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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박고 공개 사과’한 게임 개발자, 그 이유가…

“같이 일 못해요” 게임업계 ‘페미 사상 검증’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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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발언한 일러스트레이터 비난
개발자가 직접 머리 박고 이용자에 사과
“원만히 합의하고 이미 비용도 지급해”

이형주 크로노 아크 개발자가 올린 사과문.

출처SNS 캡처

2019년 12월 출시된 인디게임 ‘크로노 아크’가 2020년 2월 초에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구설에 올랐다. 게임 일러스트 작업에 참여한 외주 작가가 본인 트위터에 프랑스 페미니즘 운동 지지 발언 등을 하면서 비난을 받았다. 그는 이후에도 ‘한국에선 여성보다 트렌스젠더 인권이 더 높다’, ‘뛰어난 신체 능력으로 여성을 억누르며 운동선수가 된다’는 등의 글을 남겼다.


일러스트레이터는 작년 12월 트위터에 “외주로 스킬 일러스트 작업한 크로노 아크가 출시됐다. 대박 나라”는 글을 올렸다. 이 글이 온라인에서 퍼졌다. 그러자 일부 이용자가 게임 보이콧 의사를 내비쳤다. 급진적 페미니스트가 작업에 참여한 게임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크로노 아크는 2018년 말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텀블벅 후원을 통해 제작한 게임이다. 논란 이후 일부 사용자는 “후원금을 돌려달라”고 개발진 측에 환불을 요청했다.


◇머리 박고 찍은 사진 올리며 개발자가 사과


크로노 아크 개발자 겸 게임을 제작한 이형주 팀 알피네(Al fine) 대표는 논란 당일 SNS에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제 미숙한 검토와 일러스트레이터 선정으로 인해 유저 여러분들께 상심을 드린 점 죄송하다”고 했다. 또 “논란 대상인 작가가 만든 스킬 일러스트는 모두 교체하겠다”며 “앞으로 일러스트를 포함한 모든 일을 철저히 검토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사과문과 함께 바닥에 머리와 손을 대고 사죄하는 듯한 본인의 모습을 담은 사진도 올렸다.

출처ChronoArk 유튜브 캡처

논란에 종지부를 찍으려던 이 대표의 사과문은 역효과를 불렀다. SNS에 자신의 소신을 담은 글을 썼다고 사측이 작업물을 교체한다며 ‘사상 검증’ 비판이 나왔다. 페미니스트 게이머 단체 페이머즈는 2월13일 트위터에 “업무와 무관한 정치적 입장을 이유로 여성 노동자를 공격하는 의견은 경청하고 그 외의 의견은 무시하기로 한 이유는 무엇이냐”고 적었다. 또 “크로노 아크 측은 진정으로 개개인의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고 있는가”라고 물었다.


이 대표는 논란 이후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우리가 아주 작은 개발사라 여론에 매출이 상당히 휘둘린다”고 해명했다. “실제 환불 요청도 많이 들어왔고, 논란이 지속되면 큰 타격을 입을 거로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는 사상 검증 비판에 관해 “작가가 트위터에 중국 비방 관련 글을 공유해 또 다른 이슈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또 “작업물은 교체했지만, 비용은 이미 지불했고 일러스트레이터와도 서로 다독여주면서 끝냈다”고 했다.


◇SNS 사진 한 장에 성우 바뀌고 시위까지 열려


지난 2016년 7월에는 넥슨에서 성우 교체 사건이 있었다. 게임 ‘클로저스’ 신규 캐릭터 목소리를 녹음한 성우 김자연씨는 7월18일 트위터에 ‘GIRLS Do Not Need A PRINCE’(여자는 왕자가 필요 없다)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 사진을 올렸다. 이 옷은 ‘메갈리아4’ 페이스북 계정을 지운 페이스북 본사에 메갈리아 측이 소송을 내려고 판매하던 제품이었다.

김자연 성우가 올렸던 티셔츠 사진.

출처트위터 캡처

게임 게시판에는 성우를 교체하라는 요구가 쏟아졌다. 논란 하루 만에 사측은 “이용자의 우려 섞인 의견을 확인했고, 업데이트를 며칠 앞둔 상황에서 급히 성우 교체 결정을 내렸다”고 알렸다. 넥슨은 당시 한겨레에 “해당 성우가 SNS에 항의하는 유저를 자극할 만한 트윗을 남겨 논란이 거세졌다”고 밝혔다. 또 “우리는 이용자 동향에 민감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넥슨은 성우는 교체했지만 계약한 비용은 모두 지급했고, 당사자와 원만하게 합의했다고 한다. 하지만 넥슨 판교 본사 앞에선 “여성을 성적 대상화 하는 게임 서비스를 중단하고, 성우 목소리를 원래대로 돌려놓으라”고 요구하는 시위가 두 차례 열렸다. 이 과정에서 한 게임 캐스터는 SNS에 넥슨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가 모든 방송에서 하차하고 자진 퇴사하기도 했다.

티키타카 스튜디오가 올린 입장문.

출처아르카나 택틱스 카페 캡처

2019년 11월에는 티키타카 스튜디오가 출시한 ‘아르카나 택틱스’에서 또 한 번 사상 검증 논란이 나왔다. 원화 작업에 참여한 일러스트레이터가 2016년 김자연 성우를 지지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유저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스튜디오 측은 작업물 교체를 발표하고 사전 검수를 더 엄격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여성민우회는 티키타카 스튜디오 논란 이후 지난 12월 게임업계 페미니즘 사상 검증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우회 측은 “넥슨이 페미니즘 관련 포스팅을 했다는 이유로 여성 성우에게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를 통보한 지 3년이 훌쩍 지났지만, 게임업계 상황은 매일 더 심각해진다”고 했다. 이편 한국여성민우회 활동가는 “게임업계 여성 노동자들은 일감을 받기 위해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억압받거나 이 업계를 떠나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며 게임계의 여성혐오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글 jobsN 송영조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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