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비앤비로 망했던 청년 살린 월 4억 아이템은?

조회수 2020. 9. 21. 10:5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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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대신 샐러드 먹는 사람 공략해 월 4억원 벌어요"
샐러드 정기배송 서비스 ‘프레시코드’의 정유석 대표
거점 배송 서비스로 가격 경쟁력 높여
일본 도쿄 등 해외 시장 진출 목표라고

바쁜 일상 때문에 제대로 식사를 하지 못하는 직장인들을 공략했다. 밥 대신 샐러드로 건강을 챙기고자 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거점 배송 서비스로 매장 운영비와 배송비를 줄여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 창업 4년 만에 월매출은 4억원에 달한다. 샐러드 정기배송 스타트업 ‘프레시코드’의 정유석(32)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출처: 프레시코드 제공
‘프레시코드’의 정유석 대표.

-자기소개를 해주세요.


“샐러드 정기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프레시코드’ 대표 정유석입니다. 거점 배송 서비스를 이용해 가격 경쟁력을 높였습니다. 샐러드나 건강 간편식을 만들어 프코스팟(프레시코드가 지정한 무료배송 장소)에 배송하면 제품을 주문한 소비자가 직접 가져 갑니다. 매장 운영비와 배송비를 줄여 더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가천대학교 바이오나노학과를 졸업한 정 대표는 코트라(KOTRA) IT 사업단에서 인턴으로 일하면서 스타트업에 관심이 생겼다고 한다.


“학교 선배나 동기들을 보면 보통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이나 박사 학위 취득 준비를 하더라고요. 저도 같은 길을 생각했었죠. 군 생활을 하면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2010년 육군30사단 통신병으로 입대해 아프가니스탄으로 파병됐습니다. 무선과 위성 장비를 관리하는 일을 했어요. 다양한 사람과 새로운 문화를 접하면서 또 다른 경험을 하고 싶었습니다.


학교 복학 후 코트라(KOTRA) IT 사업단에 지원해 인턴으로 일했습니다. 한국에 있는 강소기업과 해외 기업을 연결해 수출을 장려하는 일을 했어요. 스타트업 관련 행사를 자주 접하면서 자연스레 창업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그러던 중 코트라가 주관한 GMV(글로벌 모바일 비전) 행사에서 케빈 헤일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생겼습니다. 케빈 헤일은 글로벌 액셀러레이터인 ‘와이콤비네이터’의 이사입니다. 그가 들려주는 사업 이야기가 흥미로웠어요. 더 늦기 전에 창업 전선에 뛰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14년 그의 첫 사업 아이템은 ‘에어비앤비(자신의 집을 상품으로 내놓는 숙박 공유 플랫폼)’의 집주인을 위한 위탁 운영 서비스였다.


“에어비앤비를 이용하는 집주인들은 보통 연령층이 높은 분들이었어요. 젊은 세대와 소통이 어려운 분들을 위해 계정을 만드는 것부터 관리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수요가 꽤 있었지만 제 3자가 개입한다는 법적 문제 등이 생겼고 사업 확장성에 한계를 느꼈습니다. 결국 1년 만에 접었어요.

출처: 프레시코드 제공
프레시코드는 거점 배송 서비스를 이용해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

사업 실패의 쓴맛을 봤지만 한 번 더 도전하고 싶었습니다. 에어비앤비처럼 고객과 대면하지 않고, 매장을 직접 운영하지 않아도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었어요. 아이템을 생각하다가 건강식이 떠올랐습니다. 식사를 대충 때울 수밖에 없는 바쁜 직장인들에게 싱싱한 채소가 담긴 샐러드를 제공하면 좋을 것 같았어요. 건강을 생각하거나 다이어트를 하려는 직장인들이 많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꼭 밥이 아니어도 샐러드가 든든한 한 끼 식사가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샐러드는 신선식품이다 보니 유통 구조상 다루기 어려운 제품입니다. 제품을 만든 후 소비자에게 빨리 전달해야 하죠. 제조 공장에서 만들어 배송 업체를 통해 소비자에게 제공하면 생산비, 유통비, 배송비 등이 발생해 제품이 비싸질 수밖에 없어요.


가격경쟁력을 높일 방법을 고민하다가 거점 배송 서비스를 떠올렸습니다. ‘수요가 많은 곳의 주문을 모아서 한 번에 배송하면 배송비를 줄일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양한 샐러드 메뉴를 개발하기 위해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7평(23㎡)짜리 주방 공간을 마련했고 2016년 3월 ‘프레시코드’를 창업했습니다.


처음에는 베타 서비스인 ‘샐러드 어택’을 운영하면서 시장 조사를 했어요.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습니다. 서비스 기간에 신청회사가 67개사에 달했고 샐러드 판매량은 하루 1000여개까지 늘었어요. 직접 배달하면서 고객의 반응과 보완점을 파악했습니다.


고객의 수요가 있는 곳에 ‘프코스팟’이라는 거점 배송지를 만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직장인들이 많은 일반 회사와 코워킹 스페이스(공유 사무실)를 공략했어요. 홈페이지에서 주문을 받고 당일에 만든 샐러드를 정해진 시간에 프코스팟(무료배송 장소)으로 배송해요. 고객이 원하는 프코스팟을 지정할 수 있고 전용 진열대에서 직접 샐러드를 가져갑니다.

출처: 프레시코드 제공
주 고객은 20~30대 직장인 여성이다.

프코스팟은 프라이빗 프코스팟과 퍼블릭 프코스팟으로 나눠집니다. 프라이빗 프코스팟은 계약을 맺은 회사나 코워킹 스페이스 멤버만 사용할 수 있어요. 현재 위워크, 패스트파이브, 야놀자, 쿠팡, 카카오, 우아한형제들, 삼성카드, 한샘 등이 있습니다. 퍼블릭 프코스팟은 누구나 이용 가능한 카페나 피트니스 같은 곳입니다. 카페인 이디야 강남역 지하상가점, 셀렉토커피 구로디지털본점 등에서는 음료를 구매하면 매장에서 샐러드를 먹을 수도 있어요. 주변에 프코스팟이 없다면 직접 만들 수도 있습니다. 5명 이상 모여서 신청하면 공동구매가 가능한 거점 배송지가 만들어집니다.


직원들이 직접 사륜차로 샐러드를 배송해 가격 경쟁력을 높였어요. 매장 운영비와 배송비 절감할 수 있어 품질 좋은 샐러드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할 수 있습니다. 또 주문받은 수량만큼 생산하기 때문에 재고가 없습니다.


회사나 코워킹 스페이스에서 수요가 많습니다. 주 고객의 80%가 직장인입니다. 20~30대 여성이 60% 이상이에요. 2016년 창업 당시 3개였던 프코스팟은 현재 753개로 늘었습니다. 현재 샐러드 판매량은 하루 4000여개입니다. 한달에 6만~7만개 이상 판매됩니다. 판매 중인 샐러드는 닭가슴살 아몬드 샐러드, 훈제 두부 아몬드 샐러드 등 11가지입니다. 계속 메뉴를 개발하고 있어요. 3월에는 건강 도시락과 샌드위치류를 론칭할 예정입니다.”


프레시코드는 사업성을 인정받아 2018년 옐로우독, 블루포인트 파트너스, 롯데 액셀러레이터로부터 총 11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또 2019년 ‘위워크 크리에이터 어워즈 서울’에서 우승해 상금 4억원을 받기도 했기도 했다.

출처: 프레시코드 제공

-매출이 궁금합니다.


“월 매출은 4억원입니다. 작년 매출은 35억원이었어요. 2017년부터 매년 6배씩 성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는요.


“올해 프코스팟을 2000개 이상으로 늘리는 게 목표입니다.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퍼블릭 프코스팟을 더 만들려고 합니다. 고객이 집 앞 편의점에서도 간편하게 샐러드를 찾아갈 수 있도록 할 예정이에요. 


또 수요가 있는 해외 시장으로 진출할 계획입니다. 일본 도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등 아시아국가의 대도시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해나갈 생각입니다. 샐러드가 한 끼 식사가 될 수 있도록 배부르고 건강한 샐러드를 만들고 싶습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건강 편의식 온라인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싶어요.”


글 jobsN 임헌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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