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190명 중 180등 하던 무기력한 고교생이었습니다

조회수 2020. 9. 23. 10:2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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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사장은 묻습니다. "나를 바꿀 것인가! 세상을 바꿀 것인가!"
고3 때 처음 읽은 책 ‘죄와 벌’...삶의 의미 찾고 싶어져
대학시절 하루에 한 권씩 책 읽기 시작해
전역 후 사업가·회사원·학원 강사·주식 전업투자자로 일하기도
책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로 밀리언셀러 작가 등극

문화체육관광부가 작년에 발표한 ‘2017년 국민독서 실태조사’를 보면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4명은 1년에 책 한 권도 읽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1994년 조사가 시작된 이후 역대 최저치다.


성인 연평균 독서율이 역대 최저를 기록한 상황에서 책 한 권으로 밀리언셀러(million seller·백만권이 넘게 팔린 책이나 음반) 작가 반열에 오른 사람이 있다. 작가가 되기 전에는 창업, 회사원, 주식 전업투자자 등 다양한 일을 했다고 한다. 책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시리즈의 작가 채사장(39)의 이야기다.

출처: jobsN
작가 채사장.

-자기소개를 해주세요.


“작가 채사장입니다. 채사장은 2014년 팟캐스트를 진행할 때 만든 가명입니다. 당시 패널마다 각자 맡은 분야가 있었어요. 전 자본주의와 미스터리 분야를 맡았습니다. 자본주의를 담당하니까 어울리는 이름이라고 생각했어요. 사실 그렇게 의미를 부여해서 지은 이름은 아닙니다.”


◇삶의 의미를 찾고 싶게 해준 책 ‘죄와 벌’


“학창 시절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 아니었습니다. 고등학교 때 문과생인 남학생이 190명 정도 있었는데, 그중 180등이었어요. 하고 싶은 것도 딱히 없었고, 대학에 갈 마음도 없던 무기력한 상태였습니다.


그러던 중 고등학교 3학년 때 처음 책을 읽게 됐어요. 러시아 작가 도스토옙스키의 장편소설 ‘죄와 벌’이었습니다. 주인공 라스콜리노프를 보면서 정의와 용기에 대해 처음으로 생각을 해보게 됐어요. ‘신념으로 무언가 실천할 수 있는 용기를 얻을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을 읽고 삶의 의미에 관해 공부해보고 싶더라고요. 문학 안에 삶의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 문학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학 시절 내내 하루에 한 권씩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내용이 짧은 책은 하루에 3~4권도 읽었어요. 문학, 철학, 종교, 서양미술, 현대물리학, 역사, 사회, 경제까지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었습니다.”

출처: 웨일북 제공
작가 채사장.

◇사업가·회사원·학원 강사·주식 전업투자자에서 밀리언셀러 작가로


-책을 쓰기 전에는 무슨 일을 했나요. 


“전역한 후 10년간은 여러 일을 했습니다. 옷 사업도 해보고, 회사원으로 일하기도 했어요. 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했었죠. 주식 전업투자자로 살기도 했어요. 지금도 투자에 관심이 많아요.”


채사장은 2014년 첫 책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이 100만부 넘게 팔리며 밀리언 셀러 작가에 이름을 올렸다. 1권 ‘현실’ 편에 이어 2권 ‘현실 너머’ 편으로 누적 판매 200만 부를 기록했다. 또 ‘시민의 교양’ ‘열한 계단’ ‘우리는 언젠가 만난다’까지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그가 진행하던 팟캐스트 ‘지대널얕’도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아 현재 누적 다운로드 수는 2억건에 달한다. 


-본격적으로 책을 쓰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처음에는 친구들을 위해 쓰기 시작했어요. 친구들과 술자리나 모임을 할 때마다 꼭 소모적인 논쟁이 생기더라고요. 각자 알고 있는 내용이 조금씩 다르다 보니 종교, 철학, 정치 등 여러 분야에서 개념에 대한 논쟁을 벌였어요. 개념에 대한 합의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항상 대화가 끝나 아쉬움을 느꼈습니다. 친구들이 읽을 수 있도록 직접 개념을 정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달 만에 집필을 끝내고 2014년 책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1권을 출간했습니다.”


-대학 시절에 책을 굉장히 많이 읽으셨다고요. 작가가 되는 데에 자양분이 됐나요.


“물론 책에서 얻은 지식이 영향을 줬죠. 하지만 그보다도 사회생활을 하면서 터득한 경험과 지식이 더 큰 영향을 준 것 같습니다. 사실 책만 읽고 세상을 보면 현실의 반쪽만 보게 되는 것 같아요. 책만 읽으면 이상적인 사람이 되기 쉬운 것 같아요. 책 속에선 선악이 분명하고, 그에 따른 보상과 처벌도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세상이 쉬워 보이기도 하죠. 오히려 사회생활을 하면서 얻은 경험과 지식이 책을 쓰는 데에 더 도움이 됐습니다.” 


출처: 교보문고 홈페이지 캡처
채사장이 집필한 책들.

-최근 신간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제로 편이 나왔습니다. 부담이 컸을 것 같아요.


“그렇죠. 아무래도 많은 사람이 기대해주시고 기다리는 책이었어요. 또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시리즈를 완결하는 책이기 때문에 부담감도 있었어요. 내가 ‘이 책을 쓸 준비가 됐나’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2년 전부터 외부 활동을 줄이고 본격적으로 책을 썼습니다.”


-책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1권은 현실 편이었어요. 역사, 경제, 정치, 사회, 윤리 분야를 다뤘습니다. 2권은 현실 너머 편으로 철학, 과학, 예술, 종교, 신비 분야를 다뤘죠. 1권과 2권은 이원론의 구조로 썼어요. 이원론이 지배하는 고대 이후의 사상을 다뤘기 때문이죠. 1권은 소수의 지배자와 다수의 피지배자로, 2권은 절대주의와 상대주의로 세상을 양분했습니다.


신간인 제로 편은 일원론이 지배하던 고대 이전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그래서 3권이 아닌 0권이에요. ‘신비’라는 주제로 그동안 정말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풀어냈습니다.”

출처: 웨일북 제공
작가 채사장.

-청춘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모든 사람에게 던져진 인생의 질문은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나를 바꿀 것인가, 세상을 바꿀 것인가’죠. 나를 바꾸기도 하고 세상을 바꾸기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내가 고통을 겪고 있고, 문제가 있는 상황에 있다면 먼저 나를 바꾸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자신의 능력을 쌓아나가고, 사회의 경쟁에서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동시에 사회 구조를 바꾸려는 노력도 해야합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그 방법은 투표입니다. ‘누가 나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는가’ 생각하고, 항상 세상을 관심 있게 봐야 합니다. 두 가지를 병행할 때 문제 상황이 해결될 것 같습니다.”


-수입이 궁금합니다.


“구체적으로 밝히긴 어렵지만 인세와 강연비를 통해 이익을 얻고 있습니다. 강연은 일주일에 2~3회 정도 합니다. 40~50대 중년 남성분들이 많이 오세요. 또 주식 투자도 계속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목표와 계획은요. 


“최근 책이 나와서 현재 집필에 대한 특별한 계획은 없어요. 당분간은 다른 것을 고민하지 않고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려고 합니다. 잔이 채워져야 하는 시기와 비워내야 하는 시기가 있는데, 책을 쓰고 강연을 하고 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잔이 비워졌던 것 같아요. 잔을 다시 채우기 위해 내면과 마주하는 시간을 가질 계획입니다.”


글 jobsN 임헌진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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