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꿈 못이뤘지만..이 아이는 지금 이렇게 됐습니다

조회수 2020. 9. 17. 09:3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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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아는 현아다

나 자신으로 온전히 사는 건 어렵다. 칭찬이나 비난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가기란 쉽지 않다. 대중의 취향에 따라 이리저리 치이는 연예인은 더욱 그렇다. 하지만 현아는 자신의 길을 지키기 위해 ‘트러블 메이커’가 되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의 최고 무기는 솔직함이다. 자신의 목소리를 향한 비난에 현아는 이렇게 맞선다.

“제 목소리가 좋은 분도 있지만, 안 좋은 분도 있겠죠. 이건 제가 열심히 하는 것 말고는 어떻게 할 수 없는 타고난 거잖아요.”


대신 현아는 자신의 목소리와 어울리는 음악을 찾아다녔다.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면서도,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갔다. 중2 때 연예계에 데뷔해 14년째 현역 활동을 해온 그가 하루하루 발전해가는 비결이다. 가늘고 하이톤의 목소리로 랩 부분만 커버하던 현아는 이제 솔로곡 전곡을 소화하는 실력자가 됐다. 활동을 재개할 때마다 “노래 실력이 늘었다”는 평을 듣는다.

‘섹시 이미지’라는 꼬리표도 마찬가지. 하지만 현아는 이 또한 “갖고 싶어도 가질 수 없는, 어떻게 보면 여성으로는 행복한 달란트(재능)”라며 쿨하게 넘긴다. 데뷔 10주년에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 그는 “무대에서는 딱 3분 정도만 섹시하다고 생각한다”며 “평소엔 그냥 스물다섯 살 여자다. 사람들이 많은 기대를 하다 보니 직접 보면 실망하더라. 그냥 여러 가지 모습을 가진 것도 장점이니까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현아의 섹시 아이콘은 무대 위 콘셉트다. 보는 이를 아찔하게 하는 선정적인 골반춤으로 청소년 관람불가 판정을 받는 등 파격적인 행보가 많지만, 무대에서 내려오면 확 달라진다. 일상에서는 노출 없는 수수한 옷을 즐긴다. 수시로 업로드되는 인스타그램을 봐도 그렇고, 지인들의 증언도 그렇다.


◇솔직함과 용기 사이

현아는 현재 가수로서 왕성한 활동기는 아니지만 그의 팬들은 안다. 무대 밖에서도 그는 늘 ‘현아다움’으로 활동 중이라는 것을. 지난 5월 11일 그의 유튜브 채널 ‘현아잉(HyunA-ing)’에 올린 ‘여름을 위한 현아 홈트레이닝!’ 영상은 3일 만에 조회 수 43만 회를 기록했고, 연인 던에게 헤어컷을 해주는 영상은 일주일 만에 60만 회를 기록했다.


SNS로 팬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는 현아는 인플루언서의 대표 스타다. 인스타그램 개인 계정은 1340만 이상의 팔로어를 보유하고 있고, 유튜브 구독자 수는 160만 명이 넘는다. 이중 한국 구독자는 25% 정도, 나머지는 모두 외국인 구독자들이다.


현아를 설명하는 마법의 한 문장이 있다. “현아는 현아다.” 타고난 개성도 있겠지만, 그는 자신만의 개성을 표출하기 위해 노력에 노력을 거듭해왔다.


“‘끼가 많다’ ‘자신감 넘친다’란 말도 감사하지만 노력 없이 받는 칭찬 같아서 ‘현아밖에 못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가장 좋아요. 노력을 통해 뭔가를 만들어냈다는 느낌이 담겨 있어서요.”

현아는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 꼭꼭 숨기보다 솔직하게 목소리를 냈다. 포미닛 해체 때도, 던과의 연애를 털어놓을 때도 그랬다. 현아에게 가장 혹독했던 2018년, 던과의 열애가 보도되자 당시 소속사였던 큐브엔터테인먼트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열애설을 부인했다. 하지만 현아는 다음 날 한 매체와 인터뷰를 갖고 던과 사귀는 것이 맞다며 직접 열애설을 밝혔다. 이 일로 소속사로부터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받았고, 이듬해 던과 함께 싸이가 새로 설립한 소속사인 피네이션(P NATION)에 들어갔다. 현아는 2012년 7월 발매된 싸이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에 카메오로 출연하며 연을 맺은 바 있다.


지난해 11월 자신의 병을 알릴 때도 그랬다. 현아는 SNS를 통해 “진짜 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며 우울증과 공황장애 진단을 받기까지 과정을 털어놓았다. “1년은 믿지 못했던 것 같다”며 고민의 시간이 적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현아는 그날의 글을 이렇게 맺었다.


“사람은 완벽할 수만은 없나 보다. 늦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나 자신을 사랑하고 보살펴줄 거다.”


◇소녀에서 섹시 아이콘이 되기까지

1992년생인 현아는 어릴 적부터 끼가 넘쳤다. 일곱 살 때는 아버지의 권유로 엑스트라 배우로 활동했고, 춤에 대한 열정이 커서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댄스 학원을 다녔다. 아역 배우가 되고 싶었지만 매번 오디션에서 떨어진 현아는 춤을 배우고 나서 다시 자신감을 얻었다.


JYP엔터테인먼트에서 연습생으로 4년을 보낸 현아는 2007년 ‘원더걸스’로 데뷔했다. 같은 해 건강상의 이유로 탈퇴해 큐브엔터테인먼트로 소속사를 옮겼고, 그룹 ‘포미닛’에 합류하며 2009년 그 유명한 ‘핫이슈’로 가요계에 복귀했다.


현아는 걸그룹에서 랩과 댄스를 맡아 활동하며 솔로의 기회를 엿보았다. 보컬의 솔로 데뷔는 흔히 있는 일이지만, 래퍼가 홀로 나선 경우는 드물다. 평소 친분이 두터운 작곡가 신사동 호랭이가 대놓고 “넌 노래를 못 부른다”며 면박을 줄 정도였다. 하지만 현아는 굴하지 않았다. 뛰어난 가창력은 아니지만, 퍼포먼스와 독특한 음색을 내세워 2010년 첫 솔로 싱글 ‘Change’로 성공적인 솔로 데뷔를 했다. 이후 그룹 활동과 병행하며 ‘버블팝’(2011), ‘트러블 메이커’(2011), ‘아이스크림’(2012), ‘빨개요’(2014) 등을 히트시키며 솔로 가수로서 입지를 굳혀갔다.


“지금의 현아가 있기 전에 있던 모든 것들은 다 유효하다”는 그의 말처럼 현아는 힘든 시간들을 발판 삼아 해마다 성장을 거듭해왔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핫이슈”를 외치던 소녀에서 가요계를 대표하는 ‘섹시 아이콘’이자 ‘이슈 메이커’로, “잘나가서 그래”라고 당당하게 목소리를 내기까지. 현아는 한 편의 성장소설로 무대에 녹아든다.


◇‘패왕색’ 현아의 시작


현아가 솔로 가수로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11년 ‘버블팝’으로 활동할 때부터다. 음원 공개 직후 엠넷을 통해 보여준 첫 무대에서 현아는 핫팬츠에 민소매 톱을 입고 비를 맞으며 춤을 췄는데, 이는 지금까지도 현아의 ‘레전드 영상’으로 꼽힌다. 당시 ‘엉덩이춤’이 선정적이라는 이유로 이후 방송은 중단됐지만, ‘버블팝’ 뮤직비디오는 아이돌 솔로 최초로 유튜브에서 1억 뷰를 달성했다.


현아의 이름에 유명세를 더한 또 하나의 곡은 ‘빨개요’다. 이 곡은 해외에서도 화제가 됐다. 미국 잡지 《롤링스톤》은 2014년 ‘올해의 베스트 뮤직비디오’ 5위로 현아의 ‘빨개요’를 선정했다. 당시 현아는 앨범 콘셉트의 색깔을 ‘레드’로 정하고 재킷은 물론 입술까지 붉게 칠했다.


패왕색 현아의 절정을 보여준 곡은 단연 ‘트러블 메이커’다. 비스트 전 멤버 장현승과 함께 활동했던 ‘트러블 메이커’는 현아의 매력을 100% 발휘한 곡. 우리나라 커플 댄스 듀엣 곡을 대표하는 작품이 될 정도로 히트쳤다. 하지만 트러블 메이커는 제목처럼 많은 논란을 낳았다. 무대 위에서 키스 퍼포먼스를 한다거나 가슴골 아래를 더듬는 등 수위 높은 퍼포먼스를 선보여 선정성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파워풀하면서도 관능적인 현아의 춤 실력은 이미 원더걸스 시절부터 인정받았다. 엠블랙 출신 이준은 현아를 “걸그룹 중 최고의 춤 실력”이라 치켜세웠고, 이주노도 “솔로곡 ‘Change’로 춤추는 모습을 봤는데 맛깔스럽게 추더라. 그 노래에서 그 표정, 동작이 나오는 것은 아주 연습을 많이 했거나 선천적으로 재능이 있는 것이다”라고 극찬했다.


◇질 때 지더라도 필 때는 가장 화려하게


독보적인 퍼포머로 유명세를 떨치는 현아지만 평소 그의 모습은 소탈하다. SNS와 유튜브를 통해 무대 위 현아와는 또 다른 매력을, 팬들은 익히 보아왔다. 던과 연애를 인정한 이후 현아는 둘의 애정 표현을 SNS에 자유롭게 올리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신곡 발매 쇼케이스도 나란히 가졌다. 현아는 디지털 싱글 ‘플라워 샤워’를, 던은 첫 번째 디지털 싱글 ‘머니’를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현아는 “자신의 선택에 따르는 책임을 기꺼이 감수하겠다”고 말했다. 확실히 현아의 행보는 여느 아이돌과는 달랐다.


영원할 거라 믿어 어느 날의 꽃처럼 

우리는 왜 모르는 걸까 아님 모른 체하는 걸까 eh eh

질 때 지더라도 활짝 필래

하늘 하늘 하늘에 날리네

Never give up and I say never say never ooh


‘플라워 샤워’ 중


‘플라워 샤워(FLOWER SHOWER)’는 싸이가 작사·작곡한 곡이다. 삶의 화려한 한때를 피고 지는 꽃에 비유한 가사가 현아가 걸어온 길을 떠올리게 한다. 이 곡은 중국 최대 음악 플랫폼 QQ뮤직에서 ‘올해의 뮤직비디오’ 톱10에 선정됐다.


현아는 ‘플라워 샤워’에 대해 이런 말을 했다. 


“워낙 꽃을 좋아해요. 내가 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꽃을 보면 여러 가지 생각이 들어요. ‘플라워 샤워’는 꽃으로 샤워하는 느낌? 꽃길을 걷고 싶다는 의미도 있고요. 질 때 지더라도 화려하게 피어보고 싶다는 포부가 담겨 있어요.”


어린 나이에 데뷔해 팀 탈퇴와 해체를 경험하고, 소속사를 거듭 옮기며 구설수에 휘말렸던 현아. 감당하기 벅찬 풍파 속에서도 당당하게 목소리를 내온 그는 언제나 그랬듯 자신이 가장 빛날 수 있는 무대로 돌아왔다. 데뷔 14년 차. 이제 현아 앞에는 더 이상의 수식어가 필요 없을지도 모르겠다. 현아는 ‘현아’ 자체가 브랜드니까.


글 톱클래스 서경리 

사진제공 P NATION·현아 인스타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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