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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한국인들에게 80억 준 35살 남자

조회수 2020. 9. 18. 10:2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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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 나이, 경력 안보고 디자이너에게 10여년간 상금 82억 준 이 회사
디자인 콘테스트 플랫폼 ‘라우드 소싱’ 김승환 대표
美 유학시절 ‘크라우드소싱’에 관심 디자인분야 접목
국내 33만명 디자이너 중 3분의 1이 회원으로 활동
“한국 디자이너 세계시장 진출하는 기회 만들고파”

국내에서 활동하는 디자인 인력이 약 33만명이라고 한다. 이 중의 3분의 1인 11만명이 회원으로 활동하는 플랫폼이 있다. 로고, 브랜딩 등 디자인이 필요한 기업과 개인 디자이너를 연결해 준다. 특이한 점은 콘테스트 형식으로 진행된다는 것이다. 기업은 콘테스트에 참여한 작품 중 우승작을 뽑는다. 우승작에 뽑힌 디자이너는 일정 금액의 상금을 받는다. 지금까지 디자이너들에게 지급된 상금만 총 82억여원이라고 한다. 디자이너 콘테스트 플랫폼인 라우드소싱을 운영하는 ‘라우더스’의 김승환(35) 대표를 만났다.

출처: 라우더스 제공
'라우더스'의 김승환 대표.

-자기소개를 해주세요.


“디자인 콘테스트 플랫폼인 ‘라우드소싱’ 서비스를 제공하는 라우더스 대표 김승환입니다. 로고, 제품 패키지, 브랜딩 등 디자인이 필요한 기업이나 소상공인에게 디자이너를 연결해주는 서비스입니다.”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김 대표는 학창 시절 크라우드소싱(Crowd Sourcing·생산 과정에 소비자나 대중을 참여하게 해 아이디어를 얻고, 이를 기업 활동에 활용하는 방식)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제품 개발과 문제 해결에 소비자의 도움을 받고 수익을 참여자와 나누는 모델에 흥미를 느낀 것이다. 김 대표의 눈에 들어온 분야는 디자인이었다.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을 만큼 뛰어난 실력을 갖춘 한국인 디자이너들이 많습니다. 실제로 해외 디자인 어워드에서 수상하는 국내 디자이너들이 많아요. 그에 비해 우리나라는 아직 디자이너에 대한 대우가 열악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국내 디자이너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줄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크라우드소싱을 활용해 기업이나 소상공인에게 디자이너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을 떠올렸어요. 졸업 후 한국에 돌아와 2011년 라우더스를 창업했고 2012년부터 디자이너 콘테스트 플랫폼인 라우드소싱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출처: 라우드소싱 홈페이지 캡처
라우드소싱에서 만들어진 디자인. 이삭토스트 로고 콘테스트에는 900명 이상의 디자이너가 참가했다고 한다.

라우드소싱은 콘테스트 형식으로 기업과 디자이너를 연결해준다. 기업은 필요한 디자인의 내용을 담은 콘테스트를 의뢰한다. 이때 일정 금액의 상금을 걸어야 한다. 콘테스트에 참여한 디자이너들은 자신의 작품을 등록한다. 이후 기업은 가장 마음에 드는 디자인을 선택한다. 우승작으로 뽑힌 디자이너는 상금을 받는다. 콘테스트 과정에서 디자이너의 이름, 학력, 학벌, 성별, 나이, 경력 등은 공개되지 않는다. 오직 작품으로만 평가받는다.


“기업이 보통 디자인 외주업체에 작업을 맡기는 경우 리스크가 큽니다. 보통 하나의 업체나 한 명의 디자이너를 선택해야 하고 마음에 드는 시안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콘테스트 형식으로 이러한 점을 보완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디자이너들의 다양한 작품을 볼 수 있고, 원하는 디자인을 만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집니다.


디자이너에게는 새로운 기회를 얻는 창구가 됩니다. 콘테스트에 참여한 디자이너들의 학력, 스펙 등이 비공개로 진행되기 때문에 온전히 실력만으로 승부를 가를 수 있어요. 대학을 갓 졸업하거나 아직 경력이 많지 않은 20~30대의 젊은 디자이너가 많습니다. 콘테스트에 참여하고 활동하면서 자신만의 포트폴리오를 갖게 되죠.”

출처: 라우드소싱 홈페이지 캡처
가장 많은 상금을 받은 디자이너는 약 1억2800여만원을 받았다.

지금까지 라우드소싱에서 열린 콘테스트는 1만3000여건이 넘는다. 등록된 디자인 작품 수는 52만여건이다. 30만원부터 3000만원까지 다양한 금액대의 상금이 걸린 콘테스트가 한달에 350개 이상 열린다. 또 스타트업, 소상공인뿐 아니라 삼성, LG 등의 대기업, 지방자치단체, 공기업까지 약 2만7000여곳이 서비스를 이용했다. 해외 기업에서도 의뢰가 들어온다고 한다.


“지금까지 디자이너들에게 지급한 상금 액수는 총 82여억원입니다. 여러 번 우승해 1억이 넘는 상금을 받은 디자이너도 있어요. 274회 우승한 디자이너는 총 1억2800여만원을 받았습니다.”

출처: 라우더스 제공
라우더스 김승환 대표와 직원들.

-우승작만 뽑는 콘테스트 형식이기 때문에 선택받지 못한 작품과 인력은 낭비된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이러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1등뿐 아니라 1차 통과자 등 우수작품작 디자이너들에게 상금의 10%를 나눠주는 제도를 만들었습니다. 우승하지 못했다고 해도 콘테스트에 참여한 작품은 개인 페이지에 등록됩니다. 기업이 디자이너의 포트폴리오를 보고 마음에 들어서 별도로 의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경쟁이 심해지면 디자인 단가가 낮아질 것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이러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콘테스트의 최소 상금을 설정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가장 보람을 느꼈던 적은 언제인가요.


“결혼과 출산으로 경력이 단절된 주부 디자이너분이 다시 업계에서 활동할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고 하실 때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또 어떤 분은 콘테스트에 참여하면서 다른 우수 작품들을 보고 배울 수 있어서 좋다고 하십니다.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좋은 포트폴리오를 만들어갈 수 있어서 좋다고 하는 디자이너분도 있어요. 서비스가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될 때 뿌듯합니다.”

출처: 라우더스 제공
'라우더스'의 김승환 대표.

-매출이 궁금합니다.


“2016년 연 매출은 9억원에서 2019년 33억원으로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디자이너 회원 수가 매년 평균 50%이상씩 늘고 있어요. 등록된 작품 수는 2016년 5만개에서 현재 16만개로 늘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는요.


“뛰어난 실력을 갖춘 국내 디자이너들이 많습니다. 스펙이나 학력과 상관없이 실력만으로 인정받는 디자이너가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이들에게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주고 싶어요.”


글 jobsN 임헌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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