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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생이냐면요..' 소년이라 불리는 그의 놀라운 나이

조회수 2020. 9. 17. 17:0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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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신을 깨우는 맑고 깊은 목소리

요가소년(본명 한지훈)은 소년이 아니다. 1985년생으로 올해 35세인 그는 누가 봐도 소년의 외모와는 거리가 있다. 민머리에 덥수룩한 수염, 안정감 있는 목소리. 그래서 구독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 중 하나가 “왜 요가소년인가요?” 하는 것이다. 요가삼촌이나 요가아재, 요가형님이나 요가중년이 더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장난 섞인 댓글과 함께.


“3년 전쯤 아내의 일 때문에 미국에 오게 됐습니다. 미국에 살다 보면 옷차림에 신경을 안 쓰게 되는데요, 유튜브를 시작한 즈음이었어요. 반바지와 슬리브리스 차림의 제게 아내가 ‘시골에서 막 뛰어노는 소년 같다’고 했어요. 그 표현에 꽂혔습니다. 그래서 요가를 좋아하는 시골소년, 줄여서 ‘요가소년’이 됐죠. 예전에 어떤 이가 ‘누구나 소년소녀 시절을 거쳤다’고 한 말도 가슴에 박혀 있었습니다.” 


소년소녀. 때 묻지 않은 순수의 시절, 그 시절에 대한 동경의 의미를 담은 요가소년은 초심을 중시한다. ‘모두가 각자 즐겁고 안전하게 요가 수련을 할 수 있는 채널’이 그의 지향점이다. 3년 전쯤 시작한 요가소년 채널에는 무려 320여 개의 영상이 탑재돼 있다. 종류도 다양하다. 10분·20분·30분·1시간 요가 등 시간별 요가부터, 소화를 원활하게 해주는 요가, 목·어깨 통증 완화를 위한 요가, 뻑적지근한 몸을 깨우는 모닝 요가 등. 목·어깨 통증 완화를 위한 요가의 경우, 영상 재생 수가 100만 회에 달한다. 


코로나19로 홈트족이 증가하는 요즘, 요가소년 역시 예외가 아니다. 구독자 수가 거의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코로나 때문에 요가원이 문을 닫아서, 코로나를 이기려면 면역력을 길러야 할 것 같아서 오게 됐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심신 수련을 꾸준히 할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요가소년 영상에 자막이 없는 이유


요가소년의 영상에는 자막이 없다. 소리에만 집중해 요가 수련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는 “청각에만 의존하는 것과, 청각과 시각을 함께 쓰는 건 다르다”고 했다. 공감각을 쓰면 자신에게 집중하는 것이 흐트러질 수 있다는 것. 그래서 그는 소리만 듣고도 어떤 동작인지 100% 이해시키기 위해 군더더기 없는 정확한 표현을 쓰려 한다.


“안내가 정확하지 않으면 다칠 수 있어요. 화면을 바라보다가 잘못된 동작을 하게 돼 부상당하기 쉽죠. 예를 들어 다운독이라고, 아도무카스바나아사나 자세를 하면 앞을 바라볼 수 없습니다. 발끝을 봐야 하죠. 그런데 잘 이해되지 않아서 화면이나 요가 선생님을 보게 되면 목이나 주변부 부상을 입을 확률이 높아요.” 


요가는 심신을 수련하는 일이다. 몸을 움직여 체력을 증진하는 것만큼 마음을 보살피는 일도 중요하다. 마음 챙김이 빠진 요가는 요가가 아니다. 그저 스트레칭이나 체조에 불과하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저마다의 수련’이다. 


“‘모두 각자의 수련이 있습니다’라는 말을 정말 많이 해요. 그래서 ‘이렇게 하세요, 저렇게 하세요’라고 적극적으로 말을 못 해요. 자신의 몸과 마음의 상태에 따라 구현할 수 있는 동작은 다 다르니까요. 자신의 상태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자기 자신입니다. 매트에 오르기 전, 자신의 몸과 마음을 살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팟캐스트 ‘책 읽는 라디오’ 1000여 회 진행


그가 요가를 처음 접한 건 2008년 인도 여행 중에서다. 한국에서 요가는 여성들의 종목으로 인식돼 있지만, 요가의 본고장인 인도에서는 아니다. 주로 남성들의 수련 수단이다. 인도에서의 짧은 요가 체험은 그에게 큰 인상을 남기진 못했다. 요가를 적극적으로 하게 된 건 5년 전쯤, 아내의 힘이 크다. 요가를 하면서 서서히 변화하는 아내를 보며 그도 따라서 요가를 시작했다. 당시 그는 스스로의 삶에 대해 “막 살았던 것 같다”고 했다. 


“목표를 향해 매진하면서 자신을 들여다보지도 않고, 보살피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몸도 마음도 망가져갔죠. 면역력이 약해져 한번 다치면 오래 앓았고, 서른 살 무렵 퇴행성관절염 진단을 받았어요. 이유 없는 우울감과 감정의 동요가 심했고요.” 


요가를 시작한 이후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 우선 무릎 통증이 거의 사라졌다. 신체를 단련한 덕도 있지만, 자신을 들여다보기 시작하면서 무릎이 아픈 이유를 알게 됐다. 노트북과 무거운 책 등을 지고 다니면서 신체를 학대해온 것. 마음도 치유돼갔다. 자신을 돌아보면서 평정심과 평상심을 찾아가자, 감정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마음 근육을 갖게 됐다. 


요가 일을 하기 전, 그는 목소리 관련 일을 했다. 성우 교육을 받은 적이 있고, 대학 때부터 책을 읽고 추천해주는 방송을 오래했다. 팟캐스트 ‘책 읽는 라디오’를 1000회 이상 진행하는 등 내공이 깊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의 책 추천 편집자로도 일했다. 그 스스로는 “남들이 보기에 번듯한 직장에서 안정적인 수입을 거두지 못한 시간들”이라고 했지만, 애쓴 시간들은 사라지지 않았다. 차곡차곡 쌓여 지금 요가소년 운영의 자양분이 됐다. 


“무엇보다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어요. 오프라인으로 만난 분들과도 좋은 인연을 이어가고 있고, 책에서 만난 숱한 이들의 메시지도 결국 사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장시간 누군가를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를 하다 보니 청취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식으로 대화를 진행해야 하는지 늘 고민하고 탐구한 시간들이었어요.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요가소년의 바람은 소박하다. 늘 같은 자리에 있는 것. 성장이나 발전보다 영속성과 지속성에 관심이 많다. 그 꾸준함의 힘이 결국 성장으로 이어지리라는 것도 안다. 


“오랫동안 채널을 이어가고 싶은 마음이 커요.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채널이고 싶습니다. 지금 요가소년의 톤, 태도, 에너지가 바뀌거나 줄지 않았으면 해요. 크게 욕심부리지 않고 늘 같은 자리에서 구독자분들과 좋은 것을 나누는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습니다.”

나에게 맞는 요가는?


요가의 세계는 심오하다. 인도의 고전어인 산스크리트어로 ‘결합하다’는 뜻의 ‘yuj’에서 유래한 요가는 기본적으로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되는 상태를 추구한다. 요가의 기원에 대한 설도 분분하다. 기원전부터 시작됐다고 할 만큼 요가의 역사는 긴데, 현대 요가의 출현은 1990년대로 보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한국에는 1980년대 중후반에 도입돼 200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유행했다. 역사가 깊은 만큼 요가는 현대 사회로 오면서 수많은 분파를 낳으며 다양한 스타일로 변용돼왔다. 대표적인 요가 종류를 소개한다. 


하타 요가 


산스크리트어로 ‘하(Ha)’는 해, ‘타(Tha)’는 달을 뜻한다. 음과 양의 균형과 조화를 중시하는 요가 수련법으로, 요가의 대명사이자 기본이라 할 수 있다. 요가의 수많은 동작들이 하타 요가에서 파생했다. 일정하게 짜인 시퀀스(동작 순서)가 있는 것이 아니라 난이도와 강사의 역량에 따라 다양한 동작이 가능하다. 기본 동작부터 고난도의 동작까지 아우르는 요가다. 국내에서는 ‘이효리 요가’로 유명하다. 이효리는 “아쉬탕가 요가를 하다가 하타 요가로 바꿨다. 하타 요가가 나에게 더 잘 맞는다”고 했다. 


아쉬탕가 요가


동작이 매우 격렬하고 힘든 요가로 정평이 나 있다. ‘아쉬탕가’는 요가 수련의 8단계 ‘자기 인식’을 의미하며, 몸을 단단하게 단련함으로써 궁극의 자기 자신에게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시퀀스가 정해져 있으며, 초급·중급·고급에 따라 난이도가 달라진다. 수련 동작이 정해져 있다는 특징 때문에 ‘마이솔’ 수업 방식이 흔하다. 마이솔은 지도자 없이 각자의 몸 상태에 따라 호흡과 동작을 혼자서 수련하고, 지도자가 수련자를 돕는 방식을 말한다. 마돈나, 기네스 팰트로, 야노 시호 등이 아쉬탕가 요가를 했다. 


아헹가 요가


균형감과 조정력을 중시하는 요가로, 회복 요가로 알려져 있다. 척추질환이나 신체의 비대칭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블록이나 담요 같은 소도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동작 하나당 유지 시간이 긴 것이 특징이다. 정확한 자세를 오랫동안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도 현대 요가의 아버지 크리슈나마차리아의 제자인 아헹가가 창안한 요가로, 아헹가는 2004년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오르기도 했다. 


빈야사 요가


근력을 중시하는 아쉬탕가 요가와 균형감을 중시하는 아헹가 요가의 장점을 살려 미국에서 개발한 1:1 맞춤형 요가. ‘아메리칸 스타일의 요가’로 알려져 있다. 빈야사는 산스크리트어로 ‘흐르다, 연결하다’는 뜻으로, 이 요가는 동작과 다음 동작이 끊이지 않고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시퀀스가 정해진 아쉬탕가 요가와 달리, 지도자가 각 개인의 몸 상태와 신체 능력에 맞게 요가 동작을 조합해 지도한다.


아크로 요가


곡예를 뜻하는 아크로바틱에 전통 요가를 결합해서 만들었다. 대부분의 요가가 매트 위에서 혼자 수련하는 것과 달리, 아크로 요가는 여러 명이 필요하다. 아래에서 지지대 역할을 하는 베이스, 위에서 자세를 완성하는 플라이어, 이 둘을 보조해주는 서포터 등 최소 3인이 있어야 한다. 파트너와의 호흡이 중요하며, 서로를 믿고 의지해야 제대로 된 동작을 이끌어낼 수 있다. 


비크람 요가


26가지의 강도 높은 동작을 1시간 30분 동안 높은 온도에서 땀을 쭉 빼면서 하는 수련이다. 고온에서 수련한다고 해서 국내에서는 ‘핫 요가’로 불린다. 인도의 운동선수 출신인 비크람 코더리가 무릎 부상을 치료하기 위해 고안한 동작들로, 운동 효과가 탁월하기로 유명하다. ‘요가계의 구루’로 불리는 비크람은 로널드 레이건과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데이비드 베컴, 조지 클루니, 레이디 가가 등을 가르쳤다. 


플라잉 요가


해먹이나 고무 등 신축성 있는 소재를 이용해 대롱대롱 매달려서 하는 수련이다. 물구나무 자세처럼 바닥에서 하기 힘든 동작을 해먹 등 소도구를 활용해 자유자재로 할 수 있다. 난이도 자체가 높은 것은 아니지만 평소 쓰지 않는 근육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처음 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운동이라기보다 스트레칭에 가까우며, 관절을 이완함으로써 허리, 어깨 통증 치료에 도움이 된다. 


인 요가


인(Yin)은 음(陰)을 뜻한다. 주로 신체의 바깥을 구성하면서 움직임이 큰 근육과 피 등은 ‘양’의 성질을, 신체의 안쪽을 구성하면서 움직임이 작은 인대, 힘줄, 근막 등은 ‘음’의 성질을 띤다. 인 요가는 인대, 힘줄, 근막 등 결합조직을 자극해 유연성을 향상시키는 수련으로, 한 가지 자세를 3~5분 정도로 길게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한 자세를 오래 유지하는 만큼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는 명상의 속성이 강하다. 


아디다스 요가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가 린민이라는 중국 요가 지도자와 함께 만든 요가로, 전통 요가에 피트니스 요소를 결합했다. 하체와 복부를 강화하는 파워풀하고 역동적인 동작이 많다. 유산소 운동이라 할 만큼 스포츠 성격이 강해, 요가라기보다 요가 동작을 활용한 운동이라고 보는 편이 맞다. 


글 톱클래스 김민희 

사진제공 요가소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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