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를 의심했다, 굴지의 기업서 쓰는 'DGG'·'DJG' 용어 뜻은?

조회수 2020. 9. 15. 09:5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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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가 지드래곤? 우리회사선 '기둥'인데요..

회사마다·업계마다… 흥미로운 은어(隱語)의 세계

효율적인 줄임말부터 정체불명 외계어까지 제각각



‘DGG’ ‘DJG’ 

대한민국 굴지의 반도체 기업에서 쓰는 ‘전문용어’라고 한다. 확실히 하이테크 분야에서 쓰는 용어라 그 뜻을 가늠조차 못하겠다. 그런데 DGG와 DJG의 뜻을 들어보니… 귀를 의심케 한다. DGG 는 ‘똑같게’, DJG는 ‘더좋게’라고 한다. 최근 블라인드 앱에 올라와 화제가 된 ‘회사에서 통용되는 요상한 단어’란 글에 소개된 용어다. 특정 회사나 업계에서 그 구성원들만 알아들을 수 있게 통용되는 은어(隱語)가 있기 마련이라지만, 왜 이런 ‘근본없는’ 은어를 쓰는 것일까. 직장 은어에 대해 알아보니 업종별·회사별 참 많고 다양하다.


◇‘EMQ JMN’… 누구냐 넌?

조현민 한진칼 전무. /인터넷 화면 캡쳐

업종을 넘어 광범위하게 쓰이는 은어는 역시 상급자의 호칭에 관한 것이었다. ‘JMN’은 Jeon Moo Nim의 약자다. 그렇다. ‘전무님’이다. ‘SMN’은 상무님이다. ‘GMN’도 있다. 고문님. 그래도 ‘님’자를 꼬박꼬박 붙인 예의바른 은어다. 사장님은 CEO인데 전무님은 영어로 뭔지 헛갈리던 누군가가 JMN이라 써놓고 키득거리던 것이 그만 널리 전파된 것일까? JMN의 기원을 아는 이를 찾지는 못했다.


특정인을 지칭하는 은어도 있다. 한진그룹 오너가가 대표적이다. 1970년대 해외 지사에 전문을 보낼 때 알파벳 3개를 조합한 코드로 주요 임원을 지칭해왔던 것이 그 시초라고 한다. 조원태 회장은 DDW, 조현아 전 부사장은 DDA, 조현민 전무는 EMQ다.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의 코드명은 쉽게 이해가 간다. 그런데 조 전무는 대체 무슨 뜻인지… 조 전무의 영어 이름인 '에밀리(Emily)'와 '마케팅 여왕(Marketing Queen)'의 앞글자를 딴 것이라고 한다. 물론 본인이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볼브, 디벨럽, 어레인지, 컨펌, 이슈…

드라마 뷰티인사이드의 한 장면. /인터넷 화면 캡쳐

인볼브, 디벨럽, 어레인지, 컨펌, 이슈… 호칭 은어보단 덜 웃기지만 사용 빈도수가 가장 높은 영어 은어들이다. 핵심적이지도 불가피하지도 않은데 참 많이도 쓴다. “이 일은 내가 주도적으로 인볼브돼서 빠질 수 없어. 이 기회에 역량을 디벨럽하려고. 미팅 어레인지 하고 부서장 컨펌 받아줘” 정도가 예문이겠다. 아무튼 영어 뜻 그대로긴 하다.


고급 영역으로 가보자. ‘아삽’은 뭘까. ASAP(As Soon As Possible)로 ‘되는대로 빨리’가 되겠다. 광고업계에선 ‘아이데이션’이란 말도 많이 쓴다. 아이디어가 만들어지는 과정인 관념화(ideation)를 뜻하는 단어인데, ‘해외 성공사례를 찾아보다’는 의미로 쓴다. 땅파면 아이디어가 나오나. 외국 사례를 찾아보고 모방도 하면서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것이니 한편으로 이해가 된다. 그런데 이 단어의 발음은 ‘아이디에이션’이 맞다. 


일본어에 기반한 은어도 여전히 많다. 언론사에서 사회부 기자들이 사건 등의 정보를 얻기 위해 경찰서를 정기적으로 도는 일을 사츠마와리(察回り)라고 한다. 건설현장부터 광고업계까지 정리·마무리를 뜻하는 ‘오사마리’란 표현도 많이 쓰인다. 선임자가 “오사마리 부탁해”라고 하면 ‘직급 낮은 너희들이 알아서 정리해와’ 정도로 의역 가능하다고 한다. ‘갠또’, ‘시마이’ 같은 단어는 설명이 필요없을 것 같다. 


◇ 아 JS 또 왔네…

/블라인드 화면 캡쳐

오직 특정 회사에서만 쓰는 표현도 있다. 경영자가 즐겨 쓰는 표현, 역점 사업의 명칭 등 자주 쓰다가 굳어져서 광범위하게 쓰이는 표현이다. 그런데 회사 밖에선 아무도 안쓴다. CJ제일제당의 ‘맛품질’, SK그룹의 ‘Comm’ 등이 대표적이다. 커뮤니케이션을 뜻하지만, 단순한 지시사항 전달부터 회의까지 다양하게 쓰인다고 한다.


꼭 필요한 은어도 있다. 이마트엔 “둥지발생”, 롯데마트엔 “사장님 오셨다”란 표현이 있었다고 한다.(지금은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매장에 불이 났다는 의미다. 만약 직원들이 “불이야”하고 뛰어다닌다면, 매장은 대혼란에 빠지고 자칫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마트 얘기가 나와서 하나 더 소개하겠다. 홈플러스에는 ‘GDD’라는 용어가 있다고 한다. Gi Doong Display(기둥에 진열)… 백화점 등 유통업계에서는 JS란 은어도 널리 쓴다. 맞다. 진상(JS) 손님이다. 


글 jobsN 김충령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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