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사이트에서 가장 비싸게 팔리는 '대통령 시계'는?

조회수 2020. 9. 21. 10:4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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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희가 찬 '박근혜 시계' 진위 논란..대통령 시계가 뭐길래
희소성·상징성 있는 대통령 시계
중고 거래 가격으로 대통령 인기 비교하기도
가짜 시계 만들면 처벌받을 수 있어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이 3월2일 모습을 드러냈다. 그가 차고 있던 금색 손목시계를 놓고 논란이 일었다. 황금색 시계에는 청와대를 상징하는 봉황과 박근혜 전 대통령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기자회견 후 이만희 시계는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다. 어느 대통령이 처음 만들었을까, 또 가격은 어느 정도일까. 대통령 시계에 대해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것을 찾아봤다.

출처: SBS 방송화면 캡처·조선DB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과 그가 기자회견에서 찬 시계

◇박정희 정권부터 기념품으로 만들기 시작


대통령 시계 제작 수량은 정권마다 다르지만, 많아야 1만개 내외다. 소위 말해 한정판이다. 주로 청와대를 방문한 손님이나 행사 참석자들이 선물로 시계를 받는다. 즉, 시계를 가진 사람은 대통령을 만난 적이 있다는 의미다. 권력자와 친분을 과시하기에 좋은 수단인 셈이다. 


대통령 시계는 1970년대 중반 처음 등장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새마을 지도자들을 청와대로 불러 선물로 준 것이 시작이다. 당시만 해도 손목시계는 흔하지 않았다. 게다가 대통령 이름까지 새겨져 있었다. 말하자면 박정희 대통령 시계는 권력과 신분의 상징이었다. 이후 모든 대통령이 기념품으로 시계를 만들었다.

출처: MBC '엠빅뉴스' 캡처
최초의 대통령 시계인 박정희 대통령 시계

김영삼 전 대통령은 시계 뒷면에 좌우명인 ‘대도무문(大道無門)’을 새겼다.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큰 도리나 정도에는 거칠 것이 없다는 뜻이다. 사실 김영삼 대통령은 대선 기간에도 시계를 만들어 돌렸다. 1부터 12까지 다른 숫자는 하나도 없고 0과 3만 표시한 것이 특징이었다. ‘03시계’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처음으로 원형이 아닌 사각형 시계를 만들었다. 또 가죽 줄이 아닌 금속 줄을 사용했다. 뒷면에는 '원칙과 신뢰, 새로운 대한민국 노무현'이라는 문구를 넣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시계 뒷면에는 김윤옥 전 여사의 이름이 함께 적혀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뒷면에 '사람이 먼저다'를 새겼다. 

출처: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 시계. 뒷면에는 '사람이 먼저다'가 써있다

◇인터넷에서 꾸준히 중고거래


대통령 시계 거래가로 대통령의 인기를 비교하기도 한다. 중고 거래 사이트에는 심심치 않게 대통령 시계가 올라 온다. 


포털 사이트에 대통령 시계를 검색하면 중고 판매 글을 쉽게 볼 수 있다. 가격은 몇만원부터 수십만원까지 다양하다. 3월 3일 중고 거래 사이트에 올라온 이명박 대통령 시계는 7만원에 팔렸다. 같은 날 15만원에 올라온 시계는 아직 팔리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 시계는 보통 5만원에서 20만원 사이다. 김영삼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 시계 거래 시세는 4만~6만원 선이다. 다른 대통령보다 시계 수량이 많아 거래 가격이 낮은 편이다. 김영삼 대통령은 시계를 두 번 제작했다. 선거 때 03시계를 만들고, 당선 후 대통령 시계를 다시 만들었다. 김대중 대통령 시계는 총 세가지다. 대통령 당선과 노벨 평화상 수상, 남북 정상회담 1주년을 기념한 시계다.

출처: MBC '엠빅뉴스' 캡처
(위) 김영삼 대통령 시계 (아래) 김대중 대통령 시계

보통 집권 초기에는 중고 거래 시세가 높다. 문재인 대통령 집권 초기에는 100만원을 주고 시계를 사겠다고 하는 글도 올라왔다. 2019년 11월에는 문 대통령이 국민과의 대화 참석자들에게 기념품으로 준 시계가 70만원대에 팔리기도 했다. 현재 중고 거래 가격은 20만~40만원 사이다.


◇시계 제작사는 정권마다 달라 


그렇다면 대통령 시계는 누가 만들까. 시계 제작사는 보통 정권마다 바뀐다.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 시계와 이명박 대통령 시계는 같은 회사가 만들었다. 1950년부터 시계를 만들어 온 국내 시계 전문회사 ‘Rolens(로렌스)’가 제작했다. 시계 도매 회사 ‘동일사’로 시작한 로렌스는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시계 회사다. 로렌스 시계 가격은 11만~27만원 사이다.

출처: 로렌스 홈페이지 캡처
로렌스에서 만든 노무현 대통령 시계와 이명박 대통령 시계

최근 화제인 박근혜 시계는 2016년 제이에스티나로 사명을 바꾼 로만손이 만들었다. 로만손은 1988년부터 시계를 만들기 시작했다. 제이에스티나(J.ESTINA) 브랜드로 주얼리 핸드백을, 로만손 브랜드로 손목시계를 만든다. 시계 가격대는 4만~140만원이다. 한편 로만손 측은 이만희 회장이 차고 나온 시계에 대해 “우리가 납품한 시계가 아니다”고 했다. 로만손은 이 회장 시계처럼 금장 시계를 만든 적이 없고, 시계 다이얼 모양이 다르다고 밝혔다.

출처: 조선DB
이만희가 차고 나온 시계와 박근혜 대통령 시계 비교

만약 이만희 시계가 정말 가짜 시계라면, 시계를 만든 사람은 처벌받을 수 있다. 청와대 휘장과 대통령 서명을 위조했기 때문이다. ‘공기호·공서명 위조’ 및 ‘위조 공기호·공서명 행사’ 혐의다. 실제 이명박·박근혜 대통령 시계를 만들어 판매한 남성은 2015년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글 jobsN 박아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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