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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헬기로 돈을 뿌려요" 3조원 들여 일자리 55만개 만든다

조회수 2020. 8. 2. 06: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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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뉴딜 일자리.."세금 낭비" VS "노는 것보다 낫다"
2022년까지 신규 일자리 55만개
단순 아르바이트라는 비난
“세금 낭비” VS “노는 것보다 낫다”

정부가 2022년까지 3조원을 들여 공공일자리와 청년일자리 55만개를 만들겠다고 했다. 이른바 한국판 뉴딜정책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 새로 만든 일자리들이 단기 고용직인데다 단순 노동을 하는 아르바이트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각 부처에서 발표한 일자리에 어떤 내용이 있는지 찾아봤다. 


◇문화재청 “유물 정리, 시급한 사업”  


문화재청은 대학교 박물관에서 유물을 정리할 사람을 뽑는다. 전국에 박물관을 보유한 대학은 총 30곳. 문화재청은 한 박물관에 15명씩 채용해 일자리 450개를 만들 계획이다. 이들은 6달 동안 일하면서 박물관에 있는 유물을 닦고 일련 번호를 매기는 일을 한다. 정리한 유물은 사진으로 찍어 기록한다. 

출처: 문화재청 공식홈페이지(좌) 건국대학교 박물관 공식홈페이지(우)
문화재청(좌) 건국대학교 박물관(우)

문화재청은 사업계획서에 “유물 세척 작업에는 전문 기술이 필요하지 않아 예산 집행이 즉시 가능하다”고 썼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겠다는 설명이다.


유물닦기는 영양가 있는 일자리가 아니라는 일부 비판도 나왔다. 그러나 문화재청은 박물관 곳곳에 체계적인 관리 없이 오랫동안 방치된 유물이 많다고 했다. 이 유물들은 훼손이나 분실 위험이 높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파악하고 수습하는 일이 시급하다는 설명이다. 문화재청은 이번 사업을 위해 50억2500만원을 편성했다. 


◇분리수거 도우미로 경비원 대상 갑질 줄인다 


쓰레기 분리수거를 위한 일자리 1만여개도 생긴다. 기획재정부는 3차 추가경정예산안에 쓰레기 분리수거 도우미 1만843명을 고용하기 위한 비용을 넣었다고 밝혔다. 공식명칭은 자원관리사다. 한국환경공단이 전담한다. 

출처: 유튜브 채널 ‘YTN NEWS’ 캡처
아파트 단지에서 분리수거 하는 주민들

대부분 국민들이 투명 페트병을 분리해서 버리긴 한다. 그러나 병에 라벨·뚜껑이 그대로 붙어 있거나 음식물 등이 담겨 있으면 재활용이 어렵다. 그래서 자원관리사들이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재활용품 공동선별장에서 재활용이 가능한 쓰레기를 구분하는 일을 할 예정이다. 폐 페트병에서 라벨을 떼고 세척하는 일도 한다. 또 일주일에 하루는 아파트나 주택단지에서 주민들의 분리수거 작업을 돕는다.


환경부는 “지역마다 분리배출 수준이 달라 기초적인 부분도 지키지 않는 곳이 있다”며 “자원관리사가 가이드처럼 분리수거 방법을 알려주고 도울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자원관리사가 아파트 경비원을 대상으로 하는 갑질도 줄일 수 있다고 본다. 현재 공동주택관리법은 경비원에게 분리수거나 청소 등 기타 잡무를 시키지 못하게 한다. 하지만 실질적인 단속은 이뤄지지 않는다. 최근 이와 관련해 주민과 경비원 사이에 시비가 붙어 폭행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환경부는 “혜택을 보는 아파트가 돈을 내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국환경공단은 8월부터 자원관리사 공개채용에 나선다. 하루 4시간씩 주 5일, 4달 동안 일한다. 임금은 1인당 월 95만원. 들어가는 예산은 약 442억원이다. 


◇여름철 동물 전염병도 대비해야 


환경부는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을 막기 위한 사업도 시행한다. 이를 위해 80억원을 들여 744명을 새롭게 뽑는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인력이 필요한 부분은 멧돼지 폐사체 수색인력. 352명을 채용한다. 이들은 열병에 걸린 멧돼지가 자주 나타나는 지역을 중심으로 폐사체가 있는지 수색한다. 멧돼지의 흔적이나 분변 등이 남은 곳은 흙을 채취해 검사한다. 오염이 발견되면 즉시 소독한다. 여름철에는 비가 많이 내리기 때문에 오염된 흙이 떠내려갈 경우 바이러스가 빠르게 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출처: 유튜브 채널 ‘연합뉴스TV’ 캡처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걸린 야생멧돼지 폐사체가 바이러스를 확산시킬 우려가 있다

환경부는 “단기 일자리 예산을 통해 그동안 다소 부족했던 바이러스 발생지점 소독과 개체 수 조사 등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국무총리 산하 법제처도 16억원을 들여 단기 일자리를 만든다. 법제처가 운영하는 국가법령정보센터 홈페이지는 각종 법령 본문을 한글파일 형태로 제공한다. 그런데 2005년 이전 법령의 경우 요즘은 쓰지 않는 문서 입력 프로그램으로 작성해 별표(따로 붙인 도표)와 서식이 깨져서 나온다. 법제처는 이러한 별표·서식 12만건을 한글 프로그램 형태로 다시 작성해 제대로 볼 수 있도록 만들 예정이다. 이번 재구축 사업을 위해 5달 동안 일하는 단기 아르바이트 187명을 고용한다. 법제처는 일자리가 없는 청년들이 비대면·디지털 방식으로 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법령정보원에 위탁해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만들 계획이다. 


◇아르바이트 자리, 없는 것보단 나아 


정부가 내놓은 공공 단기 일자리는 세금 낭비라는 비판을 받을 여지가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아르바이트 조차 구하기 힘든 가난한 사람들 입장에서는 가뭄의 단비라는 의견도 있다. 아르바이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은 올해 4월 알바 구인·구직수가 작년 대비 40% 줄었다고 밝혔다. 통계청 조사결과 5월 기준 직원을 고용한 자영업자도 1년 전보다 20만명이 줄었다. 코로나는 알바로 당장 생계를 유지하는 청년, 직업이 없는 노인 등 취약계층에 더 큰 피해를 주고 있다. 


미국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은 “경제 위기에는 헬리콥터로 돈을 뿌리자”고 말했다. 정부가 직접 현금을 공급해 경기를 회복시키는 양적완화 정책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는 뜻이다. 

출처: tvN 방송화면 캡처(좌) SBS 방송화면 캡처(우)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마련하는 청년도 많다. 드라마 ‘치즈인더트랩’에서 카페 아르바이트하는 홍설 역의 김고은(좌) 드라마 ‘피노키오’에서 편의점에서 일하는 최인하 역의 박신혜(우)

코로나로 식당이 문을 닫으면서 하고 있던 아르바이트를 그만둬야 했다는 취업준비생 유모(25)씨는 “합격한 회사에 입사가 미뤄진 친구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비정상적인 시기”라며 “영양가 없어 보이는 단기 알바라도 아무것도 안하는 것보단 낫다는 심정으로 지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글 jobsN 오서영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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