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조리→은행→요리→스튜디오, 41살 지금은..

조회수 2020. 8. 17. 06: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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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밤샘 작업에 피부 망가졌던 사진작가가 벌인 일
유명한 제품 다 써봤지만 만족하지 못해
제약사와 손잡고 직접 3단계 마스크팩 개발
세안부터 팩, 보습까지 한 번에 해결

“사진·영상 제작 스튜디오를 운영했습니다. 일의 특성상 3~4일 때로는 일주일 동안 이어지는 강행군에 피부가 버티질 못했어요. 한 살 한 살 나이가 들수록 피부 노화를 늦춰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습니다.”


좋다고 소문난 스킨케어 제품은 다 써봤지만, 만족할 만한 제품을 찾지 못했다. 모델들의 피부도 문제였다. 빽빽한 촬영 스케줄이 이어지면 사진작가만큼 모델들의 피부 컨디션도 좋지 않았기 때문에 보정 작업에 시간이 오래 걸렸다. 정현아(41) 대표가 스튜디오를 접고 스킨케어 화장품 브랜드 클라셀(CLACELL)을 만든 계기다.

출처: 클라셀
클라셀 정현아 대표

◇사진 보정작업 하면서 피부 관리 중요성 실감해


-상한 피부를 보면서 피부 미용에 관심이 생겼다고. 


“스튜디오를 하면서 피부가 상하는 것을 보고 자연스럽게 관심이 생겼습니다. 짧은 일정에 촬영부터 보정까지 많은 일정을 소화해야 하므로 밤을 지새우는 일이 많았어요. 푸석푸석해지는 피부를 보면서 하루빨리 관리를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컸습니다.” 


-모델들의 피부 보정 작업을 했던 것도 창업에 영향을 끼쳤다고 들었다. 


“저만큼이나 모델들도 피부가 많이 상해 있었어요. 색조 화장이나 보정 작업으로 어느 정도 커버를 할 수 있지만, 한계가 있었어요. 촬영 후 피부를 보정하는 작업에 가장 공을 들였지만, 클로즈업 사진은 보정을 아무리 해도 티가 날 수밖에 없었어요. ‘피부 미인이 진짜 미인이구나’하고 생각할 정도로 깨끗한 피부의 중요성을 실감했습니다.” 

출처: 클라셀
자체 개발한 3단계 마스크팩과 연구소 앞에서 이를 들고 있는 정 대표

-그래도 직접 화장품을 만들어야겠다고 나서기는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지인 중 한 분이 제약회사를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이전까지만 해도 제약사에서 화장품을 만든다고 생각도 못 했는데, 제약과 화장품은 공통분모가 많았어요. 성분 함량에 따라 약과 화장품으로 나뉘고 있었죠. 지인의 제약사에서 제품 개발과 생산을 담당해줘서 본격적으로 스킨케어 시장에 진입했습니다. 아직 신생 브랜드이다 보니까 온라인에서 이름을 알려가고 있는 단계입니다. 한국 외에는 싱가포르와 베트남, 내몽골 자치구와 중국 청도에 수출을 하고 있어요. 가을 이후 중국 베이징에도 진출 예정입니다.”  


◇3단계 마스크팩 하나로 기본 스킨케어 완성 


-첫 제품이 마스크팩이다. 마스크팩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 


“마스크팩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쌓은 후 다른 스킨케어 제품을 개발·유통하자는 전략이었습니다. 마스크팩은 크림이나 에센스 등 다른 스킨케어 제품보다 소비자 접근성이 좋습니다. 잘 모르는 브랜드 제품이라도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는 품목이에요. 저희처럼 신생 브랜드가 만들기에 가장 적절한 제품이죠.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가기 전에 유통망을 확보하기 위해 접촉했던 중국 바이어도 마스크팩을 만들면 좋겠다고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출처: 클라셀
클렌징과 마스크 팩, 아이크림을 한 번에 묶은 3단계 마스크팩

-기존 마스크팩과 차이점은.


“클렌징과 마스크팩, 아이크림을 하나로 묶은 3단계 마스크 팩이 클라셀의 첫 제품입니다. 이 제품 하나만으로 기본 스킨케어를 완성할 수 있어요. 제품을 개발할 때 피부에 묻은 노폐물을 완벽히 제거하고, 충분한 수분과 유분을 공급하는 제품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서 클렌징폼과 마스크팩, 얼굴 전체에 바르는 아이크림을 하나로 묶었습니다. 먹어도 안전할 만큼 유해 성분을 넣지 않았습니다.” 


-개발에는 얼마나 걸렸나. 


“6개월 이상 걸렸습니다. 그중 절반 이상을 만족할 만한 마스크팩 시트를 만드는 데 보냈어요. 피부에 직접적으로 닿는 소재이고, 또 에센스를 머물고 있다가 피부에 전달하는 시트 개발에 힘썼습니다. 밀착력을 높여 마스크팩이 갖고 있던 에센스를 피부에 빠르게 전달할 수 있도록 했고, 목화씨에서 추출한 식물섬유인 큐프라 원단을 사용해 피부 자극을 최소화했습니다. 물리적·화학적 처리를 하지 않아도 자연 분해가 되는 친환경 소재이기도 합니다.”

출처: 클라셀
큐프라 원단을 사용해 피부 밀착력을 높였다.

◇필요했던 제품 만든 만큼 자신감 있어


-이전에 하던 일과 전혀 관계없는 분야로 사업 아이템을 바꿨는데 힘들지 않았나. 


“매일 성분을 공부하고, 연구하는 일이 너무 재미있습니다. 또 제품을 개발하고, 새 제품을 출시했을 때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피드백을 보면서 힘을 얻고 있어요. 사실 제가 진짜 원하는 일, 시간과 정성을 들여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찾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대학에서 호텔 조리학을 전공했는데, 진로 고민을 하다가 졸업 후에는 은행에 취업했습니다. 안정적인 직장이지만, 저와는 맞지 않았고 약 8년 후에 퇴사했어요. 퇴사 후 방과후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요리를 가르치는 일을 하기도 했습니다. 사진은 취미였어요. 2010년도부터 프리랜서로 상업 사진을 찍기 시작했고, 2013년 스튜디오를 만들었습니다. 스튜디오 창업이 클라셀까지 이어질 줄은 몰랐어요. 하지만 제가 필요했던 제품, 쓰고 싶었던 제품을 만든 만큼 자신감을 느끼고 사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현재 개발 중인 제품은. 


“소비자 요청으로 3단계 마스크팩에 포함된 클렌징폼을 단독 제품으로 출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마스크팩도 샘플을 제작하는 단계에요. 마스크팩 이후 재생 크림을 출시하기도 했는데요. 수출을 위해 NMPA(중국 화장품 위생허가)를 획득했고, FDA 승인을 준비 중입니다.” 

출처: 클라셀
제품을 연구·개발하는 연구실과 생산 공장

-목표는.


“2021년에는 국내 마케팅과 판매 채널을 구축해 더 많은 국내 소비자들을 만날 계획입니다. 또 제품 개발을 지속해 2022년까지 제품군을 10가지 이상으로 다양화하고 싶어요. 아직은 미미하지만, 우수한 제품력으로 사랑받는 브랜드로 거듭나겠습니다.”


글 jobsN 박아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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