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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퍼 아티스트 김예은
화보·포스터·지면광고에 쓰이는 작품 제작
페이퍼 아트 DIY 브랜드도 선보여
얇은 종이 한 장이 김예은 작가의 손을 거치면 셔틀콕으로, 과일로 다시 태어난다. 김예은 작가는 종이로 작품을 만드는 페이퍼 아티스트다.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그의 작업실에는 종이와 종이로 만든 작품들이 가득했다.
페이퍼 아트 작품은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주로 화보나 포스터·지면광고에 많이 쓰인다. 광고 세트로도 활용할 수 있다. 2019년 올리브영·뉴발란스 키즈 광고 세트가 김예은 작가의 손에서 탄생했다.
◇개성 표현하고자 그림에 종이 활용하기 시작
-페이퍼 아티스트가 세 번째 직업이라고.
“서울여대에서 공예와 의류를 전공했어요. 졸업 후 전공을 살려 패션 회사에 취업했습니다. 일하면서 회사가 성장하는 것을 보고 뿌듯하기도 했지만, 많이 지쳤어요. 지치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일, 회사가 아닌 제 자신을 성장시킬 수 있는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해 1년 반 만에 퇴사했습니다.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그림을 그리다가 페이퍼 아트를 시작했어요.”
-자세히 말해달라.
“일러스트레이터로서 저만의 개성을 보여줄 방법이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 공예를 떠올렸어요. 워낙 손으로 만드는 걸 좋아하기도 했고, 대학에서도 공예를 전공해서 익숙했어요. 그림은 평면인데, 종이를 활용하면 입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어 다른 일러스트레이터와 차별화할 수 있겠다 싶었죠. 처음에는 그림에 종이를 세우는 수준이었어요. 이후 도면작업을 하고 연구한 끝에 지금과 같은 형태로 발전했습니다.”
김예은 작가는 약 50개 기업과 협업해왔다. 2019년에는 올리브영·뉴발란스를 포함해 이니스프리와 휠라·롯데·아모레퍼시픽·LG전자·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등과 협업했다.
-수익은 주로 어디서 내나.
“주로 기업과 협업을 통해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프로젝트 규모에 따라 가격은 다 달라요. 연도별로 따지면 2018년에는 약 1억원을 벌었습니다. 하지만 프리랜서다 보니까 수익이 안정적이지는 않아요. 프로젝트가 많을 때가 있고, 또 아예 없을 때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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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 다양한 머메이드지가 활용하기 좋아
-많은 재료 중에서 왜 하필 종이인가.
“대학에서 도자·섬유 같은 다양한 소재를 활용한 공예를 배웠는데요. 종이만큼 친숙한 소재는 없었어요. 가격 부담도 없어 여러 시도를 하기에 가장 적합했어요. 또 색이 다채로워서 종이 색을 조합하면 색감이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겠다 싶었죠.”
-작업 과정이 궁금하다.
“스케치로 먼저 시안을 완성합니다. 시안이 정해지면 종이 샘플이라고 할 수 있는 컬러 칩을 보면서 어떤 종이, 어떤 색을 사용할지 정합니다. 색까지 정한 다음 도면작업을 시작하고, 작품을 만들어요. 보통 프로젝트 하나당 2주에서 1달가량 작업합니다. 규모가 작으면 일주일 만에 완성하기도 해요.”
-선호하는 종이가 있나.
“종이 종류가 매우 많아요. 종이마다 질감이나 색감도 다 다르죠. 다루기 쉬운 종이도 있고, 쉽게 벗겨지거나 색이 바래는 종이도 있어요. 자주 사용하는 종이는 컬러 머메이드지입니다. 색이 다양하고, 중량이 180g이에요. 그 정도면 튼튼한 제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작업할 때 중점에 두는 부분이 있다면.
“사람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고 싶어요. 작품을 보고 ‘종이로 저렇게도 만들 수 있어?’라고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색을 고를 때 신중하게 고르고 있습니다. 촬영할 때도 신경을 많이 쓰는데요. 똑같이 예쁘게 만든 작품이라도 어떻게 배치하고, 어떻게 찍느냐에 따라 달라 보일 수 있어요. 공을 들여서 세팅하는 편입니다.”
◇직접 만들 수 있는 DIY 제품 출시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2017년에 작업한 서울시 내일연구소 광고 세트 디자인이 기억나는데요. 처음으로 맡은 규모가 큰 광고였습니다. 서울로와 서울역·남산·문화비축기지 등 광고 세트와 소품들까지 다 직접 만들었어요. 힘들었지만 광고에 대해서 많이 배웠고, 모델 장윤주님과 함께 촬영하면서 재미있었어요.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길거리를 걸을 때 CF나 포스터를 많이 봤는데 볼 때마다 뿌듯했어요.”
-앞으로의 목표는.
“패션을 전공했던 만큼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와 협업해보고 싶습니다. 또 많은 분이 작품을 보고 배워보고 싶다고 연락을 주셔서, 페이퍼 아트 브랜드를 런칭했어요. 직접 만들어서 무드등이나 인테리어로 활용할 수 있는 DIY(소비자가 원하는 물건을 직접 만들 수 있도록 한 상품·Do It Yourself) 제품을 출시했는데요.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인 만큼 계속 DIY 제품을 선보여서 많은 분이 페이퍼 아트를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글 jobsN 박아름 인턴
jobarajob@naver.com
잡스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