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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집에 하나씩 있던 물건, 요즘 1020 사이에서 난리

조회수 2020. 9. 17. 09:3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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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20대가 열광하는 40년 전 이것
복고의 재해석, 뉴트로
과거 히트 상품 재판매
인절미·흑임자·쑥 등 전통 식재료로 만든 식음료 인기

주스 병을 사려고 주스를 사는 사람들이 있다. 특별한 점 없는 보통 유리병이다. 그런데 3일 만에 1만5000병 팔렸다. 33년 전 출시했던 델몬트 주스 병을 다시 만들어 판 것이 인기 비결이다. 

출처: 아이유 공식 페이스북 캡처

복고를 뜻하는 ‘레트로(Retro)’부터 새로움과 복고를 합친 신조어 ‘뉴트로(New-tro)’ 트렌드가 요즘 대세다. 뉴트로 바람이 거센 곳을 꼽으라면 식음료업계를 뺄 수 없다. 추억의 맛을 즐기려는 어른 세대와 옛것이 궁금한 젊은 세대를 동시에 사로잡았다. 10·20세대에게는 새롭고, 어른 세대에게는 추억인 제품들을 알아봤다.


◇"라떼는 말이야", 다시 돌아온 복고 디자인


식음료 브랜드들이 1980~90년대로 돌아갔다. ‘보리차 물병’으로 유명했던 델몬트 주스 유리병이 다시 나왔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10일 롯데칠성음료와 함께 ‘델몬트 레트로 에디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델몬트 오렌지 100(1.5L)과 포도 100(1.5L) 묶음 기획 세트다. 여기에 1987년 선보인 델몬트 주스 유리병을 함께 증정했다. 가격은 한 세트에 9900원이다.

출처: 롯데칠성음료 제공
델몬트 레트로 에디션

델몬트는 튼튼한 유리로 만들어져 물병으로 쓰곤 했다. ‘발등에 떨어지면 발등이 깨지는 유리병’이었다. 병을 회수해 다시 사용할 목적으로 튼튼하게 만들었는데, 소비자들이 집에서 사용하는 바람에 주스 판매를 멈췄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사실 가벼운 페트병이 나오면서 유리병 인기가 시들해져 판매를 중단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상품 박스 안에는 음료 두 개와 유리병이 들어있다. ‘델몬트 오렌지쥬스 100’이라는 라벨도 따로 줘 유리병에 라벨 붙이는 재미도 더했다. 

출처: 맥심 커피믹스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맥심 레트로 에디-숀' 광고

동서식품은 1980~1990년대 감성을 담은 ‘맥심 커피믹스 레트로 에디-숀’을 내놓았다. 커피믹스와 보온병이 들어있는 ‘보온병 세트’와 머그잔 2개가 든 ‘머그 세트’ 총 2종이다. 맥심 오리지날, 모카골드, 화이트골드 커피믹스 50개입 제품이 1개씩 들어있다. ‘설탕량을 조절할 수 있읍니다’, ‘셑-트’ 등 지금은 안 쓰는 맞춤법을 사용해 레트로 감성을 살렸다. 보온병 세트에 있는 보온병은 일명 ‘마호병’으로 불리던 빨간색 보온병이다. 90년대 맥심 커피 판촉물로 제공한 보온병과 똑같이 만들었다.


4월 16일부터 오프라인 매장 이마트와 온라인 쇼핑몰 이마트몰, 11번가에서 팔았는데 출시 일주일 만에 온라인 물량이 동났다. 레트로 트렌드 제품으로 ‘옛날 감성’에 빠진 사람들의 구매욕을 자극한 셈이다.


◇응답하라 1997 오비맥주


오비맥주는 작년 10월, 1952년 출시한 ‘OB맥주’에 레트로 감성을 더한 ‘오비라거’ 캔맥주(355mL)를 내놓았다. 11월부터는 일반 음식점에 병맥주(500mL) ‘오비라거’도 판매하고 있다. 원래 가정용 캔맥주로 대형마트에서만 판매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소비자 반응이 좋아 음식점용 병맥주도 만들었다. 흰색 바탕에 예전 오비맥주 로고가 그려져 있다. ‘라가-비야’, ‘등록상표’ 등 그때 그 시절 쓰던 문구도 적었다. 등록상표라는 표기는 1990년대까지만 썼다. 오비라거 캔맥주 중앙에는 오비 베어스(현 두산베어스) 야구단 캐릭터 ‘랄라베어’ 그림을 넣었다. 야구모자를 눌러 쓴 랄라베어가 맥주 호프잔을 들고 엉덩이춤을 추고 있는 모습이다.

출처: 오비맥주 제공
오비라거 광고

올 초부터는 기존 오비라거 브랜드 대표 이미지를 ‘랄라베어’로 교체했다. 또 대형마트뿐 아니라 전국 골목 가게에서 오비라거를 만날 수 있다. 회사는 추억을 저격하는 광고도 제작했다. 원조 OB라거 모델 박준형과 김응수가 출연했다. 1997년 오비라거 광고에 나온 ‘랄라라 춤’을 재해석했다. 1월 13일에는 ‘OB라거 랄라베어’ 전용잔 패키지를 한정 출시했다. 오비라거 355mL 12캔과 전용잔 2개, ‘랄라베어’ 스티커 1매가 들어있다. 전용잔에도 OB라거 곰 캐릭터 ‘랄라베어’와 복고풍 글씨가 새겨져 있다.


오비맥주 측은 “40~50대 소비자들에게는 왕년의 오비라거와 오비베어스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제품”이라고 했다. 또 “귀여운 곰돌이 캐릭터와 복고풍 글씨체가 밀레니얼 세대(20~30대)를 사로잡았다”고 설명했다.


◇'꼬숩달달' 정겨운 할매입맛 열풍


전통 식재료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가리켜 ‘할매 입맛’이라고 부른다. 할머니가 좋아할 법한 전통 식재료로 레트로 감성을 더한 제품이 있다. 투썸플레이스는 3월 27일 ‘레트로 스프링’이라는 콘셉트로 쑥라떼와 흑임자 카페라떼를 출시했다. 정효진 투썸플레이스 마케팅 팀장은 “전통 식재료의 ‘옛스러움’에 젊은 세대가 자주 찾는 라떼와 케이크를 더했다”고 설명했다. 출시 한 달만에 20만잔 넘게 팔렸다. 투썸 아메리카노 다음으로 가장 많이 팔린 음료 2, 3위를 차지했다. 인절미 클라우드 생크림 케이크와 흑임자 튀일 생크림 케이크도 신제품으로 내놓았다. 두 제품은 출시 2주 만에 약 6만개 팔렸다. 투썸에서 가장 많이 팔린 케이크 3, 4위다.

출처: 투썸플레이스 공식 홈페이지 캡처
투썸플레이스 흑임자 튀일 생크림 케이크(좌) 투썸플레이스 쑥라떼(우)

빽다방도 5월 초부터 레트로 콘셉트 음료 ‘미숫가루’와 ‘단호박식혜’를 판매하고 있다. 종합식품기업 팔도는 14일 ‘비락 바나나식혜’를 출시했다. 팔도는 젊은 감각으로 재해석한 신제품 ‘바나나식혜’로 10·20세대를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던킨도너츠는 어릴 적 시장에서 맛보던 추억의 꽈배기 '옥수수 시장 꽈배기(900원)'를 팔고 있다. 옥수수 반죽으로 만든 도넛 위에 옥수수 글레이징(옥수수와 설탕을 녹여 도넛 겉에 바른 것)을 얹은 제품이다. 이우태 던킨도너츠 홍보팀 팀장은 “옥수수 시장 꽈배기 판매 수량은 던킨도너츠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제품 ‘글레이즈드’ 도넛 판매 수량과 같다”고 했다. 소비자 반응이 좋아 6월에도 옥수수로 만든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하지만 식음료 업계 레트로·뉴트로 현상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신제품을 개발하려면 기획부터 마케팅까지 비용이 많이 든다. 경희대학교 경영학과 박소윤 교수는 “신제품 개발 비용부담을 지기 싫은 것도 업계가 레트로 제품을 출시하는 이유”라고 했다. 위험 부담이 적은 과거 인기 제품을 다시 출시하는 전략을 계속 유지하면 산업 발전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글 jobsN 김하늘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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