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앞에서 눈물 참던 남친의 모습이 잊히지 않아요"

조회수 2020. 6. 17. 06: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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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면 이들처럼!

‘새벽을 여는 건’ 새벽·민건

유튜브를 통해 커플 일상을 공유하고 있는데요,  소개 부탁해요.


“유튜브 뷰티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새벽입니다. 뷰티 채널 외에 브이로그를 올리는 채널도 운영하고 있었는데 커플 브이로그를 올리면 어떨까 싶더라고요. 평소 둘이 사진을 잘 찍지만 영상도 많이 남기거든요. 나중에 보면 큰 추억이 되지 않을까 해서 ‘새벽을 여는 건’을 시작했어요. 채널 명칭을 많이 고민했는데 구독자가 지어줬답니다. 둘의 이름이 다 들어가면서도 의미가 좋아 선택했어요.” (새벽)


저는 새벽의 남자친구 민건입니다. 연애한 지 6년 차 커플이고요. 제주도 여행을 갔을 때 새벽이가 영상을 만든 적이 있어요. 그때 나눈 작은 농담까지 영상에 담겼는데 추억의 깊이가 다르더라고요. 이런 순간들을 더 간직하면 좋을 것 같아 커플 브이로그를 시작했어요. 제가 평범한 직장인이라 망설여지기도 했지만, 그냥 새벽이가 좋으면 저도 좋아요.” (민건) 


간질간질한 질문부터 할게요. 

서로의 매력을 한 가지씩 꼽는다면요.


“오빠는 제 눈에 너무 잘생겼어요. 나이가 들수록 더 멋있어져요. 제게 잘해주는 것도 빠뜨릴 수 없고요. 말로만 잘해주는 게 아니라 저를 위한 마음이 행동으로 묻어나요. 굉장히 자상하고 착한 사람이에요.” (새벽) 


“새벽이는 책임감이 강하고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사람이에요. 최선을 다해 인생을 살 줄 알고 정직하게 열심히 삶을 대하는 모습이 마음에 들어요. 환경에 관심이 많은 것도 좋고요. 배울 점이 많은 사람이에요.” (민건) 


하하. 한 가지씩이 아니네요. 

‘이 사람과 만나길 정말 잘했다’ 하는 순간이 있죠?


“맛있는 거 해줄 때요. 사실 오빠가 요리를 잘 못하는데 뭔가 열심히 해주려는 모습이 고맙더라고요. 바깥 음식은 대부분 조미료가 있어 웬만하면 집에서 건강식을 먹으려고 해요. 최근에는 꽃게탕을 먹고 싶다고 하니까 유튜브를 보면서 만들어줬어요.” (새벽) 


“제가 변한 걸 보면 ‘새벽이와 만나길 정말 잘했다’ 생각이 들어요. 과거 저는 무뚝뚝하고 표현도 잘 못하는 사람이었어요. 그런데 올곧은 마음과 정직함, 동식물을 사랑하는 마음,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믿음을 가진 새벽을 만나고 제가 긍정적으로 바뀌었거든요. 새벽은 저를 새벽과 같은 사람으로 만들어줬어요.” (민건) 


서로를 만나는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요.

항암치료로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자, 새벽은 삭발을 결심하고 그 과정을 유튜브에 공개했다. 이 영상은 5월 말 기준 560만 뷰를 넘은 상태다.

“그런 순간은 너무 많은데요, 아무래도 처음 삭발한 모습을 오빠한테 보여줬을 때가 기억에 남네요. 평소 오빠가 제 앞에서 안 울거든요. 그런데 절 보며 빨개진 큰 눈과 떨리던 목소리가 잊히지 않아요.” (새벽)


“저도 그날이요. 제가 새벽이를 사랑한 거지, 그 머리카락을 좋아한 게 아니라서 삭발은 아무렇지 않았지만 누구보다 씩씩했던 새벽이가 많이 울었어요. 그게 속상하더라고요. 빨리 건강해지길 바라는 마음밖에 안 들었어요. 그리고 새벽이는 삭발한 모습도 어울렸어요. 또 밤 벚꽃 보러 간 날이 기억에 남아요. 새벽이가 밤 벚꽃을 보러 가자고 졸라서 갔는데 촐랑거리면서 뛰어다니는 새벽이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해요. 누가 봐도 정말 사랑스러웠어요.” (민건) 


데이트는 주로 어떻게 해요? 


“보통 전시를 보러 가거나 놀러 다니고는 했는데, 아무래도 요즘은 시기가 시기이니 집에 주로 있어요. 동거를 시작하면서 이사한 지도 얼마 안 됐거든요. 주말에는 같이 밀린 집안일도 하고요. 이사하면 한 달은 정리의 연속이라더니 정말 그러고 있어요.” (새벽) 


“요즘은 위험해서 밖에 잘 안 나가는데 최근에 새벽이가 ‘반려식물’을 키우고 싶다고 해서 양재 꽃시장에 갔어요. ‘피어리스’라는 나무를 구매했는데 풍선같이 생겨서 저희끼리 이름을 ‘퐁선’이라고 지었어요.” (민건) 


새벽 씨가 암 투병을 하면서 두 분 관계에도 변화가 생겼을 것 같아요. 


“맞아요. 투병 전에도 오빠와 연애를 하고 있었지만 사실 ‘나의 운명’ ‘평생의 동반자’ ‘이 사람 아니면 절대 안 돼’까지의 마음은 아니었어요. (민건을 보며) 오빠, 미안! 그냥 좋은 사람과 연애를 하는 수준이었죠. 그런데 요즘 이런 생각이 들어요. ‘제가 아픈 게 좋은 사람을 절대 놓치지 말라는 하늘의 강력한 신호가 아닐까’ 하는.” 


민건 씨는 어땠어요? 


“음… 생각이 많이 바뀐 것 같아요. 제가 조금만 이해하면 받아줄 수 있는 새벽이의 투정들을 더 받아주기로 했어요. 또 제가 좀 더 움직여서 체력적으로 보탬이 돼주고 싶어요. 새벽이가 아무렇지 않아 보이지만 아직은 아프거든요.”


지난해 민건 씨가 사고로 입원한 적이 있던데 그때 새벽 씨의 감회가 남달랐을 것 같아요. 


“반대 입장이 돼보니까 오빠의 마음을 조금 알 것 같았어요. ‘아, 오빠도 이렇게 아픈 나를 보면서 마음이 아프고 안쓰러웠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옆에서 간병하는 건 하나도 힘들지 않았어요. 오히려 계속 붙어 있어 좋았는 걸요.” 


연애 6년 차인데, 장수 커플의 비결이 있나요?

“서로 맞춰가고 배려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어느 쪽이 됐든 충돌하는 지점에서 누군가는 한 발자국 뒤로 물러나야 하니까요. 또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하기? 하하.” (민건)


“사실 저한테는 비결이 없어요. 오빠가 저를 위해 많이 맞춰주고 변해줬어요. 저도 그랬어야 하는데 그러질 못했네요.” (새벽) 


사랑이 뭐라고 생각해요? 


“어렵고 힘든데 안 하기엔 너무 좋은 것? 연애는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잖아요. 저에게 사랑은 민건 자체예요. 지금은 제가 오빠에게 걱정스러운 존재일 텐데 얼른 건강해져서 보기만 해도 행복한 존재가 되면 좋겠어요.” (새벽) 


“쌍쌍바요. 쌍쌍바를 자를 때 두 개가 온전히 같은 크기로 잘리지 않잖아요. 크게 떼어진 부분을 항상 새벽이를 줬어요. 새벽이에게 해주는 건 아깝지 않아요. 사랑은 서로 믿고 희생하는 거라 생각해요. 앞으로 새벽이에게 뿌리 곧은 튼튼한 나무가 돼주고 싶어요. 무슨 일이 있어도 항상 그 자리에서 그를 위해 좋은 공기와 기운을 불어넣어주는, 그런 존재요.” (민건) 


글 톱클래스 선수현 

사진제공 새벽·민건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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