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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 1만원, 한국인 열광 자동차 회사가 이런 걸 판다고?

조회수 2020. 9. 17. 09:5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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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가 수퍼카 대신에 꿀벌 150만마리를 키우는 사연은
“지구서 꿀벌 없어지면 인류 4년내 멸종?”
온난화로 멸종위기 처한 꿀벌 살리자며
포르쉐, 벤틀리 등 수백만마리 ‘양육중’

“지구상에서 꿀벌이 없어지면 인류는 4년 안에 멸종할 것이다.”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남겼다고 잘못 전해지는 말이다. 믿거나 말거나 구전처럼 전해지는 이야기지만 실현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유엔환경계획 보고서를 보면 세계 식량의 90%를 차지하는 작물 100종 중 70종 이상이 꿀벌이 꿀을 찾는 수분작용으로 생산된다. 꿀벌이 감소하면 인류가 식량으로 이용하는 대부분의 작물은 열매를 맺지 못하게 된다. 결국 이는 식량난, 영양부족을 초래해 많은 사람의 죽음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생태계도 붕괴할 것이라고 한다. 박종균 경북대학교 생태환경대학 교수는 국립생태원 칼럼을 통해 “식물의 화분매개 역할을 하는 꿀벌이 없다면 식물이 열매를 맺지 못해 사라지게 된다. 자연히 식물을 먹이로 하는 초식동물이 사라지고 분해생물, 미생물도 도미노처럼 연쇄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무서운 것은 실제로 전 세계 꿀벌 개체 수가 감소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일벌이 벌집으로 돌아오지 못해 유충과 여왕벌이 폐사하는 ‘벌집군집붕괴현상’이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해마다 꿀벌 30~40%가 사라지고 있다. 2017년 유엔은 전 세계 야생 벌 2만종 중 40%가 멸종 위기에 처했다고 발표했다. 이런 꿀벌의 멸종을 막기 위해 다양한 곳에서 발 벗고 나섰다. 그중 벌과는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자동차 기업이 눈에 띈다.

출처: 포르쉐 홈페이지 캡처
라이프치히 자연보호 구역(좌), 포르쉐에서 생산하는 차(우)

◇연 매출 38조 포르쉐, 꿀벌만 150만마리 길러


포르쉐는 연 매출 약 38조9000억원, 최소 1억원 이상 최고 100억원 이상의 몸값을 기록하는 고급 차를 만드는 독일 브랜드다. 또 가장 많은 꿀을 생산하는 자동차 기업으로도 알려져 있다. 독일 라이프치히 오프로드 구역에서 꿀벌 약 150만마리를 기르고 있다. 한 해 꿀 생산량은 약 400kg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르쉐가 생산하는 꿀은 라이프치히 고객 서비스센터에서 병당 8유로(약 1만원)에 팔고 있다.


꿀을 채집하는 라이프치히 오프로드 구역은 ‘자연보호 구역’이다. 포르쉐는 약 39만9300평에 달하는 곳을 자연보호 구역으로 지정해 멸종 위기종 보호에 힘쓰고 있다. 2002년에는 조랑말과 야생소 군집에 성공했고 이 밖에도 사슴, 양서류, 박쥐 등 다양한 야생동물이 살고 있다.


이곳에 양봉 시설을 설치한 건 2017년 5월이다. 꿀벌이 독일에서 개체 수가 크게 줄고 멸종 위기 고위험군으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포르쉐는 기생충과 살충제로부터 보호하고 서식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이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게르트 루프 포르쉐 라이프치히 주식회사 이사회 회장은 “우리는 이 계획을 지속적으로 실행할 것이고 우리의 자연보호 구역은 벌에게 최상의 조건을 제공한다”고 했다.

출처: 롤스로이스 홈페이지, 백건우 작가 제공
롤스로이스가 생산한 벌꿀(좌), 롤스로이스 고스트 롱바디 모델(우)

◇오직 고객에게만 제공하는 ‘롤스로이스’ 벌꿀


영국 굿우드에 있는 17만㎡ 규모의 롤스로이스 공장 중 3만2000㎡는 인간이 아닌 꿀벌을 위한 공간이다. 약 25만 마리의 꿀벌이 꿀을 생산하고 있다. 팬텀, 레이스, 고스트, 던, 컬리넌, 환희의 여신 등 자사 라인업과 엠블럼 이름을 딴 벌통 6개를 설치해 꿀을 채집한다. 한 통에서 연 16kg의 꿀을 생산한다고 한다. 일 년에 생산하는 꿀은 약 96kg인 셈이다. 롤스로이스는 생산한 꿀을 자사 고객에게 선물로 제공하고 있다.


롤스로이스는 ‘생물 다양성 보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인근 연못과 숲을 보전하자는 취지다. 양봉도 이 중 하나다. 꿀벌 개체 수가 줄고 굿우드 공장 인근 국립공원에도 그 영향이 미치자 2017년부터 양봉을 시작했다. 또 농민, 땅 주인, 국립공원 인근 주민이 정원에 야생화를 심어 서식 환경을 제공하는 ‘야생화 심기 운동’에도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롤스로이스 측은 “롤스로이스의 굿우드 공장은 지속 가능한 건물, 빗물 관리 시스템, 야생종 보호 시설 등을 갖췄다. 영국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제조 시설 중 하나다. 우리는 양봉 및 여러 프로젝트를 통해 영국 꿀벌 수 보존에 중요한 기여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출처: 벤틀리 홈페이지, 유튜브 캡처
벤틀리에서 채집한 꿀(좌), 벤틀리(우)

◇50년 이상 경력 양봉 전문가 채용하는 벤틀리


2019년 9월 영국 자동차 브랜드 벤틀리는 첫 꿀 수확 소식을 알렸다. 채집한 꿀은 공장 근로자와 방문객에게 제공했다고 한다. 벤틀리는 2019년 초 영국 크루 공장 부지에 벌통 2개를 설치하고 약 12만마리의 벌을 기르기 시작했다. 매년 약 15kg의 꿀을 생산할 수 있다고 한다.


이는 ‘생물 다양성 프로젝트’ 중 일부다. 벤틀리 측은 “영국에서 벌 개체 수가 감소하고 있어 생물 다양성을 증진하기 위해 벌집을 설치했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50년 이상 경력을 가진 양봉가를 채용해 꿀벌을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20년 벌통을 추가 설치하고 양봉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크루 공장에는 양봉 사업 외에 태양광 발전기와 빗물 재활용 시설 등도 있다. 2019년 탄소중립성 전문기관 카본 트러스트의 PAS 2060(생산·운송·판매 과정에서 탄소 배출을 줄여 탄소 중립을 달성한 제품에 부여하는 인증)을 취득하기도 했다.


글 jobsN 이승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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