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담배회사가 갑자기 한국 담배를 판다..왜?

조회수 2020. 9. 21. 16:3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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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전자담배를 필립모리스가 파는 까닭은?
동종업계 기업들의 '적과의 동침'
삼성·LG·애플, GM·포드 등…
성장 위해 경쟁사와 손잡는 곳 늘어

국내 1위 담배 회사 'KT&G'. 세계 담배 매출 1위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 동종업계에서 경쟁하는 두 회사가 2020년1월 손을 잡았다. KT&G의 전자담배 브랜드 릴(lil)을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을 통해 판매한다. 해외 판매를 위한 제품 공급을 맺은 것이다. KT&G 측은 이번 협업을 통해 자사 브랜드 해외 진출과 유통망을 확보했고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은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전자 담배 시장 파이를 늘리는 기회가 됐다고 밝혔다. 서로 윈윈인 것이다.


이제는 경쟁사끼리 협업으로 서로의 니즈를 충족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다면 함께 일하는 게 당연한 시대다. 과거에도 이런 시도가 있었다고 한다.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내려 했던 경쟁사를 알아봤다.

출처: 조선DB, CNN 방송화면 캡처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좌), 애플 CEO 팀쿡(우)
출처: 삼성전자 제공
'아이튠즈&TV쇼'와 '에어 플레이2'를 탑재한 삼성 스마트TV

◇삼성전자 경쟁사 LG, 애플과 손 잡아


IT 기업 삼성 역시 경쟁사와 협업을 하면서 위기를 극복하고 성장한 기업 중 하나다. 2016년 대만의 홍하이 그룹이 일본의 샤프를 인수했다. 이때 홍하이 그룹 궈타이밍 대표는 샤프의 주요 고객이었던 삼성전자에 TV용 LCD 패널 공급을 끊었다. 당시 삼성전자 연간 TV 판매량은 4800만대로 약 300만대 분량을 샤프서 공급받고 있었다.


패널 공급에 문제가 생긴 삼성전자는 TV 시장에서 경쟁을 이어온 LG그룹에게 손을 내밀었다. LG에게 LCD패널을 받기로 한 것이다. 계약을 맺기까지 1년이 걸렸지만 결국 2018년 초 삼성전자는 LG디스플레이에서 LCD패널을 공급받아 TV를 생산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발화 사건 이후 스마트폰 배터리에 LG화학 배터리 셀을 탑재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2019년 애플과도 동침을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CES 2019' 개막 전 2019년 상반기부터 삼성 스마트 TV에 애플의 '아이튠즈&TV쇼'와 '에어 플레이2'를 탑재한다고 밝혔다. 애플 측에서도 아이튠즈를 타 기업 플랫폼에 탑재하는 것은 최초였다. 이원진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장은 “소비자 관점에서 가치 있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OS나 제품의 차이를 넘는 개방형 파트너십을 추진해왔다. 애플과의 협업으로 삼성 TV와 iOS 기기 사용자들이 한층 풍부하고 편리한 경험을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출처: autoevolution

◇100년 라이벌도 함께 10억유로 투자


독일 자동차 브랜드 'BMW'와 '메르세데스-벤츠'는 세계 자동차 산업 양대 산맥이자 100년 라이벌이다. 두 브랜드는 2019년 차량 공유 사업 등에 10억유로(당시 기준으로 약 1조2700억원)를 투자해 우버, 웨이모 등과 경쟁하기 위한 조인트 벤처를 세웠다. ICT 기업의 성장, 융합 산업이 부상하자 이에 맞서 경쟁사와 합동 투자를 한 것이다. 시도는 좋았지만 두 브랜드는 2019년 12월, 2월 말까지 차량 공유 서비스 시장에서 철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두 회사는 "미국, 캐나다와 피렌체, 런던, 브뤼셀 등 유럽 3개 도시에서 영업을 종료할 것"이라고 했다. 시장의 치열한 경쟁에 시달렸고 유럽 남은 도시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미국의 영원한 라이벌 '포드'와 'GM'도 경쟁사지만 신형 변속기 개발을 위해 적과의 동침을 불사했다. 2013년 GM과 포드는 9단, 10단 자동 변속기를 공동 개발한다는 MOU를 맺었다. 9단 변속기는 GM, 10단 변속기는 포드가 담당했다. 두 브랜드는 전에도 6단 자동변속기를 공동 개발했고 800만대 차량에 적용했다. 당시 GM은 포드가 개발한 10단 변속기를 쉐보레 카마로 ZL1과 캐딜락 에스컬레이드에 사용했다. 그러나 포드는 GM의 변속기가 원하는 만큼의 효율을 끌어내지 못했다는 이유로 차량에 적용하지 않았다.


국내 브랜드 현대자동차는 2018년 독일 폴크스바겐 브랜드 아우디와 수소차 동맹을 맺었다. 수소전기차 기술 확산 및 시장 활성화를 위해 수소차 연료전지 기술 파트너십 협약을 맺은 것이다. 두 기업은 특허 및 주요 부품을 공유한다. 시장 선점과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기술 협업을 지속하기로 했다.

출처: popsugar
칼 라거펠트와 협업했던 H&M

◇협업에 인색한 제약회사도 동참


최근 제약업계에서도 신약 개발을 위한 협업이 이뤄지고 있다. 그 시작은 2018년 희귀질환 약을 개발하기 위한 유한양행과 GC녹십자의 협업이었다. GC녹십자의 희귀의약품 개발 이력과 유한양행의 신물질 합성 기술력으로 시너지를 낼 가능성을 보고 시작한 것이다. 당시 두 기업은 경구용 고셔병(효소 결핍으로 생기는 희귀 유전성 질환)치료제를 우선 개발하기로 했고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GC 녹십자는 경쟁사와 파트너십을 늘리고 있다. 2019년 애드파마와 합성의약품을 공동개발하는 업무협약을 맺었다. 2020년 2월27일에는 한미약품과 차세대 효소대체 희귀질환 치료제를 공동개발한다고 발표했다. 이런 오픈이노베이션에 인색하다고 알려진 국내 제약업계에서 GC녹십자의 행보가 새로운 시도로 평가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객층은 조금 다르지만 같은 패션 업계에서도 시너지를 노리고 협업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으로 브랜드 가치 21조6000억원에 이르는 SPA 브랜드 H&M이 있다. H&M은 칼 라거펠트, 베르사체, 랑방, 꼼데가르송 등 럭셔리 브랜드와 협업해 제품을 출시했다. 럭셔리 브랜드는 대중적인 브랜드를 통해 소비자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고 H&M은 홍보 효과로 매출을 늘리는 시너지를 낸 것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런 경쟁사와의 협업에 대해 "불황이 계속 되면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러나 "꼭 경기 불황뿐 아니라 기업간 이해관계만 맞는다면 매출, 기술 성장 등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협업이 늘고 있는 추세"라고 했다.


글 jobsN 이승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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