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기 화백 제쳤다, 국내 미술품 '호당가격 1위' 작가는?

조회수 2020. 9. 22. 17:5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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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서 두 장에 2억4000만원..김환기보다 7배 비싼 화가는?
2019년 김환기 낙찰총액 250억원
호(號)당 가격은 3490만원으로 2위
1위는 2억3850만원, 김 화백의 7배

‘우주(Universe-5-IV-71 #200).’

출처: 조선DB
서울 부암동 환기미술관에서 전시했던 '우주'.

우주는 故 김환기(1913~1974) 화백이 1971년 그린 작품이다. 2019년 11월23일(현지시각) 홍콩에서 열린 크리스티 경매에서 8800만홍콩달러(약 132억원)에 낙찰받았다. 한국 역대 작품 가운데 최고가다. 100억원 이상에 한국 그림이 팔린 것도 처음이었다. 경매가는 57억원에서 시작했지만, 10분 동안 33차례 경합이 이어지면서 시작가보다 2.3배가량 비싸게 외국인 전화 응찰자에게 팔렸다. 경매가가 2배로 뛰어오르기까지 5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김환기는 명실상부한 우리나라 대표 화가다.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라고 부르는 김환기는 말년 뉴욕에서 수많은 점으로 화폭을 채운 점묘화를 주로 그렸다. 사망 이후 40년이 지난 지금 김환기의 점묘화는 부르는 게 값이다. 김 화백이 1972년 그린 붉은색 점화 ‘3-II-72 #220’은 2018년 5월 서울옥션 홍콩 경매에서 85억3000만원에 팔렸다. 이때도 1년 6개월만에 본인이 세웠던 이전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출처: 서울옥션 제공
역대 경매가 9위인 이중섭 '소'.

◇최고가 1~10위 가운데 9개가 김환기 작품


경매에서 팔린 우리나라 미술품 최고가 1~10위 가운데 9점을 김환기가 그렸다. 1~8위와 10위가 1970년대 그린 점묘화다. 모두 2015년 이후 팔렸다. 그의 작품을 빼면 10위권에는 2018년 3월 낙찰된 이중섭 ‘소’(47억원·9위)가 유일하다.


김환기의 점화는 대부분 크다. ‘우주’도 254x127cm 그림 두 점을 이어붙인 두폭화다. 김 화백의 추상화 가운데 가장 큰 작품이다. 낙찰가 2위 ‘3-II-72 #220’도 세로 254cm, 가로 202cm에 달한다. 반면 종이에 오일로 그린 이중섭 ‘소’는 28.2x45.3cm 크기다. A4용지 규격이 21x29.7cm다. 작품 가격을 크기로 나눠 비교하면 최고가 작가는 김환기가 아니었다.

출처: 조선DB
김환기 '우주'가 경매에서 낙찰받는 순간.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가 2019년 미술품 경매 시장을 분석한 ‘KYS 미술품가격지수’를 1월15일 발표했다. 캔버스 크기를 나타내는 호(號)당 가격으로 최고가 작가 순위를 매겼다. 인물화 1호는 22.7x15.8cm다. 엽서 두 장을 나란히 붙인 크기다. 호수와 크기가 정비례하지는 않는다. 10호는 53x45.5cm로, 1호보다 3배 크다. 그림 크기는 가격과 정비례하지는 않지만, 한국뿐 아니라 일본·중국·뉴욕·런던 등에서 작품 가격 책정 기준으로 쓰인다.


◇호당 가격은 박수근이 1위···낙찰률도 김환기 제쳐


작년 호당 가격이 가장 높은 그림을 그린 작가는 박수근이었다. 호당 값은 2억3851만원이다. 2위 김환기(3490만원)보다 7배가량 높다. 3위는 이우환(1474만원), 4·5위는 박서보(372만원)와 김창열(291만원)이다. 박수근 유화 ‘공기놀이하는 아이들’(43.3x65cm)은 10월 서울옥션 홍콩 경매에서 23억원에 팔렸다. 2019년에는 ‘귀로’(6억8000만원)·’집골목’(5억3000만원)·’좌판’(3억8000만원) 등도 억대 가격에 낙찰됐다. 박수근의 호당 가격은 2018년 2억1000만원에서 13% 올랐다. 반면 김환기는 경기침체로 2018년보다 22% 떨어졌다.

2019년 10월 23억원에 팔린 박수근 '공기놀이하는 아이들'

2019년 낙찰 총액으로 따지면 김환기 화백이 1위다. 1년 판매액이 249억5806만원에 달한다. 130억원대에 팔린 ‘우주’의 영향이 크다. 123개 작품이 나와 90점이 팔렸다. 낙찰률은 73.17%다. 박수근의 낙찰총액은 60억2984만원이다. 김환기의 4분의 1 수준이다. 하지만 호당 가격은 6.8배 높다. 41개 작품 가운데 33개가 팔려 낙찰률(80.49%)도 가장 높다.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관계자는 "박수근 작품은 애호가의 수요를 유통 물량이 받쳐주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인물·풍경화 등 그림 소재에 따라 가격 차이가 크지 않고, 다른 작가에 비해 안정적인 평균 호당 가격을 유지하는 편”이라고 했다. 


글 jobsN 송영조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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