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전 MBC 뉴스에 나왔던 12살 영재 소년, 지금은..

조회수 2020. 9. 17. 09:3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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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와 스탠퍼드 자퇴한 미국 영재가 한국에서 벌인 일

세계 최고의 대학으로 꼽히는 하버드대학교와 스탠퍼드대학교를 각각 자퇴하고 스타트업 창업에 나선 이들이 있다. 어린 시절부터 남달랐던 두 사람은 미국인이다. 이중 한 명은 17년 전 한국 뉴스에 ‘영재’로 소개되기도 했다.


이들은 한국 영어교육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나섰다. 중국이나 인도 등 인구가 많은 나라가 아닌 우리나라를 첫번째 타깃으로 정한 이유가 궁금했다. 인공지능(AI) 영어교육 스타트업 ‘스픽(Speak)’의 코너 즈윅(Connor Zwick·27) 대표와 공동 창업자인 앤드루 슈(Andrew Hsu·29) CTO(Chief Technology Office·최고기술경영자)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두 사람은 현재 ‘스픽’ 본사가 있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어 화상 통화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출처: 스픽 제공
'스픽'의 공동 창업자인 코너 즈윅 대표(오)와 앤드루 슈 CTO(왼).

-자기소개를 해주세요.


(즈) “인공지능(AI) 영어 교육 앱 ‘스픽’ 대표 코너 즈윅입니다.”


(슈) “‘스픽’에서 CTO를 맡은 앤드루 슈입니다.”


세계 명문대를 다닌 두 사람은 과거 이력도 남다르다. 코너는 학창 시절 이미 교육 스타트업인 ‘플래시카즈+’를 설립해 성공적으로 매각한 경험이 있다. 앤드루는 12살 때 워싱턴대학교에 입학했고, 졸업 후 16살엔 스탠퍼드대학 신경과학 박사 과정을 시작했다.


-두분 다 세계적인 명문대를 다녔는데 어린 시절이 궁금합니다.


(즈) “중학교 때부터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2008년 웹사이트를 만들어 웹 개발과 관련된 최신 정보나 코딩 등과 같은 기술에 대한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반응이 좋았습니다. 글을 본 호주의 한 웹사이트 회사로부터 같이 일해보자는 연락을 받았고 에디터로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프로그래밍의 최신 트렌드를 다루는 글을 썼어요. 그때가 15살이었습니다.


이후 자연스레 앱에 관심이 생겼고 2010년 교육 앱인 ‘플래시카즈+(Flashcards+)’를 만들었습니다. 전 세계 500만명이 넘는 학생이 이용한 교육 앱으로 성장했어요. 사업을 계속할지 학교에 진학할지 고민하다가 공부를 하는 게 새로운 기회가 될 것 같았습니다. 회사를 매각한 후 2011년 하버드대학교에 입학했습니다.”

출처: 스픽 제공
2003년 MBC 뉴스에 나온 앤드루.
출처: 스픽 제공
2003년 MBC 뉴스에 나온 앤드루.

(슈) “어린 시절 학교에서는 말썽꾸러기로 불렸습니다. 수업에 집중하지 못해 친구들에게 장난을 치고 선생님의 수업을 방해하기도 했죠. 초등학교 2학년 때쯤 부모님께서 홈스쿨링을 결정하셨습니다. 개인 교습, 독학, 인터넷 등으로 집에서 혼자 공부했습니다. 2003년 12살에 SAT(Scholastic Aptitude Test·미국의 대학입학 자격시험)를 봤고 워싱턴대학교에 입학했습니다. 화학, 신경 생물학, 생화학을 전공했어요.”


앤드루는 16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대학을 졸업하면서 3개의 학위를 받았다. 이 소식은 지역 일간지인 ‘더 시애틀 타임스’에 실렸다. 또 한국 방송사에서 그를 취재하기도 했다. 2003년 MBC 뉴스에 ‘영재’로 소개되면서 앤드루가 박람회에 참가했던 모습이 전파를 탔다. 그는 대학 졸업 후 스탠퍼드 대학교 신경과학 박사 과정을 시작했다.


◇“대학 졸업장은 필요 없다. 창업하라”...‘틸 펠로십’에서 만난 두 사람


두 사람의 공통점은 세계 명문대로 꼽히는 학교들을 자퇴하고 창업에 나섰다는 것이다. 코너는 하버드대학교, 앤드루는 스탠퍼드대학교를 제 발로 나왔다. ‘틸 펠로십(Thiel Fellowship)’의 프로젝트가 학교를 그만두고 창업에 나선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틸 펠로십'은 페이팔 공동창업자이자 베스트셀러 ‘제로 투 원’ 저자 피터 틸(Peter Thiel)이 운영하는 재단이다. 


두 사람은 ‘틸 펠로십’이 만든 ‘20 언더(under) 20’이라는 장학금 프로그램에서 만났다. '20 언더 20'은 독특한 창업 아이디어를 가진 20세 이하 청년 20명을 뽑아 2년간 10만달러(약 1억원)의 창업 자금을 지원하는 내용의 프로그램이다. 대신 조건이 있다. 지원금을 받는 동안에는 대학에 다닐 수 없다. 오로지 사업에만 집중해야 한다. 피터 틸은 대학에 다니는 것은 시간과 돈을 낭비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인재들이 대학에 머물러 있기 보다는 창업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장학금 프로그램으로 이들이 더 빨리 자신의 계획을 실행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나선 것이다.


2011년 앤드루가 ‘틸 펠로십’ 1기, 그 다음해에 코너가 2기로 들어갔다. 그곳에서 만난 두 사람은 함께 사업을 구상했다. 두 사람이 주목한 것은 ‘교육’이었다. 앤드루는 어렸을 때부터 홈스쿨링을 하면서 자연스레 교육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앞서 교육 앱을 만들어 성공적으로 매각한 경험이 있던 스픽도 마찬가지였다. 두 사람은 AI 기술로 사람들이 영어 학습을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끔 하고 싶었다. AI 음성인식 기술을 기반으로 한 스피킹 중심의 영어 교육 스타트업 ‘스픽이지’을 창업했다.


두 사람은 독학으로 딥러닝을 공부했다. 더 필요한 부분은 주변에 있는 버클리와 스탠퍼드의 교수들을 찾아다니면서 익혔다. 1년 6개월간 기술 개발에 매달렸고 자체 음성인식 기술을 만들었다. 원어민 수준의 완벽한 억양과 발음이 아니어도 사용자의 음성을 빠르고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는 기술이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미국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글로벌 액셀러레이터인 와이콤비네이터(Y Combinator)로부터 투자를 받기도 했다.

출처: 스픽 제공
수업 촬영 모습과 영상을 보는 코너와 앤드루.
출처: 스픽 제공
'스픽' 앱 구동 화면. 스픽의 음성인식 기술로 빠르게 틀린 부분을 확인하고 교정받을 수 있다.

-경쟁사와 차별점이 궁금합니다.


(즈) “'스픽'는 스피킹을 중심으로 하는 영어 학습 앱입니다. 자체 음성인식 기술로 사용자들의 다양한 억양과 발음, 악센트 등을 빠르고 정확하게 인식해 AI가 개인 맞춤 피드백을 해줍니다.


두번째로 큰 차별점은 콘텐츠입니다. 수업 콘텐츠는 모두 미국 샌프란시스코 현지에서 개발·제작하고 있습니다. 현지에서 쓰는 실전 영어를 익힐 수 있습니다. 바쁜 직장인이나 학생들이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10분 내외로 콘텐츠를 만들고 있습니다.”


◇교육열 높은 한국 시장에 매력 느껴...첫 번째로 진출


-한국을 첫 번째 타깃으로 정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즈) “타깃 시장을 정할 때 한국뿐 아니라 중국, 일본, 말레이시아, 홍콩, 대만 등을 방문해 시장조사를 했습니다. 하버드대 재학 시절 룸메이트였고, 현재는 스픽의 한국 운영 책임자인 차승재(28)씨와 함께 한국을 방문한 게 결정적인 계기가 됐습니다.

출처: 스픽 제공
차승재 한국 운영 책임자, 코너 즈윅 대표, 앤드루 슈 CTO(왼쪽부터). 차승재 한국 운영 책임자가 초기 수업 영상을 제작하는 모습.

당시 서울대학교 학생 20~30명, 스터디 카페 등에서 공부하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했습니다. 학생들은 10여 년간 영어를 배워왔지만 스피킹을 잘하지 못해 답답함을 느낀다고 했어요. 단순히 학업이나 시험 목적으로 영어를 배워왔기 때문이죠. 많은 학생들이 스피킹을 잘하고 싶어했고, 분명한 니즈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한국의 높은 교육열, 큰 영어 교육 시장에 매력을 느꼈습니다. 성장 가능성을 보고 한국 진출을 결정했습니다.”

출처: 스픽 제공
'스픽'의 코너 즈윅 대표(왼)와 앤드루 슈 CTO(오).

‘스픽’은 창업 이후 지난 1년간 매달 약 30%씩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5월19일 기준으로 애플 앱스토어 영어 분야 앱 랭킹 1위, 교육 앱 랭킹은 15위에 올랐다.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는요.


(즈) “전 세계 사람들이 AI 기술을 이용해 영어를 더 재밌고 효율적으로 익힐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점차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해나갈 계획입니다.”


(슈) “‘스픽’의 AI 음성인식 기술로 영어 학습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싶습니다.”


글 jobsN 임헌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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