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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라고요? 그냥 ‘안정환’으로 기억해주세요

15년 동안 활동했던 그라운드 떠나는 주수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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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선수 주수진 씨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축구 시작
15년간 활동 접고 제2의 인생 '스타트'

스페인과 결승 진출권을 놓고 싸운 2010년 FIFA U-17 여자 월드컵 준결승 전. 양 팀이 각 한 골씩 넣은 1대1 상황에서 균형을 깨뜨리고 팀을 결승으로 이끈 선수가 있다. 바로 전 축구선수 주수진(27)씨다. 그는 결국 대표팀과 함께 2010년 FIFA U-17 여자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실력은 물론 연예인 수지를 닮은 외모로 화제였던 그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2019년까지 15년 동안 축구 선수로 뛰었다. 유소년 국가대표, 신인 드래프트 2순위 지명, 2018년 WK 리그 4위, 2018 제17회 전국여자축구선수권대회 (일반부)우승 등 활발히 활동하던 그는 얼마 전 그라운드를 떠나기로 결정했다. 서울 강남에서 주수진씨를 만나 그의 축구 이야기와 앞으로의 계획을 들었다.

주수진씨

출처jobsN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축구


주수진씨가 축구를 시작한 건 초등학교 4학년 때였다. 축구 교실에서 학생을 모집한다는 공고가 그의 인생을 바꿨다. "안정환 선수가 일명 '테리우스 머리'에 잘생긴 외모로 인기가 많았는데, 그때 제 머리 스타일이 안정환 선수와 비슷해서 별명이 안정환이었어요. 네가 해보라는 친구들 말에 가벼운 마음으로 지원했습니다. 워낙 운동을 좋아하기도 했어요. 가볍게 지원했지만 훈련이 힘들었어요. 공을 차면서 노는 줄만 알았지 체력훈련을 그렇게 힘들게 할 줄 몰랐죠."


공을 다루는 전술적인 훈련보다 체력 훈련이 더 많았다. 팀 별명이 '실미도 부대'였다고 한다. 당시 학교에 축구부 차가 없어서 경기 때도 모래주머니 차고 경기장까지 뛰어갔다. 경기가 끝난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힘들어서 그만두고 싶을 때도 많았지만 갈수록 욕심이 생겼다. 6학년 때 유소년 대표로 발탁되면서 더 잘하고 싶어졌다. 실업팀에서 활동하면서 성인 국가대표도 해보고 싶었다.


주씨와 달리 부모님은 걱정이 앞섰다. 훈련이 끝나고 집에 오면 바로 쓰러져 자는 모습을 보기가 힘드셨다고 한다. “나중에 안 사실인데 부모님이 코치님께 찾아가서 그만두게 하면 안 되냐고 물어보기까지 하셨다고 해요. 그런데 그때는 티를 내지 않으셨죠.”

스포츠토토 소속 선수로 활동하던 주수진씨

출처주수진씨 제공

◇FIFA U-17 여자 월드컵, 준결승 역전 골 주인공


중학교 2학년 무렵 축구 때문에 대전에서 인천으로 전학을 갔다. 일과는 '새벽 운동, 학교 수업, 방과 후 운동, 야간 운동'의 반복이었다. 중학생이 돼서도 대표팀 소집에 주수진 선수의 이름이 빠지지 않았다. 대표팀 소집일이 다가오면 코치와 감독이 훈련을 보러온다. 그중 눈에 띄는 선수를 뽑아서 팀을 구성한다.


학교는 물론 대표팀에서도 활동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 울산에 있는 현대 정보 과학 고등학교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해왔다. 제안을 받아들이고 울산으로 거처를 옮겼다. 2010년 17세 이하가 출전하는 FIFA U-17 여자 월드컵에 국가대표로 뽑혔다.


"처음 대표팀으로 뽑혔을 때가 초등학생이었는데 그때까지도 저를 믿고 뽑아주셔서 감사했죠. 어릴 때부터 함께하던 선·후배가 있어서 합을 맞추는 데는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때 예선전에서 선발로 뛰던 선수가 부상을 당해서 제가 본선부터 그 선수를 대신에서 나갔어요. 준결승전에서는 최전방에서 뛰었는데 당시 제가 역전 골을 넣었었어요.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경기입니다. 그리고 결승은 한·일전이었어요. 풀타임으로 뛰지는 못했지만 팀이 우승까지 할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서울시청 소속에서 뛰던 모습. 그의 롤모델은 이민아 선수, 전직 선수 박지성이라고 한다.

출처주수진씨 제공

◇실업팀 입단 그리고 슬럼프


고등학교 졸업 후에는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실업팀 제천스포츠토토(현 구미스포츠토토)에 입단했다. 당시 트래프트에서 1순위는 현재 수원도시공사에서 뛰고 있는 여민지 선수였고 2순위가 주수진 선수였다. 실업팀 선수 생활은 학교 축구팀과 많이 달랐다고 한다.


"훈련도 훈련이지만 심리적 압박도 있습니다. 각자 노력하는 만큼 나중에 연봉으로 책정되고 몸 관리도 철저히 해야 했죠. 학교에서는 감독님과 코치님 관리 아래 있었다면 실업팀은 스스로 자신을 책임져야 하는 게 커졌습니다. 적응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선배들이 워낙 잘 챙겨줬고 힘들어서 지쳐있으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격려해줬습니다."


실업팀에서 체력운동도 하지만 체계적인 훈련을 위주로 선수를 관리한다. 전술적인 큰 틀을 잡아주고 선수들은 감독의 관리하에 실력을 다진다. 주수진 선수는 스포츠토토 축구단에서 5년 동안 활동했다. 3년 차에 풀타임으로 경기를 뛸 수 있었다. 전국체육대전에서 우승을 하는 등 활발히 활동했다. 그러나 마지막 5년 차에 슬럼프가 찾아왔다.


“잘하는 선수들이 들어오니 심적으로 힘들었습니다. 점점 경기에서 뛸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드니까 슬럼프가 왔습니다. 더 열심히 연습하면서 멘탈 관리를 해야 했는데 그걸 못했고 기량도 떨어졌습니다. 결국 마음을 내려놓고 은퇴까지 생각했습니다. 그때 서울시청에서 이적 제안이 왔습니다. 연락을 받고 마음이 움직이더군요. 다시 축구를 하고 싶었고 심장이 뛰었습니다. 먼저 찾아주셔서 정말 감사했죠.”

인터넷에서 연예인 수지 닮은 외모로 화제기도 했다.

출처주수진씨 제공

◇은퇴 결정, 새로운 길 찾을 것


서울 시청 여자축구단으로 팀을 옮겼다. 먼저 연락을 해준 감독님과 팀에게 무언가를 보여드리자는 마음으로 훈련과 경기에 임했다. 4월에 리그를 시작했는데 7월에 큰 부상을 당했다. 바로 전에 함께 뛰었던 스포츠토토와의 경기였다. 주수진 선수가 태클을 걸었는데 그 선수에게 발목을 밟힌 것이다. 발목 근육과 아킬레스건까지 끊어졌다.


“부상을 당하면 선수들은 더 뛰어도 되겠다 혹은 그만 뛰어야겠다는 게 느껴집니다. 다리가 움직이지 않았고 경기를 더 뛸 수 없는 상황이라는 걸 직감했습니다. 들것에 실려 나갔지만 바로 병원에 갈 수 없었어요. 경기 중간이었고 머리나 허리 등 더 큰 부상을 당하는 선수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경기가 끝날 때까지 기다렸어요. 결국 경기가 끝나고 코치님 차를 타고 병원에 갔습니다. 수술 후 재활을 시작했어요. 시즌 아웃이었습니다. 제가 경기 중 콘트롤 못 해서 다친 것이기 때문에 반성을 많이 했죠.”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점심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을 모두 재활에 쏟았다.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 때문에 선수들이 재활 기간을 힘들어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재활 끝남과 동시에 시즌도 끝났다. 잘하고 싶었지만 기량을 제대로 펼치지도 못한 것이다. 중간에 팀 응원하러 경기장에도 갔지만 갈수록 경기를 보는 것 자체가 힘들어 갈 수 없었다고 한다. 무엇보다 믿고 뽑아준 서울시청팀에게 죄송한 마음이 컸다고 한다.


시즌이 끝나고 진로에 대해 고민하던 주수진씨는 끝내 은퇴를 결정했다. 부상 때문만은 아니다. 마음 속에 늘 하고 싶은 공부가 있었고 그 시기가 된 것 같아서 결정했다. 은퇴 후 운동이나 건강에 관련된 일을 생각 중이라고 한다.


“15년 축구인생에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재활과 체형관리를 돕는 쪽의 일을 하고 싶습니다. 곧 공부도 시작할 예정이고 자격증도 딸 예정입니다. 아예 축구와의 인연을 끊는 것은 아니에요. 제가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일반인은 물론 선수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글 jobsN 이승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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