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대 출신 개그우먼의 반전, 지금은 7년차 경찰입니다

조회수 2020. 9. 17. 16:2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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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아나운서·야구선수·판소리꾼..테이저건까지 맞으면서 하는 일은?
이색 경력 가진 신임 순경들
화려한 과거 뒤로하고 경찰의 길 선택
테이저건 직접 맞는 훈련 받기도

31.4 대 1. 2019년 하반기 경찰공무원(순경) 공채 시험 경쟁률이다. 1519명을 선발하는 시험에 4만7728명이 응시했다. 매년 많은 이들이 시민을 지키는 ‘민중의 지팡이’가 되기 위해 도전한다.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합격한 신임 순경 가운데는 독특한 경력을 가진 이들도 많다. 아나운서·야구선수·개그우먼 등 화려한 과거를 뒤로하고 경찰의 길을 택한 신임 순경들을 알아봤다.  


◇선수 시절 체력을 바탕으로   


허승혁(29)씨는 프로야구단 넥센 히어로즈의 외야수였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15년 동안 야구선수 생활을 했다. 하지만 다른 직업을 찾아보자는 생각에 선수 생활을 접었다. 실제로 허씨처럼 젊은 나이에 은퇴하는 선수들은 적지 않다. 2015~2017년 3년간 은퇴한 운동선수의 80% 이상이 20대다. 그는 이후 경찰 홍보 동영상을 보고 경찰에 매력을 느껴 시험 준비를 시작했다고 한다. 시험에 합격해 2019년 12월 제주경찰서 노형지구대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허씨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선수 생활을 하며 닦아놓은 체력이 고된 지구대 근무에 도움이 많이 된다”고 했다. 경찰관은 체력뿐 아니라 법적 지식도 갖춰야 하는 등 만능맨이 돼야 하기 때문에 훨씬 더 힘들다고 덧붙였다. 


◇사건 알리는 아나운서에서 예방하는 경찰관으로 

출처: 본인 제공
김민선 순경이 강서구청 구정 뉴스를 진행하는 모습과 경찰관이 된 모습

김민선(33)씨는 아나운서 출신 경찰관이다. 경찰공무원 시험에 합격하기 전까지 KBC광주방송·울산MBC·BBS불교방송 등에서 프리랜서 아나운서와 리포터로 일했다. 하지만 프리랜서이다 보니 언제까지 일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컸다. 그러던 중 38년간 경찰로 일하신 아버지의 권유로 경찰 시험 준비를 시작했다. 순경 공채 시험에 합격한 김씨는 2019년 12월 서울 강서경찰서 가양지구대에서 경찰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경제·지능범죄·사이버범죄 등 전문성을 살려 일할 수 있는 전문수사요원으로 근무하고 싶다”고 했다.


◇경찰관과 개그우먼의 공통점은··· 

출처: 본인 제공
과거 신동엽의 톡킹 18금으로 데뷔했던 모습(좌)과 현재 경찰로 근무 중인 모습

개그우먼에서 경찰관으로 변신한 사람도 있다. 동국대 법학과 출신인 신민주(35)씨는 2008년 스타발굴 오디션 프로그램 ‘신동엽의 톡킹18금’으로 데뷔한 개그우먼이었다. 이후 KBS1 TV 드라마 ‘청춘예찬’·연극 ‘TV동화 행복한세상’ 등에 출연해 배우로도 활약했다. 하지만 경제적인 문제로 부모님과 갈등을 겪던 중 경찰로 진로를 다시 정했다고 한다. 신씨는 3년 만에 시험에 합격해 2014년 순경으로 근무를 시작했다. 지금은 7년차 베테랑 경찰관이다. 그는 잡스엔과의 인터뷰에서 “경찰과 개그우먼은 서로 방법은 다르지만 사람들을 도와주고 기쁘게 해준다는 점에서 같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할머니 경찰이 될 때까지 즐겁게 일하고 싶다는 포부를 전하기도 했다.   


◇판소리꾼에서 복싱 선수까지 


엘리트 국악인 출신 경찰관 장승욱(33)씨도 있다. 중앙대 국악과를 졸업한 장씨는 18년 동안 전문 판소리꾼으로 활동했다. 그는 2019년 12월 중앙경찰학교 298기 졸업식에서 “이제 판소리가 아닌 경찰관으로서 국민의 마음을 읽는 소리를 내고 싶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출처: 경찰청 제공
허승혁씨, 김민선씨, 장승욱씨가 함께 졸업한 중앙경찰학교 298기 졸업식

그런가 하면 프로 복싱 선수 생활을 했던 경찰관도 있다. 2014년 경찰 생활을 시작한 민소라(31)씨는 고교 1학년 때 복싱 여자 아마추어 선수권대회 고등부 46kg급 전국 1위를 기록했다. 이후 대학교 1학년 때까지 프로 복싱 선수로 활동했다. 민씨는 중앙경찰학교 281기 졸업식에서 “돈 많고 힘 있는 사람이 아니라 소외된 사람을 돕는 경찰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테이저건 맞아가며 훈련받는 신임 순경들 


경찰공무원 시험에 합격한다고 바로 근무를 시작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합격생들은 경찰관 양성소로 불리는 중앙경찰학교에서 훈련을 받는다. 이곳에서 34주 동안의 교육을 마쳐야 정식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중앙경찰학교의 위치는 충청북도 충주시 수안보면. 시내에서 차로 30분 넘게 들어가야 하는 산골이다. 이곳에서 엄격한 일과에 따라 교육을 진행한다. 

출처: tvN 공식홈페이지
드라마 '라이브'에서 신임 순경역의 정유미가 테이저건을 쏘는 장면

교육 과목은 형법·형사소송법과 같은 법률부터 무도·운전·사격 훈련까지 약 25개. 간혹 수업을 열심히 듣지 않아 성적이 나쁘면 퇴교를 당하기도 한다. 또 테이저건을 직접 쏘거나 맞아보는 훈련도 받는다. 테이저건은 범인을 진압할 때 사용하는 경찰의 권총형 장비다. 5만 볼트 전류의 전기 침을 쏜다. 테이저건의 전기 침은 사람의 중추신경계를 일시적으로 마비시킨다. 맞는 즉시 다리에 힘이 풀리고 쓰러진다. 


경찰학교에서 하는 훈련은 사람에게 직접 테이저건을 쏘는 것은 아니다. 사람 모형에 쏴보거나 바지에 전기선을 연결해 테이저 충격을 경험해보는 식이다. 예산 문제상 모든 교육생이 테이저건을 쏴보지는 못한다. 약 40명의 1개 학급당 10~15명 정도가 테이저건을 쏴볼 수 있다. 김민선 순경은 경찰학교 교육 당시 학급장을 맡아 직접 테이저건을 쏘는 실습을 해볼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같은 학급 교육생들과 3명씩 팔짱을 끼고 테이저 전류를 맞는 훈련도 했다. 김순경은 전류를 맞는 즉시 굉장히 아팠으며 맞은 부위가 까맣게 점처럼 변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교육생은 “온몸이 저릿저릿하고 손가락 마디마디마다 전기가 휘감고 도는 느낌이 든다”고도 했다. 두번 다시 느끼고 싶지 않은 경험이라는 설명이다.


글 jobsN 오서영 인턴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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