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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물' 안 먹어도 6개 국어 능숙하게 할 수 있어요

조회수 2020. 9. 23. 11:2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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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공부 열심했는데, 어느 순간 세계 190개국에 우리말 가르치네요
고교 때 영어 독학···외국어 특수 재능 보유자로 대학 입학
비보잉 활동하며 외국인 친구 많이 만나게 돼
친구들에게 한국어, 한국 문화 알려주기 위해 콘텐츠 만들어
한국어 교육 서비스인 ‘톡투미인코리아(TTMIK)’ 창업
190여개국에서 접속···홈페이지 누적 방문자 수 1000만명 넘어

고등학교 시절 해외 경험 한 번 없이 영어를 독학했다고 한다. 한국에 대해 궁금해 하는 외국인 친구들에게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알려주기 위해 직접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했다. 현재는 미국·호주·싱가포르·프랑스 등 190여개 나라에서 그가 만든 한국어 수업 콘텐츠로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고 한다. 한국어 교육 서비스 ‘톡투미인코리안(TTMIK)’의 선현우(39) 대표의 이야기다.

출처: 톡투미인코리안 제공
톡투미인코리안의 선현우 대표.

-자기소개를 해주세요.


“한국어 교육 서비스인 ‘톡투미인코리안(TTMIK)’의 대표 선현우입니다.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쉽고 재밌게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어요. 쉽게 말해 ‘톡투미인코리안’은 세계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온라인 한국어 학교입니다.”


고려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전공한 선씨는 외국어에 재능을 보였다고 한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전국 고등학생 영어 학력 경시대회에서 1등을 해 교육부 장관상을 받았다. 외국어 특수 재능 보유자 특기자 전형으로 고려대 서양어문학부에 입학했다. 새로운 언어에 도전하고 싶어 영문학이 아닌 불어불문학을 전공했다고 한다.


-고등학교 때 영어를 독학했다고요. 계기가 궁금합니다.


“고등학교에 입학하니 원어민 선생님이 계시더라고요. 대화하고 싶었는데 막상 앞에 서니 입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중학교 내내 영어 공부를 했는데 ‘그동안 무엇을 배웠나’라는 생각에 스스로 실망을 많이 했습니다. 앞으로 외국인을 만나면 영어로 대화해보자고 다짐했어요. 그때부터 하루에 5~6시간 영어 공부를 했습니다. 학교에서 원어민 선생님을 만나서 이야기를 할 때마다 ‘제 영어 실력이 이만큼 늘었어요’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더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영어를 배우면서 자연스레 영어권 문화에도 관심이 생겼습니다.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넓어지는 것 같았어요. 다양한 문화를 접하고 싶은 마음에 외국인들이 있는 모임도 나가게 됐습니다. 또 영어뿐 아니라 다른 언어도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6개 국어가 가능합니다. 대화가 가능한 언어는 한국어,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일본어입니다. 중국어는 해외여행을 할 수 있을 정도고요. 현재 그리스어, 인도네시아어, 이탈리아어를 배우고 있습니다.”

출처: 유튜브 채널 'Hyunwoo Sun' 영상 캡처
EBS '생활영어'를 진행중인 선씨와 메간보웬.

-해외 경험 한 번 없이 원어민처럼 영어를 할 수 있게 된 비결이 궁금합니다.


“다른 사람보다 소리에 더 예민했던 것 같습니다. 원어민의 발음을 분석하고 구분해 잘 따라 했어요. 원어민처럼 곧잘 따라 했기 때문에 다른 사람 앞에서 배운 말을 더 자신 있게 내뱉을 수 있었습니다. 


또 영어로 글을 많이 썼습니다. 일기, 편지, 낙서 등 다양한 글을 썼어요. 공책 수십 권을 가득 채울 정도였습니다. 쓰다가 막히는 부분은 책을 보고 공부했습니다. 계속 쓰다 보니 점점 영어 실력이 좋아지는 게 느껴졌습니다.”


◇비보잉 하다가 만난 외국인 친구들을 위해 한국어 교육 콘텐츠 만들어

출처: 유튜브 채널 'Hyunwoo Sun' 영상 캡처
비보잉을 취미로 하고 있는 선씨.

-창업 계기가 궁금합니다.


“1999년부터 지금까지 비보잉을 취미로 하고 있습니다. 춤을 추면서 외국인 친구들을 많이 만나게 됐어요. 한국 문화에 대해 궁금해하는 친구들이 많더라고요. 제가 영어를 할 줄 아니까 저에게 한국어나 한국 문화에 대해 많이 물어봤어요. 교포 친구들은 영어를 할 줄 알아도 어릴 때부터 외국에 오래 살아서 한국 문화에 대해 자세히 모르는 경우가 많았고요.


친구들이 비슷한 질문들을 많이 하더라고요. 질문과 답변을 글로 정리해놓고 궁금할 때마다 보라고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2004년 블로그에 한국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담은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한국의 예절, 명절, 대중교통, 하숙집, 식당의 메뉴까지 다양한 주제로 글을 썼습니다. 또 영상으로도 재밌게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에 2006년부터 유튜브 채널에 관련 콘텐츠를 만들어 올리기 시작했어요. 


블로그와 유튜브를 본 외국인들이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대해 알려줘서 고맙다고 하더라고요. 뿌듯했습니다. 더 전문적으로 한국어 교육을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2008년 온라인 한국어 학습 웹사이트인 톡투미인코리안(TTMIK)을 창업했습니다.”

출처: 유튜브 채널 'Hyunwoo Sun' 영상 캡처
JTBC 예능 프로그램인 ‘비정상회담’에 출연한 안드레아스 바르사코풀로스와 선씨(왼), 영국남자 조쉬와 선씨(우).

선씨는 현재 웹사이트, 유튜브, SNS에서 팟캐스트(디지털 오디오·비디오 파일), 전자책 등을 통해 한국어 교육 콘텐츠를 제공한다. 지금까지 미국·호주·프랑스 등 190여 개 국가에서 10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강의 다운로드 건수는 2억건이 넘었고, 유튜브 구독자는 80만명에 달한다. 지금까지 만든 교재만 약 30권, 인터넷 강좌 수는 1500여개라고 한다. 2013년 콘텐츠 대상 국무총리 표창을 받기도 했다. 또 선씨는 2015년부터 EBS '생활영어', 아리랑 라디오 등을 진행하며 영어와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출처: 테토, 바르사코풀로스, 부르고스 인스타그램 캡처
(왼쪽부터) 마크 테토, 안드레아스 바르사코풀로스, 크리스티안 부르고스. 이들은 한국에 오기 전 선씨가 만든 콘텐츠를 보며 한국어를 배웠다.

-기억에 남는 학생이 있나요.


“JTBC 예능 프로그램인 ‘비정상회담’에 출연한 마크 테토, 안드레아스 바르사코풀로스, 크리스티안 부르고스 등이 기억에 남습니다. 한국에 오기 전부터 제가 만든 콘텐츠를 보며 한국어를 배웠다고 해요. 다들 한국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어 정말 좋습니다.


최근 한국에 교환학생을 온 프랑스 친구도 기억납니다. 7년 전 프랑스의 한 초등학생이 ‘한국어를 잘 배우고 있다. 고맙다’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낸 적이 있어요. 최근 대학생이 돼 한국에 교환학생을 왔다고 하더라고요. 오랜 시간 함께 했다는 생각에 뭉클했습니다. 또 길을 가다가도 ‘선생님 덕분에 한국어를 할 수 있게 됐다’라며 고맙다고 인사하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출처: 유튜브 채널 'Hyunwoo Sun' 영상 캡처
선씨는 2015년부터 EBS '생활영어', 아리랑 라디오 등을 진행하고 있다.

-책 ‘10문장 영어회화’ 출간을 앞두고 있다고요.


“영어를 잘할 줄 알면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넓어져요. 여행을 가서든 영화를 보든 노래를 들을 때든 더 재밌게 느껴집니다. 두려워하지 말고 차근차근 배우면 누구나 잘할 수 있습니다. 자주 쓰이는 영어 패턴 200여개를 정리했어요. 영어를 배우려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습니다. 


-매출이 궁금합니다.


“연 매출 약 30억원입니다. 책과 인터넷 강좌를 판매해 이익을 얻고 있어요. 성장률은 매년 30% 이상입니다.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에서 살아보고 싶어 하는 외국인들이 점점 늘어나는 것 같아요.”

출처: 선현우씨 플리커 캡처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는요.


“그동안은 한국어를 영어로만 가르쳐왔습니다. 최근 대만과 베트남에 판권을 수출했어요. 향후 5년간은 베트남인이 베트남어로 배울 수 있는 한국어 콘텐츠, 중국인이 중국어로 배울 수 있는 한국어 콘텐츠를 만들 예정입니다.


또 한국어 교육을 하면서 생긴 노하우를 가지고 한국인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싶어요. 유튜브 채널이나 팟캐스트에서 쉽게 보고 배울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 계획입니다.”


글 jobsN 임헌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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