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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개그맨 정준하를 변신시킨 과외선생님이 접니다

조회수 2020. 9. 21. 10:2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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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하를 전통주 소믈리에로 만든 이 사람
1세대 전통주 소믈리에 전진아 박사
호텔에 외국 술 대신 전통주 입점시켜
전통주 컨설팅, 심사위원 등 다양한 활동

방송인 정준하씨는 1월23일 KBS 예능 ‘해피투게더’에서 ‘전통주 소믈리에’ 자격을 얻었다고 말했다. 2019년 치러진 ‘국가대표 전통주 소믈리에 대회’에서 6명 안에 들어 자격증을 받은 것이다. 전통주가 인기를 끌면서 전통주를 소비자에게 소개해주고 문화를 설명해 줄 사람이 필요해졌다. 농촌진흥청과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는 2010년 국가대표 전통주 소믈리에 경기대회를 시작했다. 2011년 열린 제2회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전진아(34) 전통주 소믈리에를 만났다. 

출처: 전진아씨 제공
제2회 춘천술포럼에서 누룩을 들고 있는 전진아 소믈리에(제일 오른쪽)

◇ 맛만 보고 술 이름과 지역명 맞혀야 하는 시험


-전통주 소믈리에가 된 계기는 뭔가요.


“원래는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양조기술센터에 다니던 연구원이었습니다. 전통주 안에 든 미생물, 누룩 등 전통주 품질과 관련한 연구를 주로 했죠. 전통주의 ‘맛’에 대한 연구는 체계적이지 않구나 하는 아쉬움이 있었어요. 관심이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대회를 알았고, 출전했습니다.”

출처: 전진아씨 제공
2016년 전통주 소믈리에 대회 중계에 참여한 전진아 소믈리에

-전통주 소믈리에 대회는 어떻게 치러지나요.


“1차로 필기 시험이 있습니다. 전통주 양조 역사나 음식과의 조화 등을 묻습니다. 2차 예선은 블라인드 테이스팅입니다. 술 이름과 지역명, 술에 들어간 재료 등을 맞춰야 하는 거죠. 미리 막걸리와 약주·청주, 증류주 세 분야로 나눈 45종의 전통주 목록을 줍니다. 1차와 2차를 통해 6명의 전통주 소믈리에를 뽑습니다. 6명의 순위를 가르기 위한 결선도 있습니다. 무대 위에 올라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하기 때문에 무척 떨려요. 전통주 스토리텔링과 음식에 어울리는 전통주를 추천하는 능력 등을 봅니다. 일렬로 세운 술잔에 일정한 양의 술을 따를 수 있는지, 전통주 칵테일을 레시피대로 만들 수 있는지도 보고요. 결선을 통해 3명은 장려상을 받고 다른 3명은 금·은·동상을 차지합니다.“

출처: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홈페이지 캡처
2011년 대회에서 금상을 받은 전진아 소믈리에

-특별한 응시 자격이 있을까요.


“누구나 응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업장에서 일하는 분들이나 전통주 교육기관에서 수업을 들은 사람이 유리할 것 같아요.”


◇ 강의, 컨설팅, 주점 운영 등 다양한 활동 할 수 있어


-전통주 소믈리에로서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전통주 컨설팅, 전통주 관련 대회 출제위원이나 심사위원 등 여러 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주로 전통주 소믈리에 교육과 관련한 활동을 많이 합니다. 2011년 대회에서 우승하고 10월부터 전통주 교육기관에서 강의를 시작했어요. 경희대학교에서 전통주 관련 석·박사 학위를 따며 전통주 테이스팅 체계화를 위한 교육 도구 ‘플레이버 휠(flavor wheel)’을 만들기도 했죠. 전통주의 맛과 향을 표현하는 용어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입니다.방송인 정준하씨에게 개인 과외를 하기도 했습니다. 정준하씨가 전통주 소믈리에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서 정말 기뻤어요.”

출처: 전진아씨 제공, SBS '미운우리새끼' 캡처
교육 도구 '플레이버 휠'(왼쪽)과 전통주 소믈리에가 된 방송인 정준하(오른쪽)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2019년 10월 한 호텔에 전통주를 대거 입점시킨 일입니다.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 리스트 국가에서 제외한 뒤 업주분이 저에게 술 컨설팅을 부탁했어요. 일본 사케 일부를 빼고 이강주, 문배주, 안동 소주 등 전통 소주 10종으로 그 자리를 채웠습니다. 소주는 유통기한이 길기 때문에 재고 관리하기에도 편한 장점이 있습니다. 소비자에게 익숙해 거부감도 없고요. 이후 전통주 서비스는 어떻게 하는지 문의가 오기도 했습니다.”

출처: 네이버 쇼핑 홈페이지 캡처
왼쪽부터 이강주, 안동소주, 문배주

-힘든 일은 없나요.


“술 먹는 게 힘들죠. 한국 와인과 관련한 대회에서 심사위원을 하면서 하루에 80종의 술을 마신 적도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매일 술을 마시니까 좋겠다고 하지만 저는 세상에서 제일 맛없는 술이 테이스팅 할 때 마시는 술이라고 생각해요. 신경을 곤두세우고 마시다 보니 쉽게 지치거든요.”

출처: 전진아씨 제공
전통주 테이스팅을 하는 전진아 소믈리에

-전통주 소믈리에의 수익은.


“전통주 소믈리에로 할 수 있는 활동이 다양해요. 강의하는 사람, 주점을 내는 사람, 주점에서 일하는 사람, 전통주 갤러리를 운영하는 사람 등 천차만별이라 평균을 내기가 애매합니다. 하지만 이 직업이 블루오션이라고 자신있게 얘기할 수 있어요. 요즘에는 전통주 주점이 많이 생기면서 전통주 소믈리에를 채용하려는 곳도 많습니다. 대회가 시작된 지 오래되지 않아 아직 소믈리에가 많지 않은데요.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되고 싶거나 내 가게를 차리고 싶을 때 충분히 경쟁력 있을 것 같아요.”

출처: 전진아씨 제공
전통주 관련 행사에서 사회를 보는 전진아 소믈리에

◇ 전통주를 마시는 것은 한국 문화를 마시는 일


-전통주만의 매력이 있다면.


“전통주는 다양성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종류도 막걸리, 과실주, 소주 등으로 다양해요. 특히 한국 와인은 보통 포도로 만드는 외국과 달리 다래, 사과, 오미자 등 여러 가지 과실로 만듭니다. 전통주는 한식과 가장 어울리는 술이라는 장점도 있습니다. 전통주를 만들 때는 지역 농산물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 지역 음식과 자연스럽게 어울리죠. 전통주를 마시는 것은 한국 문화를 마시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출처: 조선DB
다양한 한국 와인

-추천하고 싶은 전통주가 있다면.


“부담 없이 접할 수 있는 ‘컨츄리 와인’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캠벨이라는 포도 품종과 머루로 만드는 한국 와인인데요. 2만원대로 부담 없는 가격입니다. 특히 산머루로 빚은 드라이 컨츄리 와인은 장어구이와 먹으면 맛있어요. 장어구이의 느끼함과 잡내를 개량머루의 신맛과 향이 잡아줍니다. 많은 분들이 전통주를 더욱 사랑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출처: 네이버 쇼핑 홈페이지 캡처, 조선DB
컨츄리 와인(왼쪽 사진)과 장어구이(오른쪽 사진)

글 jobsN 김미진 인턴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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