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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김태호PD도 했다, 요즘 대기업까지 뛰어든 시장

요즘은 쇼핑 안 하고 ‘펀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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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주문 후제작 크라우드 펀딩
재고 부담 없어 제품 가격도 ↓
패션 유통시스템으로 인기

최근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가 가장 핫한 쇼핑 플랫폼으로 뜨고 있다. 크라우드 펀딩은 대중을 뜻하는 크라우드(Crowd)와 자금 조달을 의미하는 펀딩(Funding)을 합친 용어다.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있는 기업이나 수요자가 대중으로부터 제작 비용을 모으는 것을 뜻한다. 프로젝트 내용과 펀딩 목표금액, 모금 기간을 공개하면 프로젝트를 지지하는 대중이 투자하는 방식이다.


2019년에는 크라우드 펀딩을 주제로 한 예능 프로그램이 등장하기도 했다. MBC ‘놀면 뭐하니’로 다시 주목받고 있는 김태호 PD가 선보인 ‘같이 펀딩’이다. 가치 있는 일을 함께하자는 취지로 만든 프로그램이다. 배우 유준상은 우리가 잊고 있던 태극기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평창동계올림픽 메달 디자이너 이석우씨와 함께 태극기함을 만들었다. 태극기함 프로젝트는 펀딩을 통해 총 21억 3000만원을 모았다. 수익금은 독립유공자 후손들을 위해 전액 기부했다.

출처MBC 같이펀딩 영상 캡쳐

◇크라우드 펀딩에 빠진 패션업계


크라우드 펀딩에 가장 적극적인 분야는 패션업계다. 크라우드 펀딩 업체 와디즈는 2019년 리워드형 펀딩(투자자가 후원금의 대가로 제품 또는 서비스를 제공받는 형식) 내 패션·잡화 분야에서 235억원을 모집해 전년대비 217% 성장했다고 밝혔다. 가죽 전문 브랜드 에이징CCC가 내놓은 양가죽 재킷은 와디즈에서 3번의 펀딩으로 총 19억1634만원을 모았다. 이태리 명품 장인의 신발을 저렴한 가격에 유통하는 제누이오의 스니커즈 프로젝트는 18억원을 달성했다. 와디즈 관계자는 “신상품에 열광하는 밀레니얼과 Z세대가 가장 큰 호응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도 펀딩에 뛰어들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사내 벤처 브랜드 플립(FLIP)이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플립은 소비자들의 아이디어를 모아 만드는 크라우드 소싱 브랜드다. 소비자와 함께 생산했으니 판매도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펀딩 방식을 선택한 것이다. 2018년 구스다운 패딩을 와디즈를 통해 출시해 한 달 만에 2억5312만원을 끌어모았다. 처음 목표금액은 500만원이었다. 

(왼)플립 직원, (오)플립 펀딩 화면

출처와디즈 홈페이지 캡쳐

펀딩 업체를 꼭 활용하지 않아도 된다. LF가 운영하는 슈즈 전문 편집숍 라움에디션은 2017년 업계 최초로 크라우드 펀딩 방식의 주문 시스템인 ‘마이슈즈룸’을 선보였다. 2017년 10월부터 2018년 6월까지 총 6번을 진행해 매회 목표치의 3배가 넘는 주문량을 달성했다. 디자이너 편집숍 W컨셉은 2018년부터 비정기적으로 운영해온 ‘펀딩 프로젝트’를 매달 고정 진행하고 있다. 펀딩 프로젝트는 오픈 후 10일 동안 주문을 받고 목표를 달성하면 제품을 배송해 주는 방식이다. 대부분 재입고나 재출시 요청이 많았던 인기 아이템들로, 소비자는 평균 15~30%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가격·재고 부담 없어 매력적


크라우드 펀딩은 브랜드와 소비자 모두 윈윈하는 전략이다. 펀딩이 성공해야 제작에 들어갈 수 있어 재고가 쌓이지 않는다. 재고가 없으면 보관 비용은 줄어든다. 미리 수요를 파악해 투자를 받으니 소비자들의 요구 사항도 빠르게 반영할 수 있다. 이런 펀딩은 기업이 신규 브랜드를 론칭할 때 가장 효과적이다. 저예산으로도 인지도를 올릴 수 있고 성장 가능성을 파악하기 좋기 때문이다. 대기업뿐만 아니라 영세 업체도 마찬가지다. 일단 크라우드 펀딩에 성공하면 홈쇼핑·대형마트·백화점 등 대형 유통 업체 바이어 눈에 띌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러면 좋은 조건으로 입점 제안을 받는 경우가 많다. 

와디즈 펀딩 모습

출처와디즈 홈페이지 캡처

올해 크라우드 펀딩 시장 규모는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2019년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에 모인 투자금액만 3100억원이었다. 와디즈는 최근 5년간 연평균 약 250%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텀블벅은 최근 누적 후원금 1000억원을 달성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도 한몫했다. 작년 500만명이었던 와디즈 월평균 방문자는 코로나19가 유행한 지난 3월 1000만명을 기록했다.


◇메이커와 참여자 신뢰가 중요


젊은 세대가 펀딩에 열광하는 이유는 단순히 저렴한 가격 때문만은 아니다. 메이커의 아이디어를 응원하고 목표를 실현하는 과정에 함께 하는 데 뿌듯함을 느낀다. 가치 있는 일에 간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가치 소비’를 하는 것이다. 요즘 소비자들은 가치 있는 일이라고 판단하면 기꺼이 지갑을 열고 불편해도 참는다. 성격 급한 한국인들이 펀딩 제품을 수령하는 데까지 2~3주 정도 걸리는데도 군말 없이 기다리는 이유다.


제작자의 가능성과 가치를 보고 투자하는 만큼 메이커와 참여자의 신뢰가 중요하다. 2019년 텀블벅에서 진행한 인기 애니메이션 ‘달빛천사’ 리메이크 앨범 프로젝트는 펀딩금 사용처 논란으로 환불 소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당시 달빛천사 OST는 판권 문제로 국내에 정식 발매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주인공 목소리를 연기한 성우 이용신이 이를 녹음해 앨범을 발매한다는 펀딩이 올라왔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7만명의 후원자가 몰리며 크라우드 펀딩 사상 최고액인 26억을 달성했다. 하지만 모금액 일부를 앨범 제작이 아닌 이용신씨의 콘서트 준비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결국 제작사는 참여자 7000여명에게 펀딩금을 돌려줬다.

(왼) 달빛천사 루나 애니메이션 포스터, (오) 달빛천사 OST 펀딩 모습

출처CJ ENM, 텀블벅 캡쳐

일부 영세업체는 펀딩을 받아놓고 제작을 못해 배송이 늦어지거나 제품 하자가 발생하기도 한다. 취지와 달리 기성품이 펀딩에 올라오는 경우도 다반사다. 펀딩 업체에서는 이런 사태를 대비해 다양한 제도를 만들고 있다. 텀블벅은 프로젝트 공개검토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에디터 추천’ 제도를 통해 우수한 프로젝트를 후원자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와디즈는 올해 1월 제품에 심각한 하자가 있으면 환불을 보장하는 ‘펀딩금 반환 방안’을 발표했다.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이 환불을 보장한 것은 세계 최초다. 이외에도 메이커의 평점을 매기는 신뢰 지수를 도입하고 분할 정산 제도를 만드는 등 참여자를 보호하고 있다.


글 jobsN 정혜인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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