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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만 뛰고 1억’ 외국계 제약사 직원의 투잡, 알고보니

“토익 900점에 500만원” 대리시험 안걸린다고요? 리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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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대리 시험 15년 만에 공군에서 적발
사진 조작해 신분증 재발급 “감독관도 몰라”
삼성 직무적성검사(GSAT) 첫 온라인 실시
“부정행위 하면 5년간 응시 자격 박탈”

공군교육사령부에서 복무했던 A(23)씨가 후임 B(20)씨에게 부탁해 2020학년도 수능시험을 대신 보게 한 사실이 최근 알려졌다. B씨는 시험을 볼 때 A씨의 신분증과 수험표를 가지고 있었지만, 감독관에게 걸리지 않았다. 2020년 3월 전역한 A씨는 추가합격자로 중앙대학교 간호학과에 뽑혀 학교에 다니다 부정 입학 보도가 나오자 4월 자퇴를 신청했다. 학교 측은 “수능 점수만 보고 선발하는 전형이라 부정 입학을 했다고는 상상도 못 했다”고 밝혔다. 중앙대는 A씨에게 제적 처분을 내렸다.


이 사건은 지난 2월 국민신문고 제보를 통해 드러났다. 만일 공익신고자가 없었다면 A씨는 계속 학교에 다니다 졸업까지 할 수 있었던 것이다. A씨는 “대가는 없었다”고 했지만, A씨가 등록금을 내는 날 B씨가 자신의 계좌에서 4900만원가량을 본인 명의 다른 계좌로 옮긴 것이 밝혀져 돈을 줬다는 의심도 받는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번 사건은 운이 나빠 걸렸지, 안 걸리고 넘어간 사례도 많을 것”이란 이야기가 나온다. 또 “부정 입학도 돈이 많아야 할 수 있다”, “A씨 때문에 합격하지 못한 수험생에게 보상해야 한다”는 등의 의견도 오간다.

출처채널A 뉴스 유튜브 캡처

◇대리 수능 적발 15년만···감독관 관리 한계 지적


응시자 대신 수능을 보다가 걸린 것은 2005학년도 시험 이후 15년 만이다. 2005학년도 수능 때는 휴대폰을 이용해 부정한 방법으로 시험을 본 사건이 많았다. 브로커가 과목당 수십만원을 받고 문자메시지로 의뢰인에게 답안을 보냈다. 교육부는 당시 수능 부정행위 심사위원회를 열고 부정행위 관련자 299명 가운데 수능을 본 238명을 심사해 226명의 성적을 무효 처리했다. 대리 시험을 보다가 걸린 6명의 성적도 함께 효력을 잃었다.


2004학년도 수능에서는 경희대 한의학과 3학년생이 고등학교 동창인 서울대 공학과 2학년생 대신 수능을 보다가 걸렸다. 삼수 끝에 서울대에 들어갔지만, 의대나 치대를 가려고 친구에게 응시를 부탁했다. 친구 요청에 대신 시험장에 들어간 C씨는 수험표 사진과 얼굴이 달라 현장에서 감독관에게 적발됐다. 감독관이 의심하자 “예전에 찍은 사진이라 얼굴이 달라 보이는 것”이라고 속였지만, C씨를 수상하게 여긴 감독관이 신고해 입학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처럼 대리 시험 적발에는 감독관의 주관적인 판단이 큰 영향을 미친다. “조작한 사진을 써 걸리지 않고 넘어간 대리 응시 사례가 많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왼)대리시험 의뢰인을 모집하는 글, (오)외국계 제약회사 김씨가 의뢰인과 나눈 문자.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부산경찰청 제공

◇사진·신분증도 조작, “토익 900점에 500만원”


취업 필수 자격증인 어학 시험은 수능보다 상대적으로 응시 기회가 많고 접근성이 쉬워 사건·사고가 많았다. 불법 대리응시자는 취준생이 많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토익 확실히 봐준다”, “900점에 500만원” 등의 글을 올려 의뢰인을 모집한다. 대리 응시자와 의뢰인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으로 신분증을 재발급하는 등 여러 ‘첨단 수법’까지 동원한다. 감독관이 현장에서 응시생 수십명 얼굴을 신분증과 일일이 대조하면서 걸러내기 어렵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2010년대 들어 공공연한 대리 응시 사례가 늘면서 토익시험을 주관하는 YBM한국토익위원회는 사후적발 제도를 도입했다. 시험 점수가 급격하게 오른 응시자가 있으면 예전에 본 시험과 최근 치른 시험 답안지를 놓고 글씨체를 비교한다. 필적이 다르면 점수 발표 이후에도 성적을 무효 처리할 수 있다. 대리 시험 감시가 강화되자 일부 브로커는 ‘900점 이상을 원하면 최소 700점은 넘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기도 했다.


2017년에는 외국계 제약회사 직원 김모씨가 3년 넘게 토익·텝스를 대신 보고 1억원가량을 벌어들인 사실이 드러나 화제를 모았다. 김씨는 2013년 9월부터 2016년 11월까지 시험 1회당 400만~500만원을 받고 시험을 대신 봤다. 의뢰자와 본인 사진을 합성해 신분증을 새로 발급받았고, 사후적발을 피하고자 시험을 여러 번 보기도 했다. 점수가 급격하게 올랐다는 의심을 받지 않기 위해서다. 김씨는 의뢰인을 모집하기 위해 광고성 댓글을 달다가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출처조선DB

◇한국어능력시험 보는 외국인도 대리응시···언택트로 우려 커져


지난 4월에는 네팔에서 한국 비자를 발급받기 위해 필요한 한국어능력시험(TOPIK) 대리 응시 사례가 나와 현지인 60여명이 붙잡혔다. 네팔에서 한국어 강사로 활동하거나 한국에서 불법체류자로 지낸 적이 있는 브로커 6명이 1인당 100만~700만원을 받고 시험을 대신 봤다. 이들도 포토샵으로 조작한 사진을 수험표에 붙여 감독관의 감시를 피했다. 하지만 고득점을 받고도 인천공항 출입국·외국인청의 모의 테스트에서 제대로 한국어를 구사하지 못해 발목이 잡혔다. 일부 응시생은 시험 문제조차 제대로 읽지 못했다고 한다.


최근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역량평가나 면접을 보는 ‘언택트(untact)’ 채용이 늘면서 부정 응시를 막기 위한 회사의 노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은 5월30일부터 이틀 동안 치르는 삼성 직무적성검사(GSAT)를 사상 처음 온라인으로 본다. 감독관이 없으면 부정행위를 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부정행위한 응시자는 5년간 지원 자격을 박탈하기로 했다. 또 4번에 걸쳐 보는 시험 문제를 다 다르게 내고, 응시자가 모니터 화면을 캡처하지 못 하게 막는다. 시험이 끝난 뒤에는 응시자가 시험을 보는 모습을 녹화본으로 확인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에서 사고 없이 온라인 적성검사를 치르면 비대면 채용을 도입하는 대기업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글 jobsN 송영조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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