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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쳤다’던 공무원 동료들, 이젠 ‘로또 맞았다’ 부러워해요

맘카페에서 난리 난 그 제품, 공무원 그만두고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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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성 안 맞는 공무원 3년 만에 그만두고 창업
아이 키우며 느낀 불편함에 역류방지 쿠션 개발
연매출 40억 회사로 키운 로토토베베 김소희 대표

엄마는 눕혀 놓으면 자주 토하는 아기가 고민이었다. 수유하고 나서 트림을 시켜도 불안했다. 잠깐 자리를 비우는 사이에 질식 사고가 날까 봐 아이 곁을 떠나지 못했다. 시중에 나온 육아용품 중에선 마땅한 제품이 없었다. 그래서 직접 재봉틀로 역류방지 쿠션을 만들었다. 이 제품은 3년 만에 연 8만~9만개가 팔리는 히트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공무원을 그만두고 육아용품 사업가로 변신한 김소희(36) 로토토베베 대표의 사연을 들어봤다.

김소희(36) 대표

출처로토토베베 제공

◇열정 쏟아부을 곳 찾아 서른 살에 공무원 관둬


-이력을 간단히 소개해달라.


“대학을 졸업하고 2011년 공직 생활을 시작했어요. 울산의 한 구청에서 일하는 행정직 공무원이었습니다. 결혼을 위해 전라북도 익산으로 와서 국가보훈처로 자리를 옮겼다가 2014년 퇴사했죠. 지금은 육아용품 전문업체 로토토베베를 운영합니다. 로토토(rototo)는 프랑스어로 트림, 베베(bebe)는 갓난아기란 뜻이에요.”


-공무원을 그만둔 이유가 뭔가.


“열심히 한 만큼 성과가 돌아오지 않는다고 느꼈어요. 또 공무원은 수십 년 동안 한 직장에서 일해야 하는데, 앞으로 어떤 공무원이 될지 미래의 모습이 그려지지 않았습니다. 주변에서도 롤모델을 찾지 못했고요. 열정을 더 쏟아부을 곳이 필요했어요. 더 성향에 맞고 잘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 같아 회사를 나왔습니다.”


-퇴사한 뒤에 바로 창업을 한 건가.


“처음에는 못했던 일을 실컷 했어요. 블로그도 하고, 사업자등록증을 내고 직접 침구류를 만들어 팔기도 했고요. 학생 때부터 취미로 재봉틀을 하고 블로그를 운영했습니다. 집 가꾸기 관련 제품을 올리면 팔아달라는 문의도 꽤 왔었죠. 돈보다는 재미가 있어서 시작했어요. 물론 이쪽으로 사업을 하면 가능성이 없지는 않겠다고 생각했고요.


2015년 2월 장사가 안돼 매물로 나온 이불 매장을 인수했어요. 침구류 사업을 할 건데, 아파트에서 계속 물건을 만들 수는 없으니까요. 창업하면 인테리어 비용도 많이 들고요. 권리금이 싼데도 아무도 안 가져가는 매장이었어요. 시어머니가 적금까지 깨서 돈을 빌려주셔서 보증금을 마련해 인수했습니다. 신랑도 회사를 그만두고 함께 매장을 운영했어요. 나중에 로토토베베 사업이 자리를 잡으면서 매장은 2018년 3월 정리했습니다. 권리금도 더 받고, 돈도 다 갚았어요.”

첫째를 키우면서 처음 만든 쿠션

출처로토토베베 제공

◇첫째 아이 키우다 만든 역류방지 쿠션으로 대박


-역류방지 쿠션은 어떻게 탄생했나.


“첫째 아이를 키우다 만들었어요. 아기는 소화기관 발달이 덜 되어서 수유를 하면 트림을 할 때까지 안고 있어야 해요. 트림을 시키지 않으면 보호자가 다른 일을 하는 사이 토를 할 수 있거든요. 누운 상태에서 토하면 질식 위험이 있죠. 그래서 방바닥에 눕히기 불안한 거예요. 관련 제품이 있나 찾아보니 범퍼 침대가 있었는데, 경사가 없는 푹신푹신한 침대였어요. 바운스라는 제품은 경사가 커서 오래 누워 있을 수 없었고요. 포털에서 검색해보니 ‘신생아 역류’라는 키워드 조회수가 높았어요. 역류 때문에 걱정이란 말은 많은데, 이걸 해결해주는 제품은 없더라고요. 그래서 역류방지 쿠션을 직접 만들었습니다. 처음에는 베개 솜을 뜯어서 모양을 잡고 커버는 재봉틀로 제작했어요. 아기를 눕혔더니 투정도 부리지 않고 잘 누워 있더라고요. 예전보다 토도 덜 하니까 무엇보다 제 속이 편했죠.”


-판로는 어떻게 확보했는지 궁금하다.


“2017년 1월 시제품을 만들고 우선 블로그에 글을 올렸어요. 그랬더니 같은 문제로 고민하던 분들이 제품을 만들어 달라는 댓글을 남기셨어요. 그때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었고, 아기도 태어난 지 50일밖에 지나지 않아 주문이 들어오면 제작해서 배송하는 방식으로 물건을 팔았어요. 그런데 2차, 3차 주문을 받을 때마다 주문이 배로 늘었습니다. 4~5차 주문을 받고 나서 집 근처에 10평 남짓한 창고를 구해 상시 판매를 시작했어요. 처음엔 직접 만들었지만, 주문을 감당하지 못해 업체를 찾아 제작을 맡겼고요. 매장에서 파는 이불보다 쿠션 매출이 더 커지면서 2018년부터 역류방지 쿠션 사업에 집중했습니다.”


-매출은 얼마나 나오나.


“2019년 매출은 40억원 정도예요. 개수로 따지면 8만~9만개 팔았습니다. 남편과 둘이 시작했는데, 지금은 직원이 12명으로 늘었어요.”


-수출도 한다고 들었다.


“베트남·중국·일본에 수출하고 있습니다. 아마존 입점도 준비 중이에요. 외국 시장 중에선 베트남에서 가장 반응이 좋습니다. 베트남은 20대와 30대 인구가 많고, 아기용품에 관한 관심도 뜨거워요. 한국에 대한 이미지도 좋고요. 한국 제품만 가져다 파는 육아용품 판매업체 가 있을 정도예요.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데도 매출이 잘 나와요. 태국이나 필리핀 등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에서도 수출 문의가 오는데, 언어 문제도 있고 수출하는 일이 만만치 않습니다. 수출도 늘려나가겠지만, 우선 아마존에 입점하고 영어·일본어 홈페이지까지 만들어 홍보도 직접 해볼 생각이에요.”

김 대표는 이불매장에서 쿠션을 팔다가 매장을 접고 온라인 사업에 집중했다.

출처로토토베베 제공

◇망한다던 동료들, 이젠 ‘로또 맞았다’ 부러워해


-공무원에서 사업가로 변신하면서 어려운 건 없었나.


“주변에서 사업에 관해 조언해주는 사람이 없었어요. 재봉틀이 취미였지만, 제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만들 수 있는 전문가는 아니었어요. 여기에 포장·검수·패키징까지 다 알아서 해결해야 했죠. 또 아이를 키우면서 사업을 해야 하니 더 힘들었어요. 결혼하기 전에는 시간을 쪼개 썼는데, 아이가 생기니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시간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육아와 일을 하나로 생각했습니다. 아기 옷을 살 때 업체에서 제품 설명은 어떻게 하는지, 옷은 어떤 소재를 쓰는지, 광고 배너는 어떻게 다는지 등 사업에 필요한 디테일한 부분을 함께 봤어요. 의식적으로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사고방식 자체가 달라졌어요. 그래도 아기 돌보면서 전화상담까지 할 때는 정말 힘들었습니다.”


-그렇게 힘든데도 의욕적으로 사업을 한 원동력이 뭔가.


“제품을 써본 고객이 남긴 후기를 보면 힘이 나요. ‘육아 때문에 너무 힘들고 우울한데 이게 날 살렸다’ 같은 글을 보면 민망하고 부끄럽기도 하지만, 성취감도 크죠. 사업으로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하니 물욕이 없는 편인데도 판매량이 늘면 기분이 좋더라고요. ‘내가 이만큼이나 할 수 있는 사람이구나’ 싶었습니다. 공무원일 때는 아무리 동료보다 뛰어나도 진급에 한계가 있었고, 업무 범위도 한정적이었어요. 지금은 일을 벌인 만큼 성취감으로 돌아오는 게 크죠.” 

출처로토토베베 제공

-퇴사를 말렸던 지인 반응도 달라졌을 것 같다.


“공무원 그만둔다고 했을 때는 신랑 빼고 다 반대했어요. 그냥 말리는 게 아니라, 미쳤다고 했죠. 사업 성공 여부를 떠나 퇴사한다는 것 자체가 화젯거리였습니다. 망할 거라 말한 사람도 많았고, 상사 한 분은 ‘지금 타성에 젖어서 그런 거니 조금만 더 있어 보라’며 붙잡았어요. 그분들이 지금은 ‘대박났다’, ‘로또맞았다’고 해요. 노력도 많이 했고, 운도 따라준 것 같아요.”


-앞으로 계획은.


“역류방지 쿠션도 그렇지만 육아맘, 육아대디의 불편함을 해결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려고 고민해요. 수유할 때 쓰는 쿠션도 허리에 끼는 부피가 큰 제품이 많았어요. 그래서 팔에 끼워 쓸 수 있는 팔수유쿠션을 제작했습니다. 또 일체형 아기 잠옷인 우주복도 똑딱이단추를 단 제품이 많았는데, 밤에 졸린 데 똑딱이를 일일이 채우기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지퍼 우주복을 선보였어요.


단순히 제품만 만드는 게 아니라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회사로 키우고 싶어요. 물건을 팔다 보니 모방하는 브랜드가 정말 많더라고요. 설명서까지 그대로 가져다 써요. 제품을 베낄 수는 있어도 가치는 베낄 수 없다는 마음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선한 육아용품 업체로 성장하는 게 목표예요.”


글 jobsN 송영조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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