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검사 받다 떠오른 아이디어 믿고 삼성 그만뒀죠

조회수 2020. 9. 22. 15:4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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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정기 검사 받다가 떠오른 아이디어 믿고 삼성서 퇴직했습니다

편리한 자동차 O2O 서비스, 문제는 차키 주고받는 번거로움

카버샵, 스마트 무인보관함으로 언택트 서비스 내놓아

“언택트 시스템으로 카셰어링 문화 앞당길 것”

 

다양한 자동차 관련 O2O(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가 출시되고 있다. 대신 차량 정비를 받아주거나 세차를 해주기도 한다. 참 편하다. 그런데 어떤 서비스를 이용하더라도 반드시 거쳐야 하는 거추장스러운 두 단계가 있다. 바로 차키를 건내 주고 돌려받는 것. 택배도 직접 받지 않으려 하는 ‘언택트(Untact·비대면) 시대’에 서비스 한 번 이용할 때마다 두 번이나 누군가와 만나야 하는 셈이다.

 

◇스마트 차키 보관함으로 ‘언택트 카서비스’ 구현한 카버샵

장병후 카버샵 대표가 차키 보관함 '카버샵 게이트'를 시연하고 있다. /JobsN

그러나 장병후(37) 카버샵(Carbershop) 대표는 “그 ‘누군가’와 한 번도 안만나도 될 수 있다”고 한다. 2018년 서비스를 개시한 카버샵은 차량정비·주유·세차 등 자동차와 관련된 서비스 일체를 대행해주는 스타트업이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 서비스를 신청한 이용자는 카버샵 직원에게 차키를 건낼 필요가 없다. 대신 주차장에 있는 사물인터넷(IoT) 기반 무인보관함 ‘카버샵 게이트’에 차키를 넣어두면 된다. ‘카시터’라 불리는 카버샵 직원은 이 보관함에서 키를 수령해 제휴 정비소, 제휴 세차장에 가 서비스를 제공한다. 일을 마친 카시터는 다시 원래 있던 보관함에 키를 반환한다. 장 대표는 “언택트 트렌드는 세계적인 추세인데, 유독 차량 관리 서비스에선 그 구현이 어려웠다”며 “이용자와 업체 직원간 접촉 없이도 서비스가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로 2018년 특허를 받았다”고 했다. 현재 아셈타워, 코엑스, 도심공항터미널타워 등 서울 강남구 삼성동 일대를 중심으로 카버샵 게이트가 설치돼 운영 중에 있다.

카버샵 게이트 /카버샵 제공

장 대표는 “원래 자동차에 관심이 많은 편은 아니었다”고 했다. ‘시간’에 관심이 많았다. 우연히 차량 정기검사를 받으러 갔다가 차량관리 서비스를 구상하게 됐다. “업무가 산더미처럼 쌓였는데, 검사소 대기실에서 하염없이 기다리려니 초조하더군요. 주위를 둘러보니 다 저 같은 사람들이고… 사실 대부분의 시간은 가만히 주차돼 놀고 있는 차인데, 누가 좀 알아서 검사를 받아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멀쩡한 대기업(삼성엔지니어링)에 다니던 장 대표는 2017년 사표를 내고 카버샵을 설립했다.

그는 “아파트에 있는 무인택배함을 보고 언택트 차량 관리 서비스도 가능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1인 창업을 하다보니 언택트 시스템을 개발하고, 특허 출원을 하는 것도 장 대표의 몫이었다. 서울 삼성동을 중심으로 2018년 4월 서비스를 개시했다. 장 대표는 “카버샵 서비스의 재이용률은 52% 정도인데, 여성 고객의 경우 60%가 넘는다”고 했다.

◇아예 차키 맡기지 않아도 되는 ‘스마터키’ 시스템 도입 예정


그렇다고 전국의 모든 주차장마다 카버샵 게이트를 설치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는 올해 상반기 중에 새로운 차키 보관 시스템 ‘스마터(Smarter)키’를 출시할 예정이다. 작은 도시락통 처럼 생긴 개인형 차키보관함이다. ‘스마터키’ 안에 차키를 넣은 뒤, 이를 차량 안에 넣어두면 된다. 카시터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스마터키를 조작해 차 문을 열 수 있다. 장 대표는 “스마터키의 구체적인 구동 방법은 출시하며 공개할 예정”이라고 했다.

올해 상반기 출시 예정인 스마터키. 이 디바이스 안에 차키를 넣은 채로 차 안에 두면 카시터가 스마트폰 앱을 통해 차 문을 열 수 있다. /jobsN

장 대표는 차량 언택트 서비스가 정착이 되면 향후 다양한 형태의 카셰어링 서비스가 구현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국내에 카셰어링 서비스가 많다고 하는데, 실상 렌터카 업체와 별반 다르지 않다”며 “내가 차를 쓰지 않는 시간에 누군가가 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진정한 카셰어링이 가능해진다”고 강조했다. 차를 빌리는 사람과 빌려주는 사람이 번거롭게 만날 필요 없이 비대면으로 차키를 건낼 수 있게 되면 손쉬운 카셰어링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그는 "향후 자율주행차 시대가 오면 이러한 언택트 서비스가 오히려 보편적인 문화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했다.


카버샵의 카시터들은 자동차정비기사자격증을 보유하거나 정비소에서 장기 근무 경력이 있는 이들로 구성돼 있다. 장 대표는 “이용자들에게 우수하고 일관된 서비스 경험을 제공해 신뢰를 확보하고, 이를 토대로 다양한 카셰어링 서비스를 선보이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글 jobsN 김충령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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