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오자마자 쓰레기 되는 16원짜리 종이, 결국 퇴출

조회수 2020. 9. 22. 14:5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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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영수증 의무발행 사실상 폐지 예정

자원낭비, 환경호르몬… 퇴출은 세계적 추세

전자영수증… 영수증이 꼭 담아야할 정보 빠져있다는 지적도



여러분은 종이를 얼마나 사용하나요? 한 해에 버려지는 종이를 다 매립하려면 영국 런던 땅 절반이 필요하다고 할 정도라고 합니다. 회사원은 문서를 출력해 결재를 받고, 학생은 노트에 필기를 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보편적으로 쓰는 종이는 바로 이것, 영수증일 것입니다.

이런 모습은 더 이상 보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조선DB

이달 중순부터 종이영수증 의무발행이 폐지됩니다. 이미 롯데백화점·신세계백화점·다이소 등 주요 유통사들은 지난해부터 전자영수증 발행을 시범적으로 운영하기도 했죠. 이젠 손님이 “종이영수증이 꼭 필요하니 발급해주세요”라고 하지 않는 이상 전자영수증을 받게 될 것입니다. 법인카드 사용자처럼 사용내역을 제출해야 하는 분들은 종이영수증을 받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종이영수증이 없어지면 그만큼 종이 사용량이 줄어드니 좋을 것 같은데 반론도 만만찮습니다. 소비자가 받아야 할 충분한 정보가 들어있지 않은 전자영수증이 자칫 분쟁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영세한 제지 업계의 어려움을 외면한 일방적인 조치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연간 종이영수증 129억장… 환경호르몬 논란도 


정부는 물론 대형 유통사들까지 종이영수증 퇴출에 적극적인 가장 큰 이유는 환경과 비용입니다. 금융감독원 자료를 보면 2018년 한 해 동안 우리나라에서 발행된 영수증이 무려 129억장이라고 합니다. 갓난아기까지 포함해 국민 1인당 사흘에 두 장씩 쓴 셈입니다. 2015년에 처음 100억장을 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증가 속도도 빠릅니다.

/조선DB

그런데 이게 다 쓰레깁니다. 사실 대부분의 소비자는 필요로 하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가게 점원이 먼저 묻습니다. “영수증은 버려드릴까요?” 분리수거도 안되고, 설령 된다고 해도 개인정보 덩어리라 부담스럽죠. 유해성 논란도 끊이지 않습니다. 영수증은 그냥 종이가 아닙니다. 종이영수증에 환경호르몬(비스페놀A) 성분이 있어 인체에 유해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영수증 용지는 비스페놀 A로 약품처리를 합니다. 열을 받으면 색을 내는 감열지로 만들기 위해서죠.


유통사들도 반깁니다. 카드사 얘기를 들어보면 영수증 한 장 발급에 종이 값 6원, 메시지 발송 10원 정도가 든다고 하네요. 정부 설명을 들어보면 국내에서 연간 영수증을 발급하는 데 드는 비용은 약 1200억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종이영수증을 만드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2641톤이나 된다고 하고요. 실제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작년부터 모든 업체에 전자 영수증 발급시스템을 갖추고, 소비자가 원할 때만 종이영수증을 발급해주도록 했습니다. 자원을 보호하고 인체에 유해한 환경호르몬을 방지하자는 취지입니다. 


◇‘승인전표’가 전자영수증으로 둔갑할 수도 


감열지를 만드는 제조업체, 카드 단말기 밴사(부가통신사업자) 등은 격렬히 반대하고 있습니다. 종이영수증에 제조에 사용되는 종이는 천연림 벌목이 아닌 인공조림지에서 조달하기 때문에 정부에서 말하는 환경 파괴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종이영수증과 관련된 분야에서 근무하는 수만 명의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점도 지적합니다. 종이영수증이 나오지 않는 단말기 등으로 교체하는 과정에서 자영업자 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논리도 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꼭 유념해야 할 내용도 있습니다. 소비자가 종이영수증 대신 받게되는 전자영수증에 무엇이 적혀있냐는 것입니다. 영수증에 꼭 표기되어야 할 구매품목, 포인트 적립, 쿠폰사용, 가맹점번호 등이 전혀 표기가 안된 신용카드 승인전표가 전자영수증이라고 둔갑돼 홍보되는 사례가 많다는 것입니다. 구매 품목조차 표기되지 않는 카드 승인전표를 영수증 대신 받는다면 소비자는 교환·환불은 물론, 상거래에 주체간 분쟁의 소지도 발생하기 쉽다는 것입니다. 포인트나 쿠폰과 신용카드를 같이 사용했을 때도 문제입니다. 전자영수증에 이러한 복합결제에 대한 내용이 다 담겨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조선DB

종이영수증 퇴출은 세계적인 추세입니다. 하지만 이를 대체할 전자영수증의 형태와 필수 기입 사항 등에 대해선 엄격한 기준이 필요해 보입니다. 실제 지난해부터 종이영수증 퇴출에 들어간 미국 캘리포니아의 경우 구매품목, 복합결제 내역 등이 모두 포함된 종이영수증과 동일한 형태의 전자영수증을 발행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이제 종이영수증을 받지 않는 경우가 많아지실 것입니다. 하지만 발급받은 전자영수증이 내게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는지 꼼꼼히 따져보시길 권합니다.


글 jobsN 김충령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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