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저기서..' 홍대 앞 지나던 홍대생 궁금증이 사업으로

조회수 2020. 9. 22. 14:5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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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 덜덜 떨며 거리공연하는 버스커를 본 이 청년의 선택
소셜벤처 먹스킹 이성환 대표
먹으면서 버스킹 보는 아이디어로 창업
골목상권, 인디 공생하는 생태계 꿈꿔

학교를 다니면서 매일 같이 보던 길거리 뮤지션들을 보고 창업을 결심한 사람이 있다. 인디 음악(Independent music·상업적인 대중음악과 달리 독립된 소규모의 자본으로 활동하는 뮤지션의 음악)을 하는 뮤지션과 지역 상점을 연결해 관객에게 공연을 제공한다. 열악한 환경에 있는 뮤지션들의 처우를 개선하고 싶다는 소셜벤처 먹스킹의 이성환(25) 대표를 만났다.

출처: 먹스킹 제공
먹스킹의 이성환 대표.

-자기소개를 해주세요.


“먹스킹 대표 이성환입니다. ‘먹스킹’은 먹으면서 버스킹 공연을 본다는 뜻이에요. ‘공연은 공연장에서 해야 한다’라는 틀을 깨고 실력 있는 뮤지션의 공연을 카페나 음식점 등의 유휴공간에서 선보이고 있습니다.”


홍익대학교 경영학과에 재학 중인 이 대표는 학교 주변에서 버스킹(busking·거리 공연)을 하는 뮤지션들을 보고 창업을 결심했다고 한다.


“추운 겨울에 버스킹을 하는 뮤지션들을 보면서 ‘노래를 저렇게 잘하는데 왜 추위에 떨면서 거리 공연을 하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열악한 환경에 있는 뮤지션들에게 설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 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역 상점과 인디 아티스트를 연결해 관객이 보다 쉽고 편하게 공연을 접할 수 있게 했어요.”

출처: 먹스킹 제공
공연중인 뮤지션들.

2017년 약 6개월간 육아 스타트업 ‘자란다’에서 일한 이 대표는 군 제대 후 본격적으로 창업 준비에 나섰고 2019년 8월 ‘먹스킹’을 창업했다.


“처음에는 무작정 서울 마포구에 있는 카페와 음식점을 찾아다녔어요. 가게 사장님들에게 ‘뮤지션의 공연을 열 수 있도록 공간을 빌려달라’고 했어요. 대신 사장님들은 공연을 보러 온 관객들에게 음식을 팔아 수익을 얻죠. 또 인디 클럽이나 거리 공연을 다니면서 실력 있는 뮤지션들을 찾아 나섰습니다.


첫 테스트 공연 때 40여명 관객들이 자리를 가득 채웠어요. 뮤지션의 노래에 흠뻑 빠진 관객들의 눈빛을 보고 사업을 계속 키워나가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집 앞의 작은 가게가 순식간에 공연장이 되더라고요. 

출처: 먹스킹 제공
먹스킹 팀원들과 이 대표.

‘먹스킹’은 총 3명으로 구성된 팀입니다. 뮤지션 섭외 및 공연 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 정경재(33) 이사는 과거 뮤지션으로 활동했던 이력이 있습니다. 아주대 법학과를 다니다가 음악에 빠져 호원대 실용음악과로 편입했습니다. 보컬을 전공해 7년여간 음악 활동을 했지만 상업적인 대중 음악이 아닌 인디 음악을 하면서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느꼈다고 하더라고요. 이후 음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음악 관련 스타트업에서 일하기도 했습니다.


다른 한분은 현재 '먹스킹'에서 디자인과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후 기업 SNS 마케팅 일을 하다가 팀에 합류했습니다. "

출처: 먹스킹 제공
공연중인 뮤지션들.

-비즈니스 모델은요.


“관객에게 음식 가격이 포함된 티켓값을 받고 있습니다. 원래 상점에서 파는 것보다 더 저렴하게 음식을 살 수 있어요. 홈페이지에서 미리 공연 일정과 장소를 확인하고 티켓을 사면 됩니다. 또 최근에는 공연이 끝나고 뮤지션과 함께 뒤풀이할 수 있는 ‘소셜 다이닝’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상점으로부터는 일정 수수료를 받고 있어요.”


‘먹스킹’은 지역 문화예술 산업을 이끌어가고 있다는 점을 인정받아 2019년 ‘도봉구 문화예술 청년창업 아이디어 경진대회’에서 최종 우승했다.


-매출이 궁금합니다.


“2019년 9월 이후 매출액은 약 1200만원입니다. 지금까지 10여곳의 상점에서 뮤지션 30팀과 60~70회 공연을 열었어요. 앞으로 계속해서 더 많은 상점과 뮤지션들을 섭외할 예정입니다.”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는요.


“‘먹스킹’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습니다. 집 앞의 가게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좋아하는 뮤지션의 공연을 보는 문화가 ‘먹스킹하다’로 정의됐으면 좋겠습니다. 또 ‘예술한다’고 했을 때 '배고픈 일을 하는구나’라는 인식이 사라지도록 많은 예술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요.”


글 jobsN 임헌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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