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차 추월하며 내뱉은 이 한마디 때문에 해고당했습니다

조회수 2020. 9. 17. 17:0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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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t be Black"이라 말하는 구글..맥도날드부터 구글까지 인종차별 논란
중국에서 코로나19 역유입 늘자 인종차별 늘어
구글은 인공지능이 흑인 비하 논란 일으켜
미국 카레이서, ‘니거(nigger)’ 발언으로 해고

"흑인은 매장에 들어올 수 없습니다."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광저우 맥도날드 매장에 걸린 안내문.

종이에는 한 술 더 떠 “당신의 건강을 위해 증상이 있으면 지역 경찰에 알리라”는 충고도 적혀 있었다. 중국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줄고 다른 나라에서 증상자가 들어오는 역유입 사례가 늘자 흑인이 많이 사는 광저우에서 인종차별이 시작된 것이다.


맥도날드 안내문은 SNS를 타고 삽시간에 퍼졌다. AFP통신 등 외신까지 나서 인종차별을 비판하자 맥도날드 중국 법인이 성명을 내고 사과했다. 매장은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광저우에서는 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별다른 증상이 없는데 집주인에게 쫓겨나기도 한다. 인권 단체를 중심으로 흑인 사회에서는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 체인 맥도날드까지 인종차별을 할 줄은 몰랐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최근에는 중국뿐 아니라 세계적인 IT 기업도 흑인 비하 논란으로 뭇매를 맞고 있다.


◇구글 AI, 피부색 밝으면 ‘망원경’, 어두우면 ‘총’ 분석


4월3일 독일 IT 매체 알고리즘워치는 구글 클라우드 비전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에서 한 가지 실험을 했다. API란 운영체제와 응용프로그램 간 통신에 쓰는 언어나 메시지 형식을 뜻한다. 클라우드 비전 API는 기계 학습 기술을 바탕으로 사진 속 이미지를 인식해 어울리는 단어를 기록한다.


알고리즘워치는 피부색이 검은 사람이 체온계를 들고 있는 사진과 피부색을 밝게 보정한 사진을 각각 입력했다. 구글 AI는 피부색에 따라 이미지를 다르게 인식했다. 피부색이 검은 사진은 사물을 ‘총’(61%)으로 인식했다. 밝게 보정한 사진은 망원경(monocular·60%)으로 분석했다.

출처: 알고리즘워치 홈페이지 캡처
구글 클라우드 비전 API가 분석한 사진. 논란 이후 '총' 라벨링이 지워졌다.

트위터에서 실험 결과가 퍼지자 구글은 곧바로 알고리즘을 업데이트했다. 하지만 인종 비하 논란은 피할 수 없었다. 결국 트레이시 프레이 구글 제품전략 및 운영 담당이사는 “받아들일 수 없는 결과”라면서 “인공지능 분석으로 인해 생긴 피해에 대해 사과한다”고 했다. 하지만 구글에 대한 비판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았다.


구글은 2015년에도 사진 자동분류 기능이 있는 구글 포토를 출시하자마자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다. 흑인 남성이 동료와 찍은 사진이 구글 포토에서 고릴라 태그가 달린 것이다. 구글은 사건 다음날 긴급 패치를 내놓고 자동 인식 알고리즘을 개선하기로 약속했다. 그런데 5년 만에 비슷한 일이 벌어진 셈이다. 최근에는 구글뿐 아니라 아마존·애플·IBM 등 음성 인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른 IT 대기업도 인종에 따라 서비스 품질이 달라진다는 비판을 받는다. 흑인 음성 인식률이 백인보다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미국 카레이서, 추월하며 흑인 비하해 해고


인종차별 발언으로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은 사람도 있다. 카일 라슨(28)은 세계 3대 자동차 경주 대회인 나스카(NASCAR)에서 활약하는 카레이서였다. 그는 코로나19로 온라인 경주가 열린 4월13일 다른 선수 59명과 함께 대회에 참가했다.

출처: 트위터 캡처
카일 라슨 발언에 분노한 마커스 스트로먼은 격투기를 제안했다.

온라인 경주에 대해 잘 몰랐던 라슨은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자신의 목소리가 다른 선수와 시청자에게 들린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그는 다른 차를 추월할 때마다 흑인을 비하할 때 쓰는 단어 ‘니거(nigger)’를 내뱉었다. 라슨은 상황을 파악한 뒤 사과했지만, 나스카 측은 경기가 끝나고 라슨에게 무기한 자격정지 징계를 내렸다. 라슨 소속 팀인 칩 가나시 레이싱(Chip Ganassi Racing)은 사건 하루 만에 그를 해고했다. 그의 발언에 분노한 뉴욕 메츠 투수인 흑인 선수 마커스 스트로먼은 “종합 격투기로 한판 붙자”는 트위터를 남겼다.


4월 초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에서도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이 있었다. 뉴욕 레인저스 흑인 유망주로 꼽히는 키안드레 밀러(20)가 화상 회의 앱 줌(Zoom)에서 팬들과 만난 자리에서 인종차별 발언이 나왔다. 한 익명 참여자가 ‘니거’라는 단어를 채팅창에 도배하기 시작한 것이다. 구단 측은 곧장 채팅창을 닫고 “온라인이든 아이스링크든 어느 곳에서도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고 성명을 냈다. NHL 사무국도 “누구도 이런 추한 대접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글 jobsN 송영조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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