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건축 거장이 두 평 오두막 지은 이유

조회수 2020. 9. 21. 10:4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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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가 쓴 철학서 '지금은 집을 지을 시간' 출간
신간 '지금은 집을 지을 시간' 표지

광화문 KT빌딩을 설계한 이탈리아 건축가 피아노(Renzo Piano)는 대가의 반열에 오른 2009년 비로소 한 평이 조금 넘는 크기의 집 디자인을 발표했다.

두 평 남짓으로 수정된 그의 설계는 독일의 한 캠퍼스에 그리스 철학자 '디오게네스'의 이름을 따 지어졌다. 이 작은 공간은 태양 전지 패널, 빗물, 정화 체계 등을 통해 외부의 도움 없이도 삶의 모든 용도를 품는다.

디오게네스는 가난하지만 부끄러움이 없는 자족적 삶을 산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미국의 시인이자 철학자 헨리 데이비드 소로, 한국의 법정 스님과 결이 같다.

소로는 월든 호숫가에, 법정 스님은 강원도 평창에 작은 오두막을 짓고 살았다. 그들의 집은 공간보다는 정신을, 내적 충만을 추구하는 그들의 정신을 닮아 있었다.

물리적 공간보다는 정신이 깃들 곳을 중시하는 이들이 가진 삶의 태도에서 진정한 '집'의 의미를 탐구하는 책이 나왔다. 출판사 yeondoo는 건축가이자 작가 이종건의 '지금은 집을 지을 시간'을 펴냈다고 밝혔다.

이 책을 관통하는 대주제는 '영혼의 집'의 필요성이다. 책은 진정 자유롭고 기쁜 삶은 세상의 논리나 가치가 아닌 오직 자기 자신의 내적 요구에 충실할 때 주어지며, 세상의 힘들로부터 자신의 영혼을 지킬 마음의 집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저자는 "영혼이 쪼그라든 부박한 시대를 견기기 위해 혹은 진실로 인간적인 삶을 살아가기 위해 순수했던 그때를 그리워하며, 생각을 추스르며 이 책을 썼다"고 말했다.

책은 집, 세계의 비밀, 실재의 진상, 위대한 허구, 영혼의 집 등의 장으로 나뉘어 이야기를 풀어낸다. YES24, 교보문고, 알라딘 등을 통해 구매할 수 있다.

저자 이종건은 조지아공과대학교 건축대학에서 역사·이론·비평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5년 건축 비평지 '건축평단'을 창간해 편집인 겸 주간을 맡고 있다. '텅빈 충만', '문제들', '건축 없는 국가' 등 건축 비평서를 냈다. 에세이, 장편소설도 쓸만큼 다양한 장르의 글쓰기에 관심이 많다. 


글 jobsN 고유선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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