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지갑 속 '종이'보고 울컥한 아들이 만들었습니다

조회수 2020. 9. 18. 09:59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간호장교 김혜주 대위가 85% 확률로 사용하고 있을 서비스
교대근무 특성상 일정 관리 어려운 간호사들
그룹 만들어 일정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마이듀티’
국내 간호사 85%가 사용하고 있는 필수 앱

코로나19에 맞서 최전방에서 싸우고 있는 간호사들. 24시간 내내 환자를 집중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간호사는 8시간씩 3교대로 일 한다. 출퇴근 시간이 일정한 직장인들과 달리 매일 근무 일정이 바뀐다. 이런 간호사를 위한 일정 관리 서비스가 있다. 바로 포휠즈가 개발한 ‘마이듀티’다.


포휠즈 정석모 대표 어머니도 간호사였다. 정 대표의 집에는 항상 어머니의 한 달 근무 일정이 나온 종이 근무표가 있었다. 가족끼리 외식이라도 하려면 먼저 근무표를 확인해야 했다. 아르바이트, 심지어 부동산까지 스마트폰으로 구하는 시대에 여전히 종이를 확인해야만 하는 걸 보고 2014년 포휠즈를 창업했다. 한국 간호사의 85% 이상이 마이듀티를 쓴다. 홍콩은 그 숫자가 96%에 달한다. 흰옷을 입은 코로나 전사 10명 중 9명이 고객인 셈이다.

출처: 포휠즈 제공
포휠즈 정석모 대표

◇종이 근무표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에 앱 개발


-간호사셨던 어머니를 보고 서비스를 개발했다고. 


“집에 종이 근무표가 있는 게 너무 당연했는데 문득 너무 불편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물어보니 매달 축소 복사한 근무표를 지갑 속에 넣어 다닌다고 했어요. 약속을 잡을 때마다 근무표를 보고, 심지어 간호사들끼리 모일 땐 다 같이 일정표를 꺼내서 대조해본다고 했습니다. 그 얘기를 듣고 더 편하게 일정을 관리하고, 서로 스케줄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앱)을 만들어보자고 결심했어요.” 


-한 캘린더에 다른 사람들의 일정이 함께 뜨는 건가. 


“근무 일정을 앱 캘린더에 입력합니다. 데이(D)·이브닝(E)·나이트(N)·오프(O, /) 식입니다. 이를 카카오톡이나 인스타그램 등 SNS에 공유할 수 있어요. 또 동료들과 그룹을 만들면 한 캘린더에 그룹원 모두의 일정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쉽게 약속을 잡을 수 있도록 다 함께 쉬는 날은 강조해주는 기능도 있어요.”

출처: 포휠즈 제공
마이듀티 앱 화면. 개인 근무 일정뿐 아니라 그룹 근무 일정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이 전에는 근무 일정 관리 앱이 없었나.


“캘린더처럼 본인 스케줄을 입력할 수 있는 앱은 있었습니다. 하지만 안드로이드용 앱밖에 없었고, 서로 스케줄을 공유하거나 확인하는 것도 불가능했죠. 창업 전 간호사 2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아쉬움을 토로하는 분들이 많았어요. 충분한 수요가 있다는 걸 확인하고 2015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해외 이용자들이 직접 번역해가며 서비스 출시 요청


-전 직장 동료들과 함께 팀을 꾸렸다던데. 


“숭실대학교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후 증권 관련 서비스를 하는 퓨쳐위즈에서 신사업 개발을 담당했습니다. 5년간 같은 팀에서 일했던 디자이너인 제 아내와 다른 개발자 2명과 함께 포휠즈를 창업했습니다. 고정비를 줄이려고 사무실을 따로 구하지 않고 각자 집에서 재택근무를 했어요. 3명이 안드로이드와 IOS·서버를 나눠서 개발했고, 일주일에 한 번씩 카페에서 만나 회의를 했습니다. 지금도 사무실 없이 재택근무를 하고 있어요. 2019년 하반기에 개발자 한 명이 더 합류해 현재는 5명이 일하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합을 맞춰 온 사람들과 일할 수 있었던 게 가장 큰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덕분에 본격적으로 개발을 시작한 지 4개월만인 2015년 5월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었어요.” 


-서비스 이용자 수는. 


“회원수는 150만명을 넘었습니다. 국내 회원수는 30만명이에요. 간호사 중 85%가 마이듀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120만명은 해외 사용자인데요. 홍콩에서는 전체 간호사 중 97%, 대만에서는 70%가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어요. 회원수뿐 아니라 실제 서비스를 활발하게 이용하는 분들이 많은 게 마이듀티의 가장 큰 강점입니다. 월간순이용자수(MAU)는 60만명이고, 하루순이용자수(DAU)는 30만명입니다.”

출처: 대구동산병원 홈페이지 캡처·국방부 제공
'콧등 투혼' 김혜주 대위와 코로나19와 사투 중인 간호사들. 이들도 근무 일정을 관리하기 위해 마이듀티를 사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몇 개 국어를 지원하나.


“한국어·영어·스페인어를 포함해 9개 언어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영어를 빼고는 해외 사용자들이 서비스를 출시해달라고 직접 언어를 번역해주셨어요.” 


◇서비스 무료로 하되 수익구조 다양화할 계획 


-매출은. 


“무료 서비스인만큼 아직 매출이 많지는 않습니다. 앱 내 광고로 작년 연매출은 약 2억5000만원이에요. 올해는 수익구조를 다양화할 계획입니다. 온라인 교육이나 구인구직·쇼핑 등을 도입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어요. 또 B2B 사업으로 현재 수기로 짜고 있는 근무 일정 자동으로 짤 수 있는 서비스를 준비 중입니다.” 


-목표는. 


“많은 사랑을 보내주신 만큼 간호사분들이 조금이라도 더 편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예요. 마이듀티를 바탕으로 교대근무 하는 분들이 이용할 수 있는 ‘마이시프트’를 출시하기도 했는데요. 장기적으로 교대 근무를 하는 모든 분이 꼭 써야 하는 서비스로 자리매김하고 싶습니다.”


글 jobsN 박아름

jobarajob@naver.com

잡스엔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