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가져가는 건 안된다' 중국서 극구 반대하더라고요

조회수 2020. 9. 17. 09:1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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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맥주를 크림 생맥주로 만들어주는 술자리 인싸템
출장 중 발견한 맥주 거품기에 마음 뺏겨
2년 동안 제조업체 수소문
주류 특화된 온라인 몰 만들고파

맥주의 계절이 왔다. 무더운 여름, 더위와 갈증을 날리는 맥주. 국산·수입 맥주에 이어 수제 맥주까지 종류도 다양해졌다. 그런데 같은 브랜드의 맥주를 먹어도 집에서 먹는 것보다 맥주 전문점에서 마실 때 더 맛있다. 차이는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거품. 집에서도 가게에서 마시는 맥주처럼 거품이 부드러운 맥주를 마실 수는 없을까. 와이즈나인 이현구(40) 대표는 국내 최초로 그렇게 만들어 주는 제품을 내놨다. 그는 매년 국내외 소문난 맥주 축제를 찾아다녔다. 집에서도 축제장·가게에서 마시는 것처럼 거품이 부드럽고 맛있는 맥주를 마시는 게 소원이었다. 그리고 2018년, 한국에 최초로 맥주 거품기를 선보였다.

출처: 와이즈나인 제공
와이즈나인 이현구 대표

◇세계의 공장 중국에도 맥주 거품기 공장은 단 2곳


-와이즈나인은 어떤 회사인가. 


“주류와 관련 있는 회사는 아니에요. 일상에서 꼭 필요한 가정용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하이마트에서 주로 소형가전 상품구매 MD로 7년 정도 일하다가 2016년 창업했습니다. MD 경험을 살려 가전제품이나 가정용품을 주로 기획하고 있습니다. 회사 이름보다는 ‘휘릭’이라는 브랜드명이 익숙한 분들이 더 많으실 거예요.” 


-가정용품 회사가 맥주 거품기를 만든 이유는. 


“하이마트에서 일할 때 매년 시장조사를 갔는데요. 2009년 즈음부터 일본에 가면 항상 맥주 거품기가 눈에 띄었습니다. 술을 워낙 좋아해서 관심이 많기도 했죠. 한국에 없는 제품이라 상품을 들여오려고 제조사를 찾아봤는데 정보가 많지 않았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중국 내 2개 공장만 맥주 거품기를 만들었어요. 2012년 중국에서 열린 수출박람회인 칸톤페어에서 제조 공장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회사의 반대에 부딪혀 제품을 들여오지 못했습니다. 


어렵게 제조 공장을 찾았던 만큼 아쉬움이 컸어요. 회사를 나와 사업을 시작한 후, 직접 제품을 만들어보자 해서 2017년 겨울부터 거품기를 준비했습니다. 디자인은 직접 하고, 생산은 중국 공장에서 하고 있습니다.” 

출처: 와이즈나인 제공
2018년 처음 선보인 스탠드형 맥주 거품기

◇초음파 진동으로 입자 고운 쫀쫀한 거품 만들어


-맥주 거품기라는 이름도 생소하다. 어떤 제품인가. 


“크림 맥주처럼 부드러운 거품을 내주는 기기입니다. 2018년에 스탠드형 거품기를 출시했어요. 일반 호프집에서 쓰는 생맥주 기계랑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맥주캔에 빨대처럼 생긴 호스를 연결한 후 레버를 앞으로 당기면 맥주가, 뒤로 밀면 거품이 나오는 방식입니다. 호스를 타고 맥주가 올라올 때 미세하게 진동을 만들어 부드러운 거품을 낼 수 있어요. 카카오메이커스에서 출시 당일 준비한 물량이 다 팔렸을 정도로 많은 인기를 끌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호스를 세척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어요. 이를 보완하고자 제조사와 1년 정도 개발한 끝에 캔에 끼우는 형태의 거품기 ‘비어링’(bit.ly/3hjmSHN)을 3월 내놓았습니다. 맥주를 잔에 조금 따라낸 후 비어링을 캔에 끼워서 따르면 거품이 나와요. 250·330·500mL 캔에 다 사용할 수 있고, 맥주 나오는 부분이 기기에 닿지 않아 세척이 필요 없어요.”

출처: 와이즈나인 제공
맥주를 따르는 과정.

-진동으로 거품을 만드는 건가.


“기기 안에 초음파 미세 진동판이 부착되어 있습니다. 1초당 4만번 가량의 진동을 발생시켜 미세하게 맥주를 흔들어주는 원리입니다. 미세한 진동으로 거품 입자가 곱고 작아요. 맥주를 그냥 캔맥주를 잔에 따를 때보다 거품이 크림처럼 부드러워져요. 또 거품이 금방 꺼지지 않고 오래가서 맥주의 풍미를 더 깊게 해줍니다.” 


-기대한 만큼 반응이 오고 있나. 


“제품 1개당 가격은 3만6000원이에요. 정식으로 출시하기 전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인 와디즈와 카카오메이커스에서 먼저 제품을 선보였어요. 두 곳에서 매출 5200만원을 기록했습니다. 


처음엔 고객 불만이 많았습니다. 저희가 실수했던 게 처음 선보이는 제품인 만큼 사용법을 자세히 알려드렸어야 했는데, 설명이 부족했었던 것 같아요. 물건을 받고 거품이 안 난다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비어링을 끼우고 맥주를 따르는 과정을 중간에 끊거나 편집하지 않고 원테이크 영상으로 고객분들께 다 보내드렸습니다. 후기가 좋지 않아 이러다 망하는 거 아닌가 할 정도로 걱정을 했는데, 영상을 받고 많은 분이 응원을 해주셔서 다시 힘을 얻었습니다.” 


◇일본에도 진출, 맥주 거품기 3탄 준비 중 


-주로 상품 기획 아이디어는 어떻게 얻나. 


“좋아하거나 관심 있는 분야 상품을 많이 기획하는 편이에요. 사업을 하다 보니 아는 만큼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었어요. 거품기도 술을 좋아해서 관심을 갖게 된 제품이었고, MD 경력을 살려 가전제품도 많이 만들고 있어요. 2017년에는 휴대용으로도 쓸 수 있고, 탁상형으로도 쓸 수 있는 선풍기를 선보여 휘릭이라는 이름을 알렸습니다. 당시 회사를 키워보자 해서 홍진영씨를 모델로 섭외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대대적인 마케팅보다는 제품을 분석하고 개발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해 지금은 따로 마케팅하지 않고 있습니다.” 

출처: 홍진영 인스타그램 캡처
휴대용 선풍기를 출시하면서 홍진영을 광고 모델로 쓰기도 했다.

-목표는.


“일본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에서도 연락이 와서 6월1일 펀딩을 시작했습니다. 3일 만에 120명이 넘는 분이 펀딩에 참여해주셨어요. 펀딩을 마무리하고, 판매 채널을 오프라인으로도 확대해 볼 계획입니다. 편의점에도 진출하고, 주류회사와의 협업도 기획 중이에요. 


또 맥주 거품기 3탄을 준비 중입니다. 이외에 다른 주류도 더 재미있고, 맛있게 즐길 수 있도록 다른 제품을 개발해 주류 쪽으로 특화된 단독 온라인 쇼핑몰을 키워보고 싶습니다.”


글 jobsN 박아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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