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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수영장, 중국인 명품, 한국인 안경..일본인은?

조회수 2020. 9. 15. 14:3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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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안경, 미국은 수영장, 중국은 명품 샀다..일본은?
코로나 지원금 받아 ‘이것’ 샀다
매출 늘어난 의외의 품목도

코로나19가 우리를 괴롭힌지도 벌써 5달째. 우리 일상의 많은 부분이 바뀌었다. 돈을 쓰는 곳도 마찬가지. 코로나 사태 이후 사람들은 어디에 돈을 가장 많이 썼을까. 정부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5월11일부터 지급한 긴급재난지원금. 행정안전부는 6월 10일 8개 카드사(KB국민·농협·롯데·비씨·삼성·신한·하나·현대)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현황을 분석해 발표했다. 신용·체크카드로 쓰인 긴급재난지원금은 5조6763억원.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 가운데 가장 많은 1조4042억원(24.8%)을 ‘대중음식점’에서 썼다. 두번째로 많이 쓴 곳은 마트·식료품점(1조3772억원·22.2%). 먹기 위해 돈을 가장 많이 쓴 셈이다.


◇매출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안경점 

출처: 수지 인스타그램 캡처(좌) 공식 페이스북 캡처(우)
안경을 쓴 가수 수지(좌) 성형외과 중개 플랫폼 강남언니(우)

하지만 평소에도 먹는 데는 돈을 많이 썼다. 코로나19로 매출이 늘어난 이른바 특수를 누린 곳은 어디일까. 1위는 바로 안경점. 매출액 증가율이 66.2%로 가장 높았다. 지원금을 받은 김에 목돈이 드는 안경이나 렌즈를 바꾸는 이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또 성형외과와 안과에 돈을 쓰는 사람도 많았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발표한 ‘코로나19가 가져온 소비행태 변화’ 보고서를 보면 3월 성형외과 매출은 작년보다 9%, 안과 매출은 10% 늘었다. 반면 소아과(-46%)와 이비인후과(-42%) 등 다른 병원 매출은 거의 반토막이 났다. 보고서는 “재택근무 등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휴식기가 필요한 성형·안과 시술을 받는 사람이 늘어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다른 나라는 어떨까. 한국처럼 정부에서 코로나19 지원금을 뿌린 미국과 중국, 일본을 살펴봤다.


◇집 꾸미는 미국, 명품 사는 중국 


미국 정부는 올해 4월부터 국민들에게 코로나 지원금을 나눠줬다. 연 소득이 7만5000달러(약 9100만원) 이하인 가정에 1인당 1200달러(약 146만원) 씩이다. 미성년 자녀가 있을 경우 1인당 500달러(약 61만원)를 더 준다. 4인 가족 기준 3400달러(약 413만원)를 받을 수 있는 셈이다. 미국인들이 지원금을 쓰기로 결정한 곳은 바로 집 꾸미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미국에서 재난지원금을 받아 집 인테리어를 바꾸는 게 유행이라고 보도했다.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집안 꾸미기에 돈을 쓰기 시작한 것이다.  

출처: JTBC 방송화면 캡처
야구선수 추신수가 공개한 미국 저택 속 수영장

지원금을 받은 김에 큰 맘먹고 수영장이나 욕조를 설치하는 이들도 늘었다. 수영장 건설사 미션풀스는 WSJ에 “올해 4~5월 수영장 건축 주문이 작년보다 40% 늘었다”고 했다. 일할 사람이 부족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라고 한다. 마스터카드 데이터분석 업체 스펜딩펄스도 6월 첫째주 미국의 주택 개조 업체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32% 늘었다고 밝혔다. 가구를 사기 위해 쓴 돈도 6% 증가했다. 반면 의류(-28%)와 보석(-39%) 매출은 눈에 띄게 줄었다. 외출을 나가기 위해 꾸밀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보복 소비’가 두드러졌다. 보복 소비는 질병이나 재난으로 참아야 했던 소비를 사치·기호품을 사면서 한 번에 분출하는 것을 말한다. 중국 정부는 3월부터 소비 쿠폰 형태의 지원금을 뿌려 국민들이 돈을 쓰게 만들었다. 소비 쿠폰은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할인권. 쿠폰을 내면서 100위안을 쓸 경우 20위안을 깎아주는 식이다. 할인 금액은 지자체별로 다르다. 중국 정부가 5월 5일 쇼핑 시즌을 맞아 나눠준 소비 쿠폰만 240억위안(약 4조1200억원) 규모.

출처: 공식 페이스북 캡처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

중국인들은 소비 쿠폰을 사용해 백화점 등에서 쇼핑을 하며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풀었다. 중국 장쑤성 소비자권익보호위원회가 주민 2만119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90%가 쇼핑과 외식에 돈을 쓰겠다고 답했다. 덕분에 매출이 치솟은 곳은 명품 시장. 4월 코로나로 닫았던 문을 2달 만에 다시 연 광저우 에르메스 플래그십 스토어는 첫날 하루 만에 매출 270만달러(약 33억원)를 기록했다. 중국 단일 명품 브랜드 사상 최고 실적이다. 또 한국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도 인기 품목이다. LG생활건강은 6월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 티몰에서 후·숨·오휘 등 5개 고가 화장품 브랜드 매출이 작년 대비 188% 늘었다고 밝혔다.


◇저축에 힘쓰는 일본


일본 정부도 올해 4월 주민기본대장에 올라온 모든 사람에게 코로나19 특별정액급부금을 10만엔(약 115만원)씩 주기로 결정했다. 이번 지원금은 일본인 뿐 아니라 일본에서 3달 이상 체류 자격을 갖춘 외국인도 받을 수 있어 화제를 모았다. 정부가 전 국민에게 현금을 주는 이유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지원하는 것이다. 하지만 소비 촉진 효과를 기대하는 부분도 크다.  

출처: 픽사베이 제공

그러나 일본인들은 정부 기대와 달리 나라에서 받은 돈을 은행에 저축했다. 닛케이 신문은 6월 19일 구독자 56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정부가 준 코로나 지원금을 저축했다는 응답이 36%에 달했다고 밝혔다. 가장 많이 쓴 생활비(45%)에 이어 2위다. 여기서 말하는 생활비란 외식이나 기호품이 아닌 수도세 같은 공과금과 기본 식재료비에 썼다는 뜻. 응답자의 49%가 여름 보너스를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저축하겠다고 했다. 보복 소비가 늘어난 중국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닛케이와 인터뷰한 일본 경제 전문가는 “일본인들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당장의 생활을 지키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서 매출 늘어난 자전거 

출처: 영화 장면 캡처(좌) tvN 방송화면 캡처(우)
영화 '인턴'에서 자전거를 타고 나온 배우 앤 헤서웨이(좌) 드라마 '식샤를합시다2'에서 자전거를 타고 나온 배우 서현진(우)

한편 코로나19로 여러 나라에서 공통적으로 매출이 늘어난 의외의 품목도 있다. 바로 자전거다. 감염 확산으로 대중교통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이를 대신할 교통수단으로 자전거를 선택한 이들이 늘었다. 헬스장 같은 실내 운동 시설에 가지 못하자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도 많아졌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NPD는 올해 4월 미국 내 자전거 판매가 작년 대비 2배 늘었다고 밝혔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하나카드의 매출 데이터 분석 보고서를 보면 올해 1분기 자전거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45% 증가했다. 이탈리아에서는 정부가 나서 자전거나 전기자전거 등 대체 이동 수단을 사는 사람들에게 보조금을 줬다. 덕분에 이탈리아 자전거 판매량은 작년보다 6.8% 늘었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에는 공유자전거의 유행으로 매출이 전년보다 5.5% 줄어든 상태였다. 이 같은 현상으로 이득을 본 곳은 중국의 자전거 공장. 중국 관영 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전 세계에서 자전거 소비가 치솟으면서 중국산 자전거의 해외 온라인 판매량이 작년 대비 20배 늘었다고 밝혔다.


글 jobsN 오서영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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