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비 청구하려 전화했다..졸지에 '보험 고아' 됐어요"

조회수 2020. 9. 17. 13:4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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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 설계사 해결책 없나?

고심 끝에 가입했는데 보험설계사는 이직해 ‘나 몰라라’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게 사람 인생이다. 가족이 사고를 당하거나 중병에 걸려 갑작스레 큰 돈이 필요한 때 가입해 놓은 보험 상품이 있다면 한결 부담을 덜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닥치지 않은 평상시라면 매달 통장에서 빠져나가는 보험 금액이 아깝다고 느껴질 때가 많다.


그런데 오랜만에 발생한 치료비를 보험 처리하려고 보험설계사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받지 않는다면? 어렵게 연결된 통화에서 ‘이직을 해서 담당자가 바뀌었다’는 대답이 돌아온다면? 누군지도 모르는 후속 담당자의 연락을 목빠지게 기다려도 전화가 오지 않는다면? 속에선 천불이 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경우를 흔히 ‘보험 고아 됐다’고 말한다.

출처: 조선DB
영화 '수상한 고객들'에서 배우 류승범은 보험왕을 노리는 보험설계사 역할을 맡았다

이같은 ‘보험 고아’가 발생하는 것은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보험설계사가 대부분 특수형태근로종사자라는 점에서 비롯된다. 설계사는 일반적으로 보험회사와 위촉직으로서 계약관계를 맺고, 보험상품을 판매한다. 정해진 급여가 따로 있지 않고 자신의 영업 실적에 따른 보수를 받을 뿐이다. 그러다보니 실적을 올리기 위해 주변 지인들에게 무리하게 보험 가입을 권유하거나 가입 이후에는 고객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 등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또 설계사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이기 때문에 4대 보험 가입이 안될 뿐더러 회사의 각종 복지혜택도 받는 경우가 드물다. 설계자들의 이직이 잦은 이유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6월말 기준 13개월차 설계사 등록정착률은 생명보험 평균 38.2%, 손해보험 52.7%로 나타났다. 생명보험 설계사 10명 중 6명이 1년도 채 되지 않아 회사를 떠난 셈이다.


보험설계사, 정규직 전환으로 해결책 모색


최근 이같은 보험업계의 관행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판매하는 보험대리점(GA)들이 대규모 정규직 설계사 채용에 나선 것이다. 설계사들에게 안정적인 정기 수입을 보장함으로써 ‘철새 설계사’를 방지하고, 불완전 판매를 예방하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회사에도 더 도움이 될 것이란 계산이다.

출처: 피플라이프 제공
정규직 설계사를 채용하는 '피플라이프'

가장 적극적으로 정규직 실험에 나선 곳은 대형GA ‘피플라이프’다. 피플라이프는 올해 정규직 보험상담매니저(Employed Financial Advisor, EFA)라는 명칭으로 설계사 약 150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기본급은 연 3000만원이며, 실적에 따른 보수를 추가 지급한다. 정규직인 만큼 4대 보험과 퇴직금도 보장된다. 기본급과 성과금을 합하면 연봉 1억원 이상을 받는 설계사도 탄생할 전망이다. EFA로 채용되는 설계사는 ‘보험클리닉 피플라이프’ 소속으로 고객에게 찾아가는 보험상담매니저로 근무한다.


피플라이프는 올해 경력자 위주의 EFA조직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뒤 연내에는 보험관련 경력이 없는 대학 졸업예정자 등 취업 준비생에게도 문을 활짝 열 계획이다. 연내 150명 채용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내년 650명, 2022년에는 1000명까지 EFA 조직을 확대하기로 했다.


피플라이프의 정규직 실험은 2018년부터 도입한 ‘보험클리닉’의 오프라인 보험숍 운영 경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피플라이프의 개인부문 브랜드인 ‘보험클리닉’은 보험 소비자들의 접근성과 편의를 높이기 위해, 직접 방문하는 내방형 점포를 선보였다. 정규직으로 채용된 내방형점포 상담매니저들의 안정적인 소득은 보험상품을 비교 컨설팅 하는 본연의 업무 충실도로 이어졌고, 이는 높은 고객 만족도로 이어졌다는 게 피플라이프의 분석이다. 피플라이프 측은 “정규직 EFA 도입은 보험경력자들에게 안정적인 커리어 업그레이드를 제공하고, 철새보험사라는 문제를 극복해 고객 서비스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정규직종 전환을 통한 설계사들도 안정적인 근로형태를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모바일금융서비스 토스가 설립한 GA 토스보험서비스도 정규직 설계사를 채용할 채비를 마쳤다. 토스보험서비스는 올해 100명을 정규직 설계사로 채용할 예정이며, 최근에 35명을 선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피플라이프 제공
피플라이프의 정규직 설계사 채용설명회

이같은 보험업계의 정규직 실험은 설계사들 사이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올해 초부터 진행되고 있는 피플라이프의 정규직 설계사 채용설명회는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모여 문전성시를 이뤘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정규직으로 채용된 설계사들은 수입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어, 안정적인 고객 서비스가 가능해지고 소비자의 신뢰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정규직화는 회사 입장에선 고정 비용의 증가를 의미하기 때문에 보험업계가 전면 도입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글 jobsN 이준우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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