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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4일만 일했더니 생산성이 40% 올랐어요."

마이크로소프트 재팬은 2019년 8월 한 달 동안 업무개혁 프로젝트 ‘워크-라이브 초이스 챌린지 서머 2019(Work-Life Choice Challenge Summer)’를 실시했다. 매주 금요일을 휴일로 정하고,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주4일만 근무했다. 짧은 시간을 집중해서 일하는 대신 휴식 시간을 늘리고 성과를 높이는 게 목표였다. 임금이나 휴가 제도 등은 그대로 유지했다.

MS재팬이 같은 해 10월31일 공개한 프로젝트 성과를 보면 8월 한 달간 업무 시간은 25.4% 줄었다. 반면 업무 생산성은 39.9% 증가했다. 프로젝트 도입 취지를 달성한 셈이다. 이들은 회의 시간을 줄이거나 회의 방식을 바꿔 업무 효율성을 높였다. 근무일이 줄어드니 소비 전력(23.1%)과 인쇄용지 소비(58.7%)도 함께 감소했다. 프로젝트 종료일 설문 조사한 결과 직원 10명 중 9명(92.1%)은 주4일 근무에 만족한다는 답변을 내놨다. 회사와 직원 모두 윈윈(win-win)한 것이다.

과로 사회로 유명한 일본은 주4일제를 도입하는 회사가 늘고 있다. 일본제철은 MS재팬처럼 2019년 8월 한 달 동안 주4일제를 시범 운영했다. 통신전자기기업체 NEC와 야후재팬은 육아, 간호 등 사정이 있는 직원에게 주4일 근무를 허가했다. 일본에서 가장 규모가 큰 광고회사 덴츠는 2018년부터 한 달에 한 번 주4일 근무를 한다. 덴츠는 2015년 과로를 견디지 못한 24살 신입사원이 우울증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바 있다. 사측은 이후 밤 10시에 본사 전기를 차단하는 등 초과 근무를 막기 위해 노력해왔다. 당시 목숨을 끊은 다카하시 마쓰리는 자리를 비운 17분을 빼고 53시간 동안 회사에서 일한 적도 있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노동시간이 긴 나라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연구 결과 2017년 한국의 1인당 연평균 노동시간은 2024시간이었다. OECD 회원국 가운데 2위다. 1위는 멕시코(2258시간)였다. 36개 회원국 평균은 1746시간으로, 한국 노동자는 다른 OECD 회원국 노동자보다 하루 8시간 근무 기준 1년에 1.7개월 더 일했다. 다만 고용노동부가 올해 1월30일 발표한 ‘2019년 12월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에선 1인당 월평균 근무시간이 2018년 11월 173.3시간에서 2019년 11월 166.4시간으로 7시간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근무는 하루 적게, 급여는 그대로···중견기업도 나서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열풍이 불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주4일제를 도입하는 회사가 나오고 있다. 2019년 5월 SK그룹은 SK수펙스추구협의회와 SK(주)에서 같은 해 1분기부터 격주로 주4일 근무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SK텔레콤도 올해 1월17일부터 매월 셋째주 금요일을 유급휴일로 운영한다고 한다. 네트워크 관리·고객센터·유통망 운영 등 최소 필수 인력을 빼고 모두 쉰다. SK텔레콤은 작년 매월 셋째주 금요일 오후 3시에 퇴근하는 '슈퍼 프라이데이' 제도를 도입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올해는 이를 ‘해피 프라이데이’로 바꾸고 아예 쉬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정호 사장의 아이디어라고 한다.

종합교육기업 에듀윌도 작년 3월 주4일 근무제 도입을 발표하고 6월부터 시행 중이다. 월·금요일에 쉬는 직원이 대부분이지만, 부서·직원별 업무 스케줄에 따라 휴무일을 정한다. 근무일이 줄었다고 급여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 주5일을 일할 때와 같은 급여를 받는다. 대신 업무 집중도는 올랐다. 서유정 에듀윌 영상개발팀 파트장은 “주4일 근무해도 주5일 일할 때와 똑같은 성과를 내야 해 더 계획적으로 일한다”고 말했다. “쓸데없이 낭비하는 시간이 줄었고, 업무 집중력은 저절로 올랐다”는 설명이다.

직원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2019년 11월 주4일 근무제 시행 부서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9.49점이었다. 김솔 매니저는 “전 직장에서는 은행이나 병원에 가는 몇 분을 위해 휴가를 써야 했다”고 털어놨다. “이제는 퇴근하기 전에 문을 닫는 관공서·은행·병원을 얼마든지 마음대로 다닐 수 있다”는 것이다. 서 파트장도 “이제 5일씩 일하는 회사는 다니기 힘들 것 같다”고 했다.

주4일제를 도입한다고 하자 회사 지원자도 늘었다. 에듀윌 관계자는 “주4일제 도입 발표 이후 채용 사이트 방문자가 71% 늘었다”고 말했다. 또 “포지션에 따라 다르지만, 지원자가 2배 이상 늘어난 직무도 있다”고 했다. 에듀윌은 2018년 초 8시30분이던 출근 시간을 한 시간 늦추기도 했다. 퇴근 시간은 6시30분이다. 오후 4시부터 4시30분까지 주어지는 집중휴식시간을 더하면 하루 7시간30분 일하는 셈이다.

이밖에 화장품 제조업체 에네스티는 2010년 주4일제를 시범 도입했다. 2013년부터 모든 직원이 한 주에 4일만 일한다.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2015년 매주 월요일 오후 1시에 출근하는 주4.5일제를 도입했다. 여기어때 운영사 위드이노베이션도 2017년 4월부터 주35시간 근무제를 실시해왔다.

글 jobsN 송영조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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