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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카락 스트레스 하숙생, 30억 쓸어담은 사장님 됐다

조회수 2020. 9. 21. 16:5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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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사서 꿈꿨던 제가 이젠 빗자루로 30억 쓸어 담습니다"
하숙생 시절 청소 도구에서 아이디어 얻어
론칭 1년 만에 빗자루 100만여개 판매
연매출 30억원 내는 기업 대표로
현재 일본, 대만 등으로 수출...수출 국가 늘리고 싶다고

전문 사서가 되려고 시험을 준비하던 중 암 투병 중이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어머니와 함께 20여년간 제조업체를 운영하시던 아버지는 휘청였고 가세는 기울었다. 사서의 꿈을 포기하고 어머니의 빈자리를 대신하기 위해 나서야 했다. 하숙생 시절 방 청소할 때가 떠올랐다. 긴 머리카락이나 집안 잔먼지 등을 치우기 위해 매번 청소기를 돌릴 수도 없었다. 돌돌이 테이프를 썼지만 그마저도 리필을 해야 해서 번거로웠다. 화장실 물기 제거를 위해 사용하던 스퀴즈(전면에 고무 날이 장착된 T자 형태의 청소도구)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바닥 마찰을 이용해 먼지를 쓸어내는 다용도 빗자루 개발에 나섰다. 론칭 1년여 만에 빗자루 100만여개를 팔며 연매출 30억원을 올리는 기업 대표로 자리매김한 ‘큐어라이프’ 양혜정(30) 대표의 이야기다.

출처: 큐어라이프 제공
‘큐어라이프’ 양혜정 대표.

-자기소개를 해주세요.


“생활용품 제조업체 ‘큐어라이프’의 대표 양혜정입니다. 다용도 빗자루인 ‘쓰리잘비’를 제조·판매하고 있습니다.”


경기대 문헌정보학과를 나온 양 대표는 전문 사서를 준비하던 공시생이었다. 그랬던 그가 창업을 결심한 이유는 어머니 때문이었다.


“대학 졸업 후 사서직 공무원을 준비했어요. 2015년 1차 시험에 붙어 기뻐했던 것도 잠시, 암 투병 중이던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모든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20여년간 제조공장을 운영하시던 아버지가 많이 힘들어하셨어요. 어머니의 자리를 대신하기 위해 제조업에 뛰어들었습니다.


부모님과 함께 경기 안산시 시화공업단지에서 20여년간 살았어요. 도서관에서 공부만 하다가 아버지 옆에서 일하게 되니 제조업계의 현실이 눈에 보이더라고요.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팔 곳이 없었습니다. 경험과 기술은 있어도 유통이나 마케팅과 같은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죠. 제조업계의 노하우를 담아 제품을 만들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싶었습니다. 2018년 ‘큐어라이프’를 창업했어요.

출처: 큐어라이프 제공
양 대표가 개발한 다용도 빗자루인 '쓰리잘비'.

-다용도 빗자루를 만들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사실 쓰리잘비는 2012년부터 고안한 제품이에요. 당시 하숙집에서 지내면서 공부를 할 때였어요. 긴 머리카락이나 잔먼지 등을 치우려고 방 청소를 자주 했습니다. 매번 시끄럽게 청소기를 돌릴 수가 없어서 일반 빗자루를 쓰기도 했는데 먼지가 잘 안 쓸리더라고요. 돌돌이 테이프는 리필을 해야 해서 번거로웠습니다. 화장실 물기 제거를 위해 쓰던 스퀴즈를 보고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바닥 마찰을 이용해 먼지를 쉽게 쓸어내고 리필을 할 필요가 없는 간편한 청소 도구를 만들면 좋을 것 같았어요. 아버지께 ‘스퀴즈처럼 생긴 방 청소 도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함께 제작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빗날에 사용할 재질을 찾지 못해 애를 먹었습니다. 마찰계수가 높은 타이어 고무나 일반 고무, 실리콘 등을 쓰면 ‘끼익’ 소리가 나면서 마찰음이 발생합니다. 소음이 크고 바닥에 자국이 남아요. 결국 시제품까지만 만들고 포기했습니다.


큐어라이프 설립하고 다시 제품 개발에 나섰어요. 시화 공단 내 입점해 있는 플라스틱·고무 등 제조 업체 대표님들을 만나 뵙고 자문했습니다. 제품 연구를 거듭한 끝에 잘 쓸리면서도 소음은 발생하지 않는 합성고무와 빗날의 각도를 찾았습니다. 빗날의 높이와 간격이 조금만 달라져도 소음이 나요. 제품에 대해 오랜 시간 고민했습니다. 소비자가 적어도 10년은 사용할 수 있도록 튼튼한 제품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2019년 다용도 빗자루인 ‘쓰리잘비’를 론칭했어요. 쓰리잘비는 고무와 바닥이 비벼지면서 발생하는 정전기를 이용해 미세먼지, 머리카락, 반려동물의 털까지 쓸어냅니다. 사용 후에는 흐르는 물에 빗자루를 헹구기만 하면 남은 먼지를 쉽게 제거할 수 있어요.

출처: 유튜브 채널 '큐어라이프' 캡처
쓰리잘비 광고 영상.

쓰리잘비는 2019년부터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인 ‘와디즈’에서 4번의 펀딩에 성공했다. 펀딩 누적 금액은 약 5억원에 달한다.


“소비자들에게 피드백을 받으면서 제품을 보완해 나갔습니다. 기존에는 빗자루에 빗날이 3개밖에 없었어요. 화장실 물기 제거나 바닥의 잔먼지를 청소하는 데에 중점을 둔 제품이었습니다. 카펫이나 러그에 붙은 반려동물의 털까지 쓸리면 좋겠다는 의견을 듣고 제품 연구를 했고 빗날 한 개를 더 추가해 달았습니다.”

출처: 큐어라이프 제공
‘큐어라이프’ 양혜정 대표.

-매출이 궁금합니다.


“2019년 쓰리잘비를 론칭해 1년 만에 약 100만개를 팔았습니다. 2019년 연매출은 30억원입니다. 현재 일본 최대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인 마쿠아케뿐 아니라 대만 모모홈쇼핑에서도 판매 중입니다.”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는요.


“품질 경쟁력으로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도 승부하고 싶습니다. 현재 중국, 대만에 수출하고 있습니다. 수출국을 더 늘리고 싶어요.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입니다. 외화벌이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글 jobsN 임헌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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