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명문 듀크대 수석 졸업한 한국인, 최근 25억 투자 받고 벌인 일

조회수 2020. 8. 2. 06: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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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명문대 수석 졸업생이 한국에서 창업한 사연

명문대로 손꼽히는 미국 듀크 대학교에서 전자공학, 생명공학을 수석으로 졸업한 한국인이 있다. 연구하면서 비효율적인 데이터 관리 문제를 느꼈고, 이를 직접 해결하고자 창업을 결심했다. 지난 4월 포브스가 발표한 아시아에서 영향력 있는 30세 이하 리더 30인에 뽑혀 포브스 아시아 표지를 장식하기도 했다. 인공지능(AI) 데이터 플랫폼 기업 ‘슈퍼브에이아이(Superb AI)’의 김현수(29) 대표를 만났다.

출처: 슈퍼브에이아이 제공
‘슈퍼브에이아이(Superb AI)’의 김현수(29) 대표.

-자기소개해 주세요.


“슈퍼브에이아이 대표 김현수(29)입니다. 인공지능 업계가 겪는 데이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머신러닝 데이터 플랫폼을 개발하고, 데이터 구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출처: 슈퍼브에이아이 제공
듀크대 졸업식에서 찍은 사진(좌), 연구실에서 연구하는 모습(우).

부모님을 따라 초등학교 5학년 때 싱가포르로 간 김 대표는 그곳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다. 이후 미국 듀크대학교에서 입학해 전자공학, 생명공학을 수석으로 졸업했다. 학부 공부를 할 때 반복 작업이 많은 실험을 하면서 자연스레 자동화에 관심이 생겼다. 이에 인공지능 분야 박사 과정을 밟았다. 그러던 중 2016년 SK T-brain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아 한국에 돌아와 초창기 멤버로 2년간 근무했다. 리서치 엔지니어로 자율 주행이나 게임 로봇 등 인공지능 관련 분야를 연구했다. 그런 그가 창업을 결심한 이유는 연구자들이 겪는 데이터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서였다.


“인공지능을 연구할 때 데이터 관리에 큰 어려움을 느꼈습니다. 데이터를 구축하고 가공하는 데에 시간이 많이 들었어요. 현장에 있는 전세계 인공지능 연구자가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비효율적인 데이터 관리 문제를 직접 해결하고 싶었습니다.”


김 대표는 함께 일하던 동료 5명과 2018년 4월 ‘슈퍼브에이아이’를 세웠다. 그는 창업을 결정하면서 듀크대 박사과정을 자퇴했다.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서였다. 학교는 언제든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지도 교수의 말에 용기를 얻었다.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면서 후회는 없었다. 이후 다섯 명은 서울 충정로에 있는 한 오피스텔 단칸방에서 밤낮없이 제품 연구·개발에 나섰다. 

출처: 슈퍼브에이아이 제공
슈퍼브에이아이의 공동 창업자들(좌), 제품 사업 개발 모습(우).

슈퍼브에이아이의 주력 제품은 인공지능 데이터 플랫폼인 ‘슈퍼브에이아이 스위트(Superb AI Suite)’다. 머신러닝 데이터를 구축, 분석, 관리하는 플랫폼이다. 2019년 7월 개발을 시작해 그해 12월에 베타 버전을 출시했다. 현재 삼성, SK텔레콤, LG, 카카오 등 국내외 기술 기업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인공지능 개발에 핵심 요소는 풍부한 데이터입니다. 이 데이터를 인공지능이 학습할 수 있는 특정한 형태로 가공해야 합니다. 영상 및 이미지를 데이터로 가공하는 거죠. 이 과정을 라벨링(labeling)이라고 합니다. 


지금까지는 라벨링 작업 대부분을 사람이 직접 했습니다. 일일이 데이터를 분류하고 표시해야 했어요. 현장에서 인공지능 개발자들이 데이터 준비에 쓰는 시간이 많이 듭니다. ‘오토라벨링’ 기술로 데이터 라벨링 자동화를 최대 90% 가능하게 했습니다. 기존 수작업 라벨링 범위가 줄면서 10배 정도 더 빠르게 데이트를 구축·관리할 수 있어요. 작업 시간은 줄여주고 정확도는 높여줍니다.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이나 데이터 라벨링 기업, 학교 연구실 등을 대상으로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초기 고객을 대상으로 6개월간 베타 테스팅을 했고, 피드백을 기반으로 기술을 고도화했습니다. 곧 정식 버전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슈퍼브에이아이는 스타트업계의 명문 액셀러레이터인 와이콤비네이터(Y Combinator)를 졸업한 7번째 한국 기업이기도 하다. 이후 사업성을 인정받아 듀크대학교, 뮤렉스파트너스, KT 인베스트먼트, 페가수스테크벤쳐스 등으로부터 25억원의 시드(Seed) 투자를 받았다.

출처: 슈퍼브에이아이 제공
전체 회의를 하는 모습.

현재 서울 강남구와 미국 실리콘밸리의 샌머테이오(San Mateo)에 법인을 두고 있다. 실리콘밸리에 인공지능 기술 관련 기업이 많기 때문에 처음부터 미국 시장을 염두에 뒀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제품 연구·개발, 미국 오피스는 판매와 마케팅을 중점으로 하고 있다. 또 특이한 점은 공동창업자가 5명이라는 점이다.


서울대에서 인공지능을 공부한 이정권 CTO(Chief Technology Officer·최고 기술 책임자)는 논문 피인용만 4000회에 달할 정도로 인공지능 분야 전문 연구자다. 이종혁 공동창업자는 국제 프로그래밍 대회(ACM-ICPC), 국제 정보올림피아드에 대한민국 대표로 나가 수상하기도 했다. 차문수 공동창업자도 AI 전문가로 특허 3건을 가지고 있다. 인공지능 연구, 웹 개발, 기술 인프라 등 전 분야를 담당한다. 이현동 공동창업자는 20대 초반부터 아프리카에서 사업을 운영하고 매각한 경험이 있다. 현재 한국 지사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김 대표는 해외 진출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지난 4월 포브스가 발표한 아시아에서 영향력 있는 30세 이하 리더 30인 선정되기도 했다.


“회사 동료로 만나서 지금까지 함께 하고 있습니다. 2년째 매주 일요일마다 모여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져요. 일 얘기를 하거나 힘든 건 없는지 물어봅니다. 5명의 강점이 어우러져서 일하는데 서로 시너지 효과를 냅니다.”

-창업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창업은 힘들고 어려운 과정의 연속입니다. 고민과 스트레스가 많지만 도전해볼 만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실패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얻는 경험이 더 큽니다. 어려움을 하나씩 극복해나가면서 성장할 수 있어요.”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는요.


“본격적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해 많은 고객사를 확보할 계획입니다. 또 기술 고도화를 계속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게 목표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소프트웨어 개발자 커뮤니티인 ‘깃허브(GITHUB)’와 같은 기업이 되고 싶습니다. 인공지능 개발에는 데이터가 많이 필요해 진입장벽이 높습니다. 관련 기술 데이터를 공유하고 개방해 누구나 쉽게 인공지능 데이터에 접근하고 개발할 수 있게 하고 싶습니다.”


글 jobsN 임헌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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