 성장으로 관련 산업 주가가 급속히 오른 거품 경제 현상) 붕괴 이후 20년 동안 액면분할을 하지 않았습니다. 아마존 주가는 지난 5년 사이 6배 올라 3200달러가 넘었지만, 여전히 액면분할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출처: 코카콜라 유튜브, 네이버 증권 캡처
워런 버핏과 3억원이 넘는 버크셔해서웨이 A주식 주가.

1주에 3억원이 넘는 주식도 있습니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이끄는 다국적 지주회사 버크셔해서웨이입니다. 8월 19일 기준 버크셔해서웨이 A주식 주가는 31만800달러입니다. 한화로 3억7000만원에 달하는 금액입니다. 높은 주가 탓에 하루 거래량은 몇백주 수준에 불과합니다. 주변의 액면분할 권유에도 버핏은 지금껏 한 번도 이 주식을 쪼개지 않았습니다. 버핏이 1962년 버크셔해서웨이 주식을 인수할 당시 1주 가격은 7.5달러였습니다.


대신 버핏은 1996년 일반 투자자를 위해 A주식 30분의 1 가치로 B주식을 발행했습니다. 2010년에는 50대 1로 주식을 나눠 다른 회사를 인수하는 데 유입된 자금을 활용하기도 했어요. 현재 버크셔해서웨이 B주식 주가는 200달러를 웃도는 수준입니다.


액면분할은 투자자 접근성을 높여 거래량을 늘리는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인 주가 상승을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지난 1월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조사 결과 2019년 액면분할 한 우리나라 23개 종목 가운데 분할 후 첫 거래일 종가 대비 6개월 후 주가가 오른 종목은 3곳(13%)에 불과했습니다. “탄탄한 실적과 건전한 재무 상태가 뒷받침해줘야 액면분할도 의미가 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글 jobsN 송영조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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