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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연주만하던 30살 알바생이 3년만에 이룬 기적

조회수 2020. 9. 21. 17:5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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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에 뛰어든 알바, 3년만에 물류센터장 된 오케스트라 연주자
마켓컬리 화도센터 김도형 센터장
10년간 튜바 불던 연주자, 유통업계로
알바생으로 시작해 3년 만에 센터장으로
"7000평 센터, 300여명 팀원 관리합니다"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에는 7000평 규모의 물류센터가 자리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마켓컬리'의 냉동식품을 관리하는 곳이다. 하루 평균 3만5000건의 주문을 처리하고, 일하는 직원만 300명이 넘는다. 입사 3년 차 김도형(34) 센터장이 이곳을 관리하고 있다.


김도형 센터장은 마켓컬리에 2017년 아르바이트생으로 입사했다. 5개월 만에 정규직으로 전환했고 어시스턴트 매니저를 거쳐 화도센터 센터장으로 뽑혔다. 지금은 한 센터를 총괄하는 센터장이지만 입사 전에는 오케스트라 연주자였다고 한다. 관현악을 전공하고 10년 동안 튜바 연주자로 살았다. 그랬던 그가 악기를 내려놓고 유통업에 뛰어든 것이다. 마켓컬리 서울 신사동 사옥에서 김도형 센터장을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출처: 마켓컬리 제공
김도형 센터장

◇튜바 연주자로 활동한 10년


-악기를 오래 다뤘다고 합니다.


"성인이 돼서 다룰 수 있는 악기가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에 고등학생 때 관악부에서 활동했습니다. 트럼펫을 배우다가 어느 날 선생님께서 튜바를 불어보라고 권하셨어요. 튜바 저음에 매력을 느껴 대학교도 관현악과로 진학했어요. 연주 아르바이트도 했고 졸업하고 나서는 앙상블과 오케스트라에서 연주자로 활동했습니다."


-돌연 유통업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10년 동안 같은 악기를 연주하다 보니 나태해졌습니다. 더 나이 들기 전에 새로운 일에 도전해보고 싶었습니다. 처음부터 유통을 생각했던 건 아니었어요. 당시 지인이 마켓컬리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어요. 제게 지원해보라고 추천했습니다. 당시 봤던 대표님 인터뷰에서 유통은 '창의적이고 도전의 연속'이라고 했던 말이 생각이 났습니다. 3일 만에 연주 관련 일을 모두 그만뒀습니다. 전혀 다른 일을 해보고 싶기도 해서 아르바이트로 지원했어요. 합격하고는 상온센터 주문처리팀에서 일했습니다. 재고 수량을 확인하는 일이어서 적응에 어렵거나 힘들진 않았습니다."


-주변 반대는 없었나요. 


"부모님께서 가장 속상해하셨어요. 주위에서 반대보다는 3일 만에 다 그만뒀기 때문에 의아해했죠.” 

출처: 김도형 센터장 제공
튜바 연주자였던 김도형 센터장 / 김도형 센터장 제공

◇알바생으로 시작해 정규직으로, 그리고 팀장까지


-혼자 공부도 많이 했을 것 같습니다.


“입사 3개월 후부터 각 부서를 체험하는 액션 러닝 프로그램이 있어요. 부서별 프로젝트팀에 속해서 2주 동안 업무 교육을 받아요. 이때 각 팀 담당자 연락처를 알 수 있었습니다. 모르거나 궁금한 점이 생기면 바로 연락해 여쭤봤습니다. 귀찮을 정도로 물어보고 새로 알게 된 내용은 저만의 방법으로 정리했습니다.”


이후 김도형 센터장은 정규직 전환을 거쳐 입사한 지 1년 10개월 만에 장지 냉동센터 어시스턴트 매니저로 승진했다. 마켓컬리 직급은 '스탭-어시스턴트 매니저-매니저-리더' 4단계다. 매니저는 타 회사의 팀장급이라고 한다. 또 직급이 나뉘어있지만 신입사원부터 대표까지 모든 구성원의 호칭은 '님'으로 통일한다.


-어시스턴트 매니저로는 어떤 일을 했나요.


"기존에는 상온센터에 있었는데, 냉동 센터를 맡아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고 어시스턴트 매니저로 일했습니다. 그때 했던 일이 센터 레이아웃을 그리는 일이었어요. 물류센터는 재고를 쌓아두는 공간이 중요합니다. 공간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해 물건을 적치하느냐에 따라 주문처리량이 달라져요. 이 공간 설계를 레이아웃 그리는 것이라고 합니다. 당시 센터는 500평 규모에서 일평균 3000건의 물량을 소화하고 있었습니다. 이 주문 건을 4배 늘리는 것이 미션이었어요.


그동안 쌓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출고량, 재고량을 파악하고 재고 배치를 다시 했습니다. 각 품목의 무게, 크기 등도 따져야 합니다. 여기에 맞춰 작업자들의 동선을 다시 짰습니다. 레이아웃을 새로 한 후 일평균 1만8000건의 주문량을 달성했습니다. 이때 성취감이 정말 컸습니다." 

출처: 마켓컬리 제공
센터에서 일하는 모습

◇3년 차에 센터장으로


김도형 센터장은 2019년 10월 화도 물류센터 센터장으로 승진했다. 입사 2년 11개월 만이었다. 마켓컬리의 인사평가는 동료 평가(피드백), 상향 평가, 하향 평가로 나뉜다. 김 센터장은 모든 부분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는 회사에서 일하는 게 합주와 비슷하다고 말한다.


“오케스트라가 좋은 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연주자가 서로의 소리를 듣고 연주를 해야 합니다. 이 경험을 토대로 팀원과 소통하고 함께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니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습니다. 나이, 학력, 근속연수 등과 상관없이 오직 역량만 평가하는 환경이었기에 가능했어요. 저뿐 아니라 제가 아르바이트생이었을 때 당시 팀장님이 26살이었습니다. 그때도 사람의 배경이나 나이가 아닌 능력을 중요시하는 회사라는 걸 느꼈죠.”


-센터와 팀원을 이끄는 자신만의 방법이 있나요.


“단기 목표를 설정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저만의 주간 보고를 하곤 했습니다. 담당 영역에서 목표를 스스로 설정하는 것이죠. 이걸 지금의 팀에도 적용을 합니다. 장기 목표뿐 아니라 주마다 목표를 세워 회의를 통해 이를 공유합니다. 또 자신의 영역이 아니어도 의견이 있다면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목표는 무엇인가요.


“부임한 지 5개월째입니다. 센터 규모도 함께 일하는 팀원 수도 많아졌습니다. 센터 안정화 단계입니다. 센터가 안정화하고 데이터가 쌓이면 이를 토대로 성과를 내고 센터 내에서 또 다른 센터장이 나올 수 있도록 이끌 것입니다. 회사가 성장하는 만큼 인재도 필요합니다. 데이터를 분석해 전략적으로 업무를 수행하실 분을 채용하려고 하니 회사와 성장하고 싶은 사람도 함께 하면 좋겠습니다.”


-새로운 길을 가고자 하는 사람에게 조언 한마디.


“생각하는 것을 실행에 옮기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습니다. 하고자 마음먹었다면 빠른 결단을 내리고 행동했으면 좋겠습니다.”


글 jobsN 이승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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