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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로 갈치조림 먹어요…음식점 사장님들 열광

매일 같은 음식 먹다 질린 사장님이 만든 이 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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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꿔머거’ 개발한 이광희씨
음식값·수수료 없이 배달비만 내면
서로 판매하는 음식 교환할 수 있어

2003년 개봉한 영화 ‘올드보이’에서 최민식은 15년 동안 8평 방에 갇혀 군만두만 먹는다. 한 음식만 질리도록 먹은 탓에 맛만 보고 자신이 먹은 군만두 집을 찾아낼 경지에 이른다. 매일 같은 음식을 먹는 것은 고문이나 다름없다. 10년째 샌드위치 전문점에서 일한 A씨는 “샌드위치는 이제 물려서 일할 때 냄새 맡는 것도 힘들 때가 있다”고 했다.


배달전문점을 운영하는 이광희(40)씨도 같은 고민을 했다. 이씨는 자신이 파는 삼겹살이나 라면으로 대충 끼니를 때웠다. 하지만 매일 먹다 보니 질릴 수밖에 없었고, 다양한 음식을 먹고 싶다고 생각했다. ‘다른 식당 음식과 바꿔먹으면 어떨까.’ 그렇게 음식 바꿔먹기 서비스 ‘바꿔머거’가 탄생했다.

바꿔머거 앱을 만든 이광희씨

출처본인 제공

◇"매일 먹는 음식 질리고, 배달시키기 부담스러워"


바꿔머거 서비스는 이씨가 기획만 했다. 전문 업체에 300만원을 주고 앱을 만들었다. 앱 개발 관련 경험도 지식도 없었기 때문이다. 


“동국대학교 화학과를 졸업한 후에 7년간 학사장교로 복무했습니다. 2010년 대위로 전역 후 2011년부터 외식업에 뛰어들어요. 2018년까지 고깃집을 운영하다가 고정비 지출이 부담스러워 배달전문점으로 업종을 변경했습니다. 음식점을 하면서 가장 큰 고민이 밥이었습니다. 시간 맞춰 밥을 챙겨 먹기 힘들었죠. 또 음식을 파는 입장에서 돈 주고 다른 걸 사 먹기가 아까웠고, 부담스럽기도 했어요.” 


바꿔머거는 말 그대로 외식업 종사자들끼리 각자 판매하는 음식을 서로 바꿔먹을 수 있는 서비스다. 반경 3km 내 있는 이용자들끼리 음식을 교환할 수 있다. 어플리케이션(앱)에 음식점 위치와 사진, 정보를 올리면 이용할 수 있다. 따로 등록이나 인증 절차를 거치지 않아 간편하다.

바꿔머거 앱 화면

출처이광희씨 제공

이용법도 간단하다. 앱을 실행하면 화면에 다른 이용자가 올린 음식이 뜬다. 교환을 원하는 상대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상대가 동의하면 음식을 바꿔 먹는다. 이용자는 미리 자신이 먹고 싶은 메뉴를 정할 수도 있다. 음식을 올릴 때 바꿔먹고 싶은 메뉴를 적을 수 있다. 음식 양과 바꿔먹을 시간도 상의할 수 있다. 식사 시간대에 손님이 몰리는 음식점 특성을 반영했다.


앱 이용 수수료는 없고, 음식값도 내지 않는다. 각자 배달 대행 수수료만 부담한다. 소속 배달원이 있는 가게는 그마저도 필요 없다. 배달원이 직접 배달한다. 가까운 거리에 있으면 직접 가게를 방문해 음식을 교환하기도 한다. 


“음식을 교환하는 게 목적이기 때문에 따로 돈을 주고받지는 않습니다. 다만 가격대가 비슷한 메뉴를 원하는 분들도 있어요. 예를 들어 2만원짜리 치킨을 파는데 8000원짜리 메뉴랑 바꿔먹기에는 손해라고 느끼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럴 경우에 비슷한 가격대 음식을 먹고 싶다는 뜻으로 가격을 쓸 수 있습니다.”

이용자들이 음식을 바꿔먹은 후기 사진

출처이광희씨 제공

◇한 커뮤니티에 ‘홍익인간’ 같은 앱이라는 칭찬 올라오기도


바꿔머거는 이제 출시 1달을 앞두고 있다. 1월25일 처음 서비스를 시작했고, 현재 이용자는 약 2000명이다. 이용자들이 자영업자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음식점 사장님들의 동참을 유도하고 있다. 


“한 번 이용한 분들이 계속 주변 분들에게 소개해주고 있어요. 자기 주변에서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져야 바꿔먹을 수 있는 음식 선택 폭이 넓어지니까요. 예를 들면 “종로구에서 장사하시는 분들, 같이 음식 바꿔먹어요”라고 글을 올리는 거죠. 그렇게 알음알음 이용자가 늘고 있습니다.” 


한 이용자는 커뮤니티에 바꿔머거를 ‘홍익인간 같은 앱’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강서구에서 음식점을 하고 있다고 밝힌 A씨는 “점심이나 저녁을 사 먹다 보니 배달앱으로 시켜 먹는 밥값만 한달에 몇십만원이었다”고 했다. “강서구 쪽 사장님들하고 다양하게 바꿔먹고 싶다”면서 이용 후기를 올렸다.

커뮤니티에 올라온 바꿔머거 추천글

출처이광희씨 제공

“이용자끼리 가게를 홍보할 수 있고, 친목을 쌓을 수 있는 것도 장점입니다. 처음에 생각하지 못했던 분들인데 한 번 음식을 교환한 분들끼리 종종 연락을 주고받는다는 분들도 있었어요. 비슷한 지역에서 장사하는 만큼 이용자들끼리 정보를 공유할 수 있습니다.”


◇바꿔머거 기반으로 배달앱 서비스도 구상 중 


-바꿔머거 서비스로 수익을 내고 있나. 


“지금은 수익이 없습니다. 이후 서비스 이용자가 늘어나면 소비자가 주문할 수 있는 기능을 연동해 배달앱 ‘시켜머거’(가명)를 만들 계획입니다.” 


-배달앱 시장 독점인데, 성공 가능성이 있나. 


“시장이 독점인 이유는 등록 업체가 많아야 하기 때문인데요. 점주 입장에서는 각기 다른 앱에 등록비를 내고 수수료를 내야 하는 게 부담이에요. 모든 앱에 돈을 주고 가입하기 부담스러워 잘 나가는 앱에 등록하는 거죠. 하지만 바꿔머거처럼 이용자가 스스로 점포를 등록하고, 메뉴를 입력하게 하면 따로 가맹 모집 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어요. 배달앱에 내는 등록비와 수수료를 낮출 수 있습니다. 비용을 낮추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목표는. 


“저 역시 음식점을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점주들이 부담 없이 편하게 쓸 수 있는 앱을 만들어나가고 싶습니다.”


글 jobsN 박아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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