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기모노'라는 말에 발끈해 공기업 바로 그만뒀죠

조회수 2020. 9. 18. 10:1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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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이 한복을 '코리안 기모노'라 한다는 사실을 알게된 20대는 지금..
한복 좋아해서 전통한복 침선기술 배워
한수원 퇴사 후 생활한복 업체 창업
사람들이 더 많이 찾는 전통 제품을 만들고 싶어
문화 관광 콘텐츠 스타트업 ‘미미상점’ 창업
첫번째 프로젝트인 한복빵 개발해 판매

안정적인 공기업을 그만두고 창업에 나선 이가 있다. 평소 좋아하던 한복이 외국인들에게 ‘코리안 기모노’라고 불린다는 사실을 알고 한국의 전통을 직접 알려야겠다고 결심했다고 한다. 한복빵을 만드는 문화 콘텐츠 스타트업 ‘미미상점’의 최진미(27) 대표의 이야기다.

출처: 미미상점 제공
'미미상점' 최진미 대표.

-자기소개를 해주세요.


“한국의 멋과 맛을 소개하는 문화 콘텐츠 스타트업 ‘미미상점’을 운영하는 최진미입니다. 우리나라의 전통을 기반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해 한국의 문화를 알리고 있습니다. 첫번째 프로젝트는 한복빵입니다.”


◇공기업 퇴사 후 생활한복업체 ‘라온미나’ 창업


특성화 고등학교인 대일관광고를 졸업한 최 대표는 2012년 한국수력원자력에 입사해 3년간 일했다. 안정적인 공기업을 퇴사하고 창업에 나선 이유는 평소 좋아하던 한복 때문이었다.


“부모님이 봉제 공장을 운영하셔서 어릴 때부터 옷을 자주 접했어요. 자연스레 옷에 대한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중 한복을 가장 좋아했어요. 화려한 색감과 아름다운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어요. 학창 시절에는 친구들과 함께 한복을 입고 경복궁에 자주 갔습니다. 회사에 다니면서도 한복에 대한 관심이 많았어요. 한복을 직접 만들고 싶어서 종각에 있는 한복 학원에 다니면서 전통한복 침선기술을 익혔습니다. 디자인, 재단, 봉제 등을 익히면서 한복 만드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출처: 미미상점 제공
최 대표가 직접 만든 한복.
출처: 미미상점 제공
최 대표가 직접 만든 한복.

그러던 중 직접 만든 한복을 입고 제주도로 여행을 갔습니다. 한복 치마를 티셔츠나 블라우스와 함께 입을 수 있도록 캐주얼하게 만들었습니다. 사진을 찍어서 인스타그램에 올렸는데 사람들의 반응이 좋았어요. 어디서 살 수 있냐고 물어보는 사람이 많았고, 100명이 넘는 사람이 구매를 원한다고 했어요.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해 함께 한복 학원에 다니던 언니와 2015년 생활한복업체인 ‘라온미나’를 창업해 3년간 운영했습니다. 창업자금은 400만원이었습니다.


1년간은 온라인 홈페이지에서 주문을 받고, 부모님 공장 한쪽에서 한복을 직접 만들어 팔았습니다. 이후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 풍물시장에 있는 ‘청춘1번가’에 입점해 가게를 운영했습니다. 20~30대가 주 고객층이었습니다. 가격은 한 벌에 18만~19만원 정도였어요. 잘 팔릴 땐 하루에 200만원을 벌기도 했습니다.


전통문화에 관한 공부를 전문적으로 하기 위해 2017년 경희대 호텔관광대학 문화관광산업학과에 입학했습니다. 어느 날 한복 관련 책을 읽는데 외국인들이 한복을 ‘코리안 기모노’라고 부른다고 하더라고요. 충격적이었습니다. ‘왜 한복이 아닌 코리안 기모노라고 부를까’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어요. 어떻게 하면 전 세계에 한복을 더 널리 알릴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한복보다 사람들이 더 쉽고 편하게 살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생활 한복 업체인 ‘라온미나’를 접고, 2018년 문화 콘텐츠 회사인 ‘미미상점’을 창업했습니다.


◇문화 콘텐츠 스타트업인 ‘미미상점’ 창업


-첫번째 프로젝트가 한복빵이라고요. 빵으로 정한 이유가 있나요.


“한국 전통 의복인 한복 모양으로 빵을 만들면 좋을 것 같았어요. 일본 도쿄는 도쿄바나나, 대만은 펑리수, 홍콩은 제니쿠키 등 나라마다 유명한 제과 제품이 있습니다. 제과 제품은 여행 온 관광객들이 선물용으로 간편하게 살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학교 동아리 지원금으로 30만원을 받아 시장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울산 고래빵, 경주 황남빵 등 각 지역의 대표 빵을 알아보면서 제품 개발에 나섰습니다.

출처: 미미상점 제공
미미상점의 한복빵.
출처: 미미상점 제공
미미상점의 한복빵.

이후 베이킹 학원에 다니면서 제빵 기술을 익혔습니다. 제품을 개발하면서 학교 교수님의 조언을 받기도 했습니다. 처음에는 빵 안에 팥을 넣으려고 했는데 교수님이 ‘보통 외국인들은 팥을 별로 좋아하지 않으니 마들렌은 어떠냐’고 하셨어요. 2018년 경기지방중소기업청 시제품 제작 아이디어 챌린지 지원사업에 선정돼 120만원을 받아 시제품을 만들었습니다. 이후 경기도 대학연합 창업 아이디어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 경희대학교 창업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1년여간의 준비 과정을 끝내고 2019년 7월 한복빵을 론칭했습니다. 제주도 녹차, 군포 백년초, 고흥 단호박, 군산 쑥 등 각 지역의 다양한 특산물을 활용해 빵을 만들고 있습니다. 현재 온라인 홈페이지에서 한복빵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친구나 바이어에게 선물하려는 분, 어르신들에게 선물하려는 분들이 많이 구매합니다. 관광객이 많이 찾는 명동, 인사동 등에 오프라인 매장을 낼 계획입니다.” 

출처: 미미상점 제공
미미상점의 최진미 대표.

-매출이 궁금합니다.


“작년 7월 한복빵을 론칭한 이후 1200여세트가 팔렸습니다. 한복빵 8개가 들어 있는 패키지 가격은 1만5000원입니다. 또 현재 전통 찻집이나 한옥 카페 등에도 납품하고 있습니다.”

출처: 미미상점 제공
미미상점의 최진미 대표.

-앞으로의 목표와 계획은요.


“현재 한복빵에 이어 한복 모양의 아이싱 쿠키를 준비하고 있어요. 제과 제품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전통이 담긴 배지, 키링, 티셔츠 등 다양한 물건을 만들 계획입니다. 한국에 오는 외국인들이 ‘미미상점에 가면 한국 전통이 담긴 기념품을 무엇이든지 다 살 수 있다’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여러 전통 제품을 갖춘 관광기념품 샵을 내는 게 목표입니다.” 


글 jobsN 임헌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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