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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사람이 찍어준 사진, 절대 망할 걱정 없어요

조회수 2020. 9. 18. 15:1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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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앱 30개 쓰던 교환학생이 만든 이것 "막 찍어도 인생샷"
사진 구도 앱 ‘소브스(SOVS)’ 개발자 박조은 대표
평소 카메라 앱 30개 사용할 정도로 사진에 관심 많아
‘좋아요’ 많은 사진 4만4000여장 분석해 포즈·구도 선정
누구든지 쉽게 인생샷 남길 수 있도록 돕고싶어

여행지에서 친구가 찍어준 사진이 만족스럽지 않았다던가, 상대방이 “사진 좀 찍어주세요”라며 핸드폰을 내밀 때 어떻게 찍으면 잘 나오는지 몰라 대충 찍어줬던 경험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이런 사람들을 위한 앱이 있다. 사진 구도 앱 ‘소브스(SOVS)’다.


‘소브스’는 2017년 12월 앱스토어에 출시한 후 한 달 만에 국내 전체 유료 앱 부문 1위를 달성했다. 2019년 9월 17개국 앱스토어 전체 유료 카테고리 1위를, 45개국 유료 사진 및 비디오 카테고리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앱을 개발한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14학번 소브스 박조은(26)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출처: 소브스 제공
박조은 대표

◇독일 교환학생 시절 경험을 창업 아이템으로 발전


-소브스 앱 소개를 해주세요.


“‘소브스’는 다른 사람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카메라 앱이에요. 내가 원하는 포즈와 구도를 선택해 촬영 화면에 실루엣으로 나타낸 후 ‘이대로 찍어주세요’라고 말하면 됩니다. 상대방은 이미 정해진 구도에 대상을 맞춘 후 촬영 버튼만 누르면 되죠.


현재 출시한 앱은 ‘SOVS1’과 ’SOVS2’입니다. ‘SOVS1’은 1인 중심의 포즈와 구도 79개를, ’SOVS2’는 2인 이상의 포즈와 구도 544개를 제공하고 있어요. 연인·가족·친구뿐 아니라 반려동물과도 함께 찍을 수 있어요. 신체 특성이나 상황에 맞게 실루엣 크기를 조절하고 위치를 바꿀 수 있기 때문에 누구나 사용 가능합니다.”


-소브스 앱을 개발하게 된 계기는.


“2016년 1학기에 독일로 교환학생을 갔어요. 당시 한 여행지에서 현지인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했죠. 하지만 결과물이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구도가 기울어져 있거나 발끝이 잘려있는 사진들뿐이었어요. 제가 원하는 바를 찍어주는 분에게 설명했는데 전달이 쉽지 않더라고요. 그때 아이디어가 떠올랐죠. ‘그냥 촬영 화면 상에 가이드라인으로 원하는 구도를 나타내주면 찍는 사람도, 찍히는 사람도 편해지지 않을까?’라고요.”

출처: 소브스 제공
앱 '소브스1', '소브스2' 화면

-창업까지의 과정은. 


“교환학생을 마치고 2017년 1학기 고려대학교 교내 경영학회 FES에 들어갔습니다. 당시 학기용 프로젝트로 다룬 주제를 비즈니스 모델로 발전시켰어요. 같은 팀으로 활동했던 소수영씨와 함께 2017년 10월 SOVS 법인을 설립하고 12월에 앱을 출시했습니다. 현재는 직원 4명이 함께 일하고 있어요.”


◇‘좋아요’ 많은 사진 4만4000여장 분석해 포즈·구도 선정 


-기존에 나온 카메라 앱이 많은데, ‘소브스’만의 경쟁력은.


“보정 위주의 기존 카메라 앱과 달리, 소브스는 촬영 구도에 집중합니다. 잘 찍은 사진에는 다양한 요소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구도’입니다. 아무리 색감이 좋고 배경이 좋은 사진이어도 구도가 엉망이면 ‘꽝’이죠. 인물 사진의 경우, 구도가 이상하면 후보정을 하더라도 사진을 살려내기가 어렵습니다. 저희는 촬영 이후가 아닌 촬영 중에 구도를 잡을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고자 했습니다.”


-원래 사진이나 앱 개발 등에 관심이 많았나.


“카메라 앱을 30개 정도 사용하던 ‘헤비 유저’였어요. 평소에 사진을 찍는 것도, 찍히는 것도 좋아하고 관심도 많아 사진 잘 나오는 방법을 잘 알고 있었죠. 그래서 당시 카메라 앱 시장에는 ‘구도’ 관련 솔루션이 부재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어요.” 


-포즈 구도에 대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나.


“SNS에 올라오는 사진들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습니다. 책이나 전문사진작가들의 작품에서 얻기도 하고요. 초기에는 SNS에서 ‘좋아요’가 가장 많이 눌린 사진 4만4000여장을 분석했어요.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고 반응이 좋은 포즈, 구도들을 알아냈죠. 서 있을 때, 앉아 있을 때 등 다양한 상황 속 포즈들을 간단하게 변형하여 소브스 앱에 내장했습니다.” 


-아이디어가 고갈되지는 않는지.


“시즌별, 테마별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계속 기획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꽃이 한창 피는 봄에 벚꽃나무 앞에서 찍을 때 쓰는 ‘벚꽃 패키지’ 등 다양한 테마와 주제를 찾아 아이디어를 구성하고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아닙니다.” 


◇“와이프에게 사진 못 찍는다고 구박 안 받아서 좋아요”


-주요 이용자는.


“한국 뿐아니라 일본·미국·유럽·중동 등 수 만명의 유저가 이용 중이에요. 19~34세 연령층이 많아요. 남성 비율이 40%에 달하고요. 이용자를 고려해 현재 앱 자체에 한국어·영어· 중국어(간체/번체)·일본어·스페인어·태국어·인도네시아어·말레이시아어 등 총 8개 언어로 서비스하고 있어요.” 

출처: '미디어팔레트' 영상 캡처
소브스 앱 실제 사용 모습

 -기억에 남는 고객 피드백이 있다면.


“사진을 잘 못 찍으시던 분들이 ‘SOVS앱으로 사진을 찍었더니 칭찬 받았어요’라는 피드백을 많이 주세요. ‘와이프에게 사진 못 찍는다고 구박 받았는데 이제 칭찬받아요’, ‘해외 여행에서 SOVS앱으로 부탁하니 외국인들도 인생샷을 찍어줬어요’ 라는 피드백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독학으로 프로그래밍 공부해 앱 개발


-창업을 준비하면서 힘들었던 점이 있다면.


“저처럼 카메라 앱 ‘헤비 유저’가 아닌 일반 사용자들에게도 ‘소브스’가 매력적인 아이템일지 확신할 수 없어 불안감이 컸어요. 그래서 초기엔 시장 조사에 공을 많이 들었죠. 또 컴퓨터 관련 전공이 아니라서 앱 개발하는 방법을 몰라 시행착오도 겪었어요. 일단 독학으로 프로그래밍 공부를 했습니다. 이후 전문 앱 개발자의 도움을 받긴 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배운 상태였습니다.” 


-초기 자본금은 어떻게 마련했는지.


“초기에는 교내외 창업경진대회를 통해 자본금을 확보했습니다. 무료로 사무실을 제공받아 가장 큰 부담인 임차료를 해결하고, 법률 회계 경영전략 자문도 받아 앱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었어요. 앱 출시 이후 본격적으로 기업과 정부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2018년 2월 SK텔레콤 ‘SK 청년비상’ 프로그램을 통해 개발지원금 2000만원을 받았고, 2018년 8월 삼성전자 ‘C-lab Outside2019’ 프로그램에 선정돼 지원금 1억원과 무상 사무실을 지원 받았습니다. 또 정부에서 진행한 ‘초기창업패키지’의 도움을 받기도 했고요.” 

출처: 소브스 제공
소브스 앱 유료 콘텐츠

-수익 구조는.


“유료 앱과 콘텐츠 수익으로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SOVS1’은 1200원 정도의 유료앱이에요. ‘SOVS2’는 앱 안에 다양한 유료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유럽에서 찍어야 할 인생샷 포즈’ 테마로 파리·런던·바르셀로나·로마 등 여행지에서 활용할 수 있는 포즈 구도 패키지를 판매하고 있어요. 서울, 제주 패키지도 있어요. 각 패키지 당 1200원 정도입니다. 현재 누적 다운로드 수 100만을 돌파했고, 패키지 반응도 좋아요.”


◇소중한 순간을 특별하게 남길 수 있도록 돕고 싶어


-이 일을 하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적은


“친구가 해외 여행을 갔을 때, 어떤 외국인분이 사진을 찍어달라면서 소브스 앱을 켠 채로 줬다고 하더라고요. 당시 친구가 너무 반가워서 정성껏 사진을 찍어드렸다고 저에게 말해줬어요. 이렇게 실사용 후기를 들을 때 참 뿌듯하고 보람이 있습니다.”


-앞으로의 목표는.


“소브스(SOVS)는 ‘SomeOne Very Special’의 약자로, 각자의 소중한 순간을 특별하게 남기도록 만들자는 비전을 담고있어요. 이처럼 앞으로도 누구든지 손쉽게 인생샷을 남길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사진을 찍는 사람도, 그리고 찍히는 사람도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하고 싶고요. 소중한 순간을 아름답게 기억하는 데 소브스가 큰 보탬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글 jobsN 현민정 인턴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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