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의 입' 샤론 최가 뜨자..전화 빗발친 곳

조회수 2020. 9. 21. 16:4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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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번역 대학원 안나와도 이것 할 수 있어요"
영화 ‘기생충’과 함께 주목받은 샤론 최
전문 통역사 아니지만 완벽한 통역 선보여
통번역 교육 안 받고도 활약 중인 통역가들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4관왕 수상으로 봉준호 감독만큼이나 주목받는 사람이 있다. 바로 봉 감독의 통역사 샤론 최(본명 최성재)다. 샤론 최는 매끄럽고 센스 있는 통역으로 봉 감독의 의도를 외국인들에게 잘 전달했다는 극찬을 받고 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도 샤론 최를 조명하는 기사를 냈을 정도다.

출처: 유튜브 'E! Red Carpet & Award Shows' 캡처
샤론 최

하지만 샤론 최는 전문 통역사가 아니다. 동시통역과 관련된 교육을 받은 적도 없다. 올해로 27살인 그녀는 아직 영화를 공부 중인 신인 영화감독이다. 통번역 대학원을 나오지 않았지만 관심 분야에 대한 열정과 유창한 영어 실력으로 전문 통역사 못지않은 실력을 갖추었다.


◇샤론 최가 다닌 강남 영어학원에 학부모 문의 쏟아져 

출처: 조여정 인스타그램 캡처
영화 '기생충' 시상식 행사에 참여한 배우들과 샤론 최

어린 시절을 잠시 해외에서 보낸 샤론 최는 초·중·고등학교를 모두 한국에서 다녔다. 이 사실이 알려지며 그가 다녔다는 서울 강남 대치동의 영어학원이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해당 학원은 자신의 아이를 제2의 샤론 최로 만들기 원하는 학부모들의 문의가 쏟아졌다. 샤론 최는 용인외국어고등학교를 졸업 후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대학에서 영화를 전공했다. 이미 실제 단편 영화를 만든 경험도 있다.

출처: (위)유튜브 '세상에 없던 생각 For Creators' 캡처 (아래)유튜브 '온갖영어문제연구소' 캡처

샤론 최는 2018년 이창동 감독의 영화 ‘버닝’이 북미 시장에 진출했을 당시 이 감독의 인터뷰 통역을 맡기도 했다. 이후 봉 감독과 함께 일해달라는 요청을 받았고 작년 5월 칸 영화제부터 그의 통역을 시작했다. 그녀는 각종 영화 시상식과 해외 TV 쇼에 봉 감독과 함께 출연해 통역사 역할을 했다. 샤론 최는 봉 감독의 영화에 대한 길고 철학적인 의견이나 한국적인 농담도 영어로 적절하고 깔끔하게 옮겨내 주목을 받았다. 봉 감독은 샤론 최를 자신의 ‘언어 아바타’라고 부르며 “모든 통역을 완벽하게 해준다”고 극찬했다. 샤론 최는 전문 통역 교육을 받은 적은 없지만 미국에서 영화를 공부하고 촬영하며 영화에 대한 깊은 이해를 쌓았다. 덕분에 봉 감독의 인터뷰 속 의도를 정확히 살려 자연스럽게 영어로 옮길 수 있었다. 


◇두 아이 키우며 동시통역사로 일하는 슈퍼 워킹맘 

출처: 이윤진씨 인스타그램, '국립외교원' 유튜브 캡처
동시통역사로 활동 중인 이윤진씨

배우 이범수의 아내로 유명한 이윤진씨도 4개 국어가 가능한 동시통역사다. 이씨 역시 통번역 대학원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통역사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결혼 이후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지만 여전히 국제회의, 해외 인사 내한 등에서 통역사로 일하고 있다. 

출처: YTN 'Y-Star News' 캡처
축구선수 베컴 내한 행사를 진행 중인 이윤진씨

이씨는 해외 주재원으로 일했던 아버지를 따라 인도네시아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덕분에 유창한 영어실력을 가질 수 있었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온 그녀는 고려대학교에서 영어영문학을 전공했다. 춘천 MBC와 OBS 경인방송의 아나운서로도 일했다. 그녀는 아나운서 경험을 바탕으로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과 농구선수 마이클 조던 내한 행사에서 통역과 진행 등을 맡았다.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 토리버치가 이화여대를 방문해 펼친 강연에서도 진행을 맡아 화제에 올랐다.

출처: 유튜브 'Tory Burch' 캡처
패션 디자이너 토리버치 강연을 진행 중인 이윤진씨

그녀는 지금은 동시통역사로 활동하지만 예전에는 여러 스타들의 영어 과외 선생님 역할도 했다. 처음 시작은 가수 비였다. 당시 비의 소속사였던 JYP는 비의 미국 투어를 위한 통역사 겸 영어 선생님을 찾고 있었다. 이 씨가 이 자리에 지원했고 그녀는 비와 몇 달 동안 함께 스케줄을 소화하며 영어를 가르쳤다. 이후 비의 영어 과외 선생님으로 알려졌고, 지금의 남편인 배우 이범수도 영어 선생님과 제자로 처음 만난 사이다.


◇게임 덕후에서 게임 전문 통역사로 

출처: 본인 제공
박지선씨

e스포츠 리그에서 활동하는 통역사도 있다. 국내 e스포츠 게임 1위인 ‘리그 오브 레전드(LoL)’ 게임 통역사 박지선씨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언론정보학과에 재학 중인 그녀는 LoL 챔피언스 리그 경기에서 통역과 영문 중계를 담당한다. 박씨는 통번역 대학은커녕 유학을 오래 다녀온 경험도 없다. 미국에 계신 이모 덕분에 초등학교 때까지 여름방학마다 미국을 방문한 경험이 전부다. 

출처: 본인 제공
e스포츠 '페이커' 선수(가운데)를 통역 중인 박지선씨

그녀는 원래 게임을 좋아하는 게임 마니아였다. 자연스레 e스포츠 산업에서 일하기를 꿈꿨다. 박씨는 ‘한국e스포츠협회 대학생 기자단’ 등의 활동을 하고 자비로 국제 대회 현장을 따라다니며 관계자들과 친분을 쌓았다. 그러던 중 우연히 해외 대회 통역을 해줄 수 있냐는 협회 직원의 급한 부탁을 받아 통역 일을 하게 됐다. 이후 쭉 e스포츠 방송의 통번역 업무를 맡아 하고 있다. 주로 대회 MVP 선수의 인터뷰를 통역하거나 영문 방송을 위한 영어 중계를 담당한다. 박씨는 “한국이 e스포츠 세계대회에서 우승도 많이 했고 오랜 시간 동안 세계 랭킹 1위였다”며 한국 리그에 대한 해외 수요가 큰 이유를 설명했다. 때문에 한국 경기를 보는 해외 시청자들을 위해 통역이 필요한 것이다. 

출처: 본인 제공
외국 선수를 인터뷰 중인 박지선씨

박씨는 능숙한 영어 실력을 갖췄지만 동시통역을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없다. 그녀가 일을 하면서도 통번역 기술과 스킬을 꾸준히 공부하는 이유다. 또 한국어·영어 게임 용어에 익숙해지기 위해 e스포츠 선수들의 개인 방송 등도 열심히 챙겨 본다고 한다.


◇팀 에이스 선수 옆에 항상 자리한 이 사람


프로야구 두산베어스 팀의 김용환 대리도 전문 통역사가 아니지만 통역으로 이름을 알린 사람이다. 두산베어스의 에이스인 투수 조시 린드블럼과 세스 후랭코프 선수가 인터뷰를 할 때면 항상 옆을 지키고 있다. 김 대리는 2014년 두산베어스에 입사해 영어권 외국인 선수의 통역과 선수단 캠프 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

출처: 유튜브 '베어스포티비' 캡처
팬들에게 인사 중인 선수들과 김용환 대리

김대리도 정식으로 통역을 배운 적은 없다. 그는 중학교 1학년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가 쭉 미국에서 생활했다. 덕분에 영어를 한국어만큼 잘 구사할 수 있다. 어린 시절 일본에서 살았던 경험도 있는 그는 일본어도 가능하다. 그래서 처음 두산베어스에 입사했을 당시에는 고다 이사오 불펜코치와 선수들 사이의 소통을 도우며 통역 업무를 시작했다. 

출처: 본인 제공
김용환 대리

물론 언어만 가능하다고 모두 통역을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코치와 선수들 사이의 소통을 돕고 외국 선수들의 인터뷰 의도를 정확히 전달하기 위해서는 야구에 대해서도 잘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야구 지식이 많이 부족했다는 김 대리는 지금도 선수들의 도움을 받아 야구에 대해 공부하는 중이다. 

출처: 유튜브 '베어스포티비' 캡처
선수 인터뷰를 통역 중인 김용환 대리

그는 외국인 선수들의 의사를 가장 적절하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한다. 선수와 감독들이 같은 단어를 사용하더라도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가 미묘하게 다른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말을 직역하기보다는 의역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자신의 인터뷰 통역을 보고 “저렇게 말 안한 것 같은데?”라고 지적하는 팬들도 있다고 한다.


김대리는 영어 표현들은 직역하면 뜻이 이상해지는 경우가 많다며 “선수가 말하고자 하는 의도를 잘 전달하기 위해 적절한 말을 선택해서 통역한다고 이해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고 설명했다. 


글 jobsN 오서영 인턴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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