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탈리아서 태어났지만, 한국 '귀화'해 성공했어요

조회수 2020. 7. 19. 06: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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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귀화해 '성공했습니다' VS '쫄딱 망했습니다'
국내 기업이 인수한 해외 브랜드
한국 와서 매출 1조원 찍은 휠라
불매 운동 끝에 매각행 미스터피자

신세계인터내셔날이 7월13일 스위스 화장품 브랜드 ‘스위스 퍼펙션’을 인수했다. 국내 기업이 해외 명품 화장품 브랜드를 인수하는 건 이번이 처음. 1998년 론칭한 스위스 퍼펙션은 ‘VVIP 용’ 최고급 스킨케어 브랜드로 유명하다. 주요 제품인 세럼·스킨류 가격은 50만~100만원대. 유럽·중동 등의 고급 호텔과 요트에 있는 스파클리닉에서 사용한다. 신세계는 스위스 퍼펙션을 국내와 중국의 백화점·면세점에 입점시킬 계획이다. 2012년 처음 화장품 사업을 시작한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유명 해외 브랜드 인수를 통해 세계 시장에 이름을 알릴 기회를 얻었다.

출처: 스위스 퍼펙션 인스타그램과 신세계몰 캡처

스위스 퍼펙션처럼 한국 기업이 입양한 브랜드는 꽤 있다. 대표격인 휠라는 한국 국적을 얻은 뒤 사업이 승승장구하고 있다. 반면 스무디킹처럼 적자 행진을 이어가는 곳도 있다. 돈을 들여 데려온 보람이 없는 셈이다. 한국 기업이 인수한 해외 브랜드는 어떤 곳이 있는지 알아봤다.  


휠라 FILA 


외국에서 태어났지만 이제는 한국 브랜드로 자리 잡은 대표 기업이다. 1911년 이탈리아 휠라 형제들이 처음 만들었다. 원래 주력 상품은 속옷. 이후 스포츠웨어로 방향을 바꾼 뒤 1990년대까지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매출이 줄면서 위기에 빠졌다. 

출처: 휠라 인스타그램 캡처

전 세계 27개국 지사 가운데 유일하게 흑자를 내던 휠라코리아. 결국 윤윤수 대표는 2007년 약 4500억원에 휠라 글로벌 사업권을 인수했다. 휠라를 국내 기업으로 바꾼 셈이다. 한국으로 귀화 이후 휠라는 승승장구 중이다. 2007년 당시 800억원 가량에 불과했던 휠라의 매출은 2019년 1조4905억원까지 뛰어올랐다. 


타이틀리스트 Titleist 


전 세계에서 골프공을 가장 많이 파는 브랜드 타이틀리스트도 한국 기업이다. 2011년 휠라코리아와 미래에셋컨소시엄이 타이틀리스트의 모기업인 미국 아쿠아쉬네트를 12억달러에 인수했다. 골프공, 골프채, 골프 가방 등을 만드는 세계 1위 골프용품 업체다. 전 세계 골프공 시장 점유율만 72%. 아쿠아쉬네트는 휠라코리아의 인수 이후 2016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도 상장했다. 주가는 작년 25달러에서 올해 6월 35달러로 40% 올랐다. 

출처: 타이틀리스트 인스타그램 캡처

휠라코리아는 타이틀리스트를 인수한 뒤 원래는 없던 의류도 출시했다. 티셔츠나 바지 1개당 30~40만원대로 비싼 편. 하지만 기존 골프복 브랜드와 달리 젊어 보이는 디자인으로 인기를 끌었다. 작년 타이틀리스트 어패럴 매출은 950억원. 매년 10% 넘게 늘고 있다.


만다리나덕 Mandarina duck


1977년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의류·패션 잡화 브랜드다. 여행용 가방과 선글라스, 향수, 시계 등을 만든다. 한 때 전 세계 800여개 매장을 운영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와 함께 모기업인 부라니 그룹이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2011년 이랜드가 약 700억원에 부라니 그룹과 만다리나덕 지분 인수 계약을 맺으면서 한국으로 들어왔다. 

출처: 만다리나덕 공식 홈페이지 캡처

다만 한국 안에서 만다리나덕 판매는 다른 국내 기업인 (주)나자인에서 한다. 나자인은 2003년부터 부라니 그룹과 장기 계약을 맺고 수입판매원 역할을 했다. 2010년 브랜드 소유권 계약과 상표등록도 끝냈다. 이랜드도 지분만 가지고 있을 뿐 한국에서 만다리나덕 사업을 직접 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이랜드는 중국 패션 사업에 유럽 브랜드를 활용하기 위해 국내 판매와 관계없이 만다리나덕을 인수한 것으로 보인다. 만다리나덕 한국 매출은 2008년 30억원에서 2018년 800억원으로 10배 넘게 뛰었다.


미스터피자 Mr.Pizza 


반면 미스터피자는 한국 기업이 인수한 뒤 오히려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미스터피자는 원래 일본의 작은 피자 프랜차이즈였다. 한국에는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이 1990년 서울 이화여대에 1호점을 냈다. 본사와 차별화한 메뉴로 인기를 끌었다. MP그룹은 6년 만인 1996년 일본을 제외한 전 세계 판매권을, 2010년에는 일본 본사까지 인수했다. 

출처: 미스터피자 공식 페이스북

하지만 2016년 정 회장의 경비원 폭행 논란이 일었다. 비싼 가격으로 재료를 공급하는 등 가맹점에 갑질 의혹도 불거졌다. 결과는 소비자들의 불매 운동. 빠르게 줄어든 매출로 MP그룹은 상장폐지까지 겪었다. 2019년엔 2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결국 MP그룹은 올해 6월 미스터피자를 매각 시장에 내놓았다.


스무디킹 Smoothieking 


스무디킹도 한국으로 귀화한 뒤 고전하는 브랜드다. 생과일 스무디와 음료를 파는 스무디킹은 1973년 미국 루이지애나 주에서 처음 문을 열었다. 한국에 매장이 들어온 건 2003년. 당시 건강 음료 유행을 타고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명동 1호점은 2005년 전 세계 스무디킹 매장 가운데 매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2011년에도 영등포 타임스퀘어점이 같은 기록을 세웠다. 

출처: 스무디킹 인스타그램 캡처

2012년 스무디킹코리아는 미국 본사 지분 100%를 5000만달러에 인수했다. 그리고 2015년 신세계그룹이 한국과 베트남 스무디킹 10년 운영권을 180억원에 다시 샀다. 하지만 이후 매년 적자를 내고 있다. 2016년 8억원이었던 영업손실은 2019년 약 12억원까지 늘었다. 신세계는 편의점 이마트24 공간에 스무디킹 매장을 함께 운영하는 방법으로 위기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


글 jobsN 오서영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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