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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딸 팔·다리보며 눈물 흘리던 엄마, 결국 직접 나섰다

조회수 2020. 7. 22. 09:2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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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피로 고통받는 딸아이를 위해 워킹맘이 만든 '이것'은?

주방세제에 포함된 화학성분이 우리 몸에 안 좋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래도 하루에 한 번 이상은 해야하는 설거지. 그래서 세제가 남지 않게 흐르는 물에 몇 번씩 헹군다. 그런데도 그릇에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세제가 남아있다고 한다. 실제로 이렇게 그릇에 남아 체내에 흡수되는 잔류 세제가 1년이면 최대 소주 컵 2잔 분량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딸 아이의 아토피가 이러한 화학 제품 때문이라고 생각한 워킹맘이 있다. 심한 가려움증으로 고통스러워하는 아이를 두고 볼 수만은 없어 직접 천연 세제를 만들기 시작했다. ‘왓아릴리프’의 김서화(39) 이사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출처: 왓아릴리프 제공
‘왓아릴리프’의 김서화 이사.

독일 유러피안 비즈니스스쿨(European Business School)에서 경영학 학위를 취득한 김씨는 2002년 한국 필립모리스 전략기획팀을 거쳐 한솔그룹 전략기획팀에서 해외 신규 사업 및 인수합병(M&A) 업무를 맡아 10여 년간 일했다. 결혼과 출산 후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여러 기업의 해외 전략 자문 업무를 맡았다. 연년생 두 딸을 둔 워킹맘인 그가 세제까지 만들며 창업을 결심한 이유는 첫째 딸아이가 아토피로 고통을 겪으면서부터다.


“첫째 아이가 3살 때쯤 아토피가 생겼어요. 팔 접히는 부분이나 허벅지 쪽은 유독 심해 빨갛게 부어올라 진물이 나기도 했습니다. 점점 심해져 달라붙는 바지는 입지 못할 정도였어요. 심한 가려움증에 괴로워하는 아이를 보면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아이의 아토피를 낫게 하기 위해서 좋다는 건 다 해봤어요. 유기농 재료만 써서 음식을 만들고, 소스 등은 아예 넣지 않은 저염식 식단으로 바꿨죠. 순면으로 만든 옷을 입혀봐도 아토피는 좋아지지 않았습니다. 아이의 고통을 줄여주고 싶어 원인과 치료 방법들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피부에 직접적으로 닿는 게 무엇일까 생각하니 생활 속에서 가장 많이 쓰는 식기와 옷이 눈에 들어왔어요. 평소보다 설거지를 꼼꼼하게 하지 않은 날이나 세탁 세제를 많이 넣고 빨래한 옷을 입은 날에 아이가 유독 심하게 긁더라고요. 피곤해서 설거지를 대충하거나 아이 옷에 밴 진물을 없애려고 세탁세제를 많이 넣은 날이 있었거든요. 평소 무심코 쓰던 세제가 원인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찾아보니 우리가 1년에 소주 컵 1~2잔 분량의 주방 잔류 세제를 섭취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아무리 깨끗하게 설거지를 하고 여러 번 물로 헹궈도 그릇에는 잔여물이 남아있는 거죠. 그릇에 남은 잔류 성분이 음식에 묻고 그게 결국 입으로 들어가는거 였어요.


합성세제는 석유로부터 유래한 원료를 사용해 만들어진 세제입니다. 합성세제에서 빠지지 않는 원료 중 하나가 세정 작용을 하는 계면활성제에요. 합성 계면활성제의 유해성은 이미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발암을 촉진하거나 아토피나 피부염, 알레르기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가족을 위해 안심하고 쓸 수 있는 세제를 직접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2019년 하반기부터 제품을 기획해 연구·개발에 나섰습니다.”

출처: 왓아릴리프 제공
왓아릴리프의 천연 주방 세제. 보건복지부 고시 '1종 주방세제'로 그릇, 젖병 등 식기류뿐 아니라 과일, 채소도 씻을 수 있다.

-제품 개발 과정이 궁금합니다.


“‘먹을 수 있을 만큼 좋은 성분으로 만들어보자’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국내외 천연 제품을 직접 써보면서 성분을 공부했습니다. 시중에서 천연 계면활성제라는 제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일부 성분만 천연인 제품이 대부분이에요. 대량으로 만들고 유통하기 위해서는 화학 성분을 넣을 수밖에 없는 거죠. 피부 자극과 알레르기 등을 유발하는 석유계 합성 계면활성제 대신 식물성 오일인 야자유로 만든 계면 활성제를 넣었습니다. 충분한 세정력을 갖게 하려고 6~7개월간 테스트를 계속했습니다. 기름기 묻은 식기가 말끔하게 닦일 때까지요. 아이의 아토피 증상이 나아지는 걸 보고 ‘이거다’ 하는 확신을 얻었어요. 직접 만든 천연 세제를 주변 엄마들에게 나눠주니 반응이 좋았습니다. 구매해서라도 쓰고 싶다는 말에 제품화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제품은 보건복지부에서 인증받은 ‘1종 주방세제’로 그릇, 젖병 등 식기류뿐 아니라 과일, 채소도 씻을 수 있습니다. 우리 온라인몰(bit.ly/32EaSvt)에서도 인기입니다.”

출처: 왓아릴리프 제공
주방 세제에 이어 캡슐형 세탁세제, 핸드워시, 소독 스프레이 등을 만들었다.

김씨는 주방 세제에 이어 캡슐형 세탁세제, 핸드워시, 소독 스프레이 등을 만들었다. 모든 제품을 천연 성분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제품 타깃은요. 


“화학 세제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환경과 가족의 건강에 관심 많은 분들입니다.” 

출처: 왓아릴리프 제공
'왓아릴리프' 김서화 이사.

-천연 성분이라면 가격이 비쌀 것 같은데요.


“주방 세제 가격은 1만2000원입니다. 대량으로 만든 화학 세제와 비교하면 비싸다고 느껴질 수 있어요. 그러나 매일 쓰는 제품인데 저렴한 가격에 가족의 건강을 내 줄 순 없다고 생각합니다. 한 달에 커피값 한 두 잔만 아낀다면 충분히 살 수 있다고 봐요.”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는요.


“가족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한 제품을 계속 만들고 싶습니다. 클렌저 등 새로운 제품을 기획 중이에요.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장에 진출할 계획입니다. 현재 싱가포르, 홍콩 쪽과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K팝, K뷰티처럼 품질 좋은 K리빙을 전 세계에 알리는 데에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


글 jobsN 임헌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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